벼룩시장에서 1시 넘어 출발을 했다.
하은이 대부, 대모인 유딧머머랑 슈라니 뻐뻐를 만나러.
항상 이때쯤이 유딧 머머의 생일이었고
그럴 때면 정말 많은 사람을 초대해서 함께 식사하며
밤늦게 까지 파티를 했는데
이젠 두분 모두 연세가 많아 파티는 하지 않는 다고.
슈라니 뻐뻐는 계단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어하신다.
문이 열리자 제일 먼저 개 두 마리가 나와서 반긴다.
이 녀석들 우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침에 준비한 김밥과 남편이 준비한 선물을 드렸다.
유딧 머머는 항상 아이들에게 액세서리를 미리 준비했다가 주시곤 했는데
이번에도 딸들에게 귀걸이를 선물로 주셨다.
참으로 오래된 인연이다.
우리 결혼 때부터니까..... 아니다.
그전 남편이 총각 때부터니까.....
1998년 하은이 돌잔치를 한국에서 할 때 그때 슈라니는
한국주재 헝가리 대사관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기에 돌잔치에 함께 했었다.
더니가..... 중학생이었구나......
키가 저리 큰데 앳된 얼굴의 더니가 귀엽네.
지금은 키가 190이 넘고, 나이도 서른이 넘어서
다음 달이면 아빠가 된다고 하니.
하은이 돌을 하고 나서 슈라니랑 유딧은
하은이의 대부, 대모가 되었다.
하은이, 하빈이가 유딧을 도와서 점심상을 차렸다.
우리가 온다고 해서 아침 일찍부터 닭을 튀기고,
돼지갈비를 오븐에 굽고, 샐러드도 4가지나 준비하고,
하루종일 음식 준비를 하셨다고.
다음에는 우리 집에서 보자고 했다.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두 분을 위해서 갈비도 재고,
잡채도 하고 김밥도 말고.....
언제나 파티가 한창 무르익으면 슈라니 뻐뻐는
아코디언 연주를 멋드러지게 했었다.
오늘도 딸들을 위해서 아코디온 연주를 해주셨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신다며 연주를 멈추셨다.
아마도 지나온 긴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나 보다.
유딧이랑 이렇게 둘이서 사진 찍은 것은 아마도 처음인 듯싶다.
더니가 캐나다 가기 전 마지막 파티였었던 것 같다.
남편이 고기 굽고 중학생이었던 더니는 저리 커서
캐나다에서 대학을 마치고
헝가리에서 은행에 다닐 때였었는데.
다시 캐나다로 가서는 결혼을 했다.
더니만 나이 든 것이 아니라 딸들도 자랐다.
내년이면 하은이가 대학을 가니 말이다.
더니의 결혼사진을 이제야 본다.
누구랑 결혼을 하려나.... 싶었는데 조부모가 흑인이란다.
그래도 아가씨가 참 밝고 이쁘다.
7월에 첫아이를 출산 예정인데 아들이라고.
유딧은 첫 손주가 곧 태어난다고 설레고 기쁘다며 가을에 캐나다에 다녀온다고.
그렇게 더니 이야기를 하다가 연예인 타블로를 아느냐고 우리에게 묻는다.
어? 타블로? 당연히 알지.
더니랑 고등학교 동창으로 같이 졸업했다며 사진을 보여준다.
그러고 보니 더니는 서울에 있는 국제학교를 다녔고
그곳에서 졸업을 했는데
그때 타블로도 함께 다녔단다.
슈라니는 한국 주재 헝가리 대사관에서 7년을 근무했는데
그때 더니는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고
지금도 한국을 그리워한다고.
한국에서의 시간들이 너무나 좋았단다.
유딧 캐나다 갈 때 더니 아기 선물을 사서 보내 줘야겠다.
아쉬운 인사를 하고
다음에는 우리 집에서 보자고, 꼭 그러자고 약속을 했다.
집에 오니 우리 태산이 온 식구 냄새를 맡으며
도대체 어떤 녀석이 아빠랑 놀았나
궁금한지 빨고 냄새 맡고 장난도 아니다.
난 슈라니 뻐뻐 집 두 녀석을 잘 안 만져서 통과.
하지만 열심히 쓰다듬고 놀아 준 하은이랑,
아빠는 태산이 한테 한동안 시달렸다는.
밖에서 놀고 온 이 냄새나는 개가 누구냐고요~~~~~
질투쟁이 태산이의 질투가 가라앉을 때까지
고문 아닌 고문을 당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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