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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둥지에서 떨어진 아기 새.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4. 6. 4.

퇴근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큰 녀석이 나를 부른다.

아기 새가 있다고....

차가 서자마자 뛰어 나간 딸 손에는 작은 아기새가 낯선 곳이 무서운지

계속 엄마를 부른다.

에고~~~~ 짠해라......

 

통통통 점프하듯 뛰는 작은 아기새.

아직 날지도 못하는 녀석이 어째 둥지에서 떨어졌을 꼬......

하은이 한걱정이다.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사람이나 동물이나 엄마 말 안 듣는 녀석은 꼭 있어요.

뭐가 그리 궁금해서 방정 떨다가 둥지에서 떨어지냐고요.... 

어미새는 또 얼마나 걱정할 거야.

저도 얼마나 놀랬을 거고.

그러게 얌전히 둥지 안에서 엄마 기다리라는

엄마 말을 잘 들었어야지. ㅉㅉㅉㅉ

 

집에 들여놓자니 태산이 때문에 안 되겠고.

마당에 놓자니 고양이가 걱정이고.

분명 태산이가 궁금해서 앞발로 툭! 치면 바로 사망이니 일단

앞마당에 태산이 못 나가게 막아 놓고.

하은이가 아기새를 호두나무 아래에 놓고는 나중에 나가보니 없더란다.

어쩌면 어미새가 와서 데려갔는지도..... 그런데 어떻게?

그새 날개에 힘이 생겨 날았나?

하은이는 절대 그건 아니란다. 

어쨌든 그렇게 둥지에서 떨어진 아기새는 엄마랑 함께 형제들이 있는

집으로 갔다고 믿기로 했다.

우리는.

 

주일 오후,

피떼르 바찌네 농장 쪽을 지나는데 오잉~~?

말 타고 활 쏘는 행사를 했나 보다.

그래서 저리 이쁘게 짚단을 꾸며서는 입구에 세워 놓았다.

급하게 차 안에서 사진을 찍었기에 다음날 퇴근하면서 다시 가보니

밤사이 다 치워서 없어 어찌나 안타깝던지.

제대로 사진 한번 찍어 놔야지 했었는데....

이 삐떼르 바찌네 농장에서 우유와 계란을 사다 먹고,

두 딸들이 오랫동안 말을 배웠었는데,

하은이 말에서 떨어져 팔 수술 한 뒤로 말 타러 안 와서 몇 년 만에 왔다.

나중에 날씨 좋은 날 다시 와서 사진을 찍어 둬야겠다.

사람 좋은 삐떼르 바찌네 농장을.

그리고 개들, 말, 염소, 당나귀, 거위, 암탉들 그리고 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