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동건엄니님으로 부터 20문 20답을 받았다.
멋쟁이 동건엄니님의 답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 보았다.
요즘 블러그마다 릴레이로 도는 모양인데 읽으면서 생각하게 하는 질문들도 있었다.
애들 재운 밤시간 나 혼자 곰곰히 생각을 해본다.
1. 나의 블러그 닉네임
헝가리 하은이네.
남편이 처음 블러그를 만들면서 지은 닉네임.
2. 생년월일 태어난곳.
나도 잘 모르는데....
해리라고 했던가?
아빠 전근 따라 자주 이사를 해서리.....
베이비붐 끝자락에 태어났다.
3. 사는 곳, 노는 곳, 일하는 곳
ERD. HUNGARY.
눈꽃이 이쁜 내 집에서 하루종일 뒹굴뒹굴 논다.
4. 현재 하고 있는 일.
꼬마들과 노는 일.
아가들이랑 말장난도 하고 엄포도 놓으면서 그렇게.
그리고 아내, 엄마로서 해야할 많은 일들.
5.블러그 시작한 계기와 경력.
매일 일기를 기록하다가 남편에게
사진을 함께 저장할 수 있는 파일을 컴퓨터에 만들어 달라
했더니 블러그를 만들어 주었다.
2005년 10월 11일 처음 시작.
오늘로 3,208일째.
내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알려준다. 친절하게.
그러고 보니 오래 되었네.
6. 내 블러그의 특징.
그냥 일상의 기록.
일기.
전문적이지 않고 어떤 특별한 것이 없는
우리 가족의 우리 이야기.
나중에 나중에 내가 딸들 곁을 떠났을 때를 위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
어디에서 살든 때가 되면 떠나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딸을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놓는다.
나중에 나중에 엄마의 부탁을,생각을 알았으면 해서.
7. 나는 누구인가?
그러게....
난 누구지?
이거 진짜 어렵네.
딸들 한테 물어보면 엄마지. 할테고,
남편에게 물어보면 내 마누라지 할테고.
친정엄마한테 물어보면 언제나 처럼 이쁜 보기도 아까운 내딸이지, 하겠지.
난 그냥 나. 지금 이대로의 나.
소중한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고,
죄짓지 않고 살고자 하늘한번 보고 내 걸음 한번 확인하고
그리 사는 사람.
8. 장점과 단점.
장점은....글쎄.....
그냥 소처럼 묵묵히 한길을 꾸준히 가는 것?
웬만한 것은 그냥 끝까지 천천히 간다.
단점은 무지 많다.
잘 까먹고, 덤벙대고, 좋은것은 애처럼 좋아하고,
싫은 것 잘 못숨겨서 금방 들통나고.
잘 표현못해서 오해도 받고,
겁이 많아 섣불리 접근하지 못해
사람사귀는 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강하고 말 함부로 던지는 사람 무서워 피해다니고,
에휴~~~ 진짜 많네. ㅎㅎㅎ
다 못쓰겠다. 넘 많아서.
9. 좋아하는 것들.
아이들이 좋다.
책이 좋다.
커피와 케이크 좋아하고, 떡 좋아하고,
생선에 잡채도 좋아하고,
꽃도 좋고, 하늘도 좋고, 작은 곤충들도 다 좋다.
혼자 성경읽는 시간이 제일 좋았는데
이젠 신랑이랑 함께 읽는 것이 제일 좋다.
딸들은 자기들 좋은 시간에 따로 읽어서 함께는 못한다.
그리고,
따뜻하고 순한 사람이 좋다.
말없이 조용히 옆에 앉아있는 태산이도 좋다.
10. 취미 및 특기.
전에는 시간만 나면 책을 읽었는데
요즘은 틈날때마다 글을 쓴다.
머릿속에 떠도는 것들을 잡아서 글로 남긴다.
특기는 없네.....
레이스뜨기 무지 좋아했는데 눈이 나빠지고
손목이 너무 아파 이젠 안함.
나중에 손주들 옷은 만들어 줄수 있으려나.....
11. 나의 보물들.
착하고 좋은 남편,아빠인 신랑.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아플 금쪽 같은 내새끼들.
내가 힘들때면 따뜻한 손길로 위로해주고 안아주는
기도하는 내가족들과 친구들.
12. 나의 이상형.
딸들한테 귀에 못이 박히게 말한다.
절대로 꽃미남 스타일에 넘어가면 안된다고.
멋지고 키큰 외모에 콩깍지 씌우면 안된다고..
꼭 인격을,성품을 봐야 한다고.
믿음이 바른 사람이어야 한다고.
13. 나의 매력?
내가 나를 보고?
없는 것 같은데....
전에 함께 모임했던 분들은 내가 웃을 때라 했는데.
그러고 보니 대학때도 그랬나 보다.
친구들이 내가 웃을 때가 좋다고,이쁘다고 했었는데.
소리내어 웃을 때.
14. 내게 10억이 생긴다면?
이런건 왜 물어 볼까?
생기지도 않을 일을.
10억?
큰돈이네.
신랑이랑 현찰로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절박한 사람들 에게 조금씩 나누어 주고 다닌다면 진짜 멋지겠다.
현찰로.
10억 벌어야 겠다. 멋지겠다...ㅎㅎㅎ
15.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가족이 함께한 튀니지아 여행을 딸들은 제일 좋았다 말한다.
난 헝가리 생활 20년이라 말하지 싶다.
앞으로 몇년을 더 머물러야 하는지 모르지만
나중에 나중에
헝가리를 떠나 귀국을 한다면 헝가리 생활이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어.
천국에 간다면
이땅을 여행한 시간이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이겠지.
16. 현재 가장 하고 싶은 일.
없네....진짜로.....현재는....
몇년전만 해도 박사과정 하고 싶다 신랑을 조르기도 하고,
이태리 가서 2년 코스 유아교육과정 하고 싶다 열병도 앓았고,
모래놀이치료를 하고 싶어 책도 많이 봤었는데.
이젠 하고 싶은 것이 없다.
나중에 나중에 애들 독립하고 귀국한다면
싱글맘,싱글 대디 아이들 힘들때면 잠시 내가 키워주고 싶은 그런일?
한달 내가 키울께, 일년 맡기고 가서 자리잡고 데려가, 하는 그런.
친정엄마는 그런 일을 많이했다.
일년도, 이년도 데리고 함께 사셨고 이젠 다들 자리잡고 잘 사는 것을 보았기에.
그런 징검돌이 되어주고 싶다.
17. 어머니와 배우자가 물에 빠진 다면.
ㅋㅋㅋㅋ 언젯적 질문이야~~~
분명 울 시어머니,어머니 소리치실 거다.
넌 거기있어, 들어 오지마라~~
울 신랑도 들어오지마. 그냥 거기 있어.
그리고 신랑이 어머니 모시고 나올거니까 난 밖에 있을 거다.
세월호 사건으로 다들 안전조끼 입고 있을 텐데 뭐~~
18. 죽기전 내 모습.
맑은 정신이면 좋겠다.
정신줄 놓고 사람이 아닌 짐승같은 모습이 아니면 좋겠다
너무 나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건
정말 내가 할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꼭 자식들이 내 곁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데
나중에 소식듣고 와서는 장기 기증하고,시신기증하고
그리고 조용히, 가능하면 좀 밝게 장례 치뤄주면 좋겠다.
그전에 느낌이 있다면 내손으로 다 정리를 해야겠지.
버리고, 태우고, 나눠주고....
납골당 조차 없어도 좋겠지만 언젠가 하은이가
그래도 엄마 생각나면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어 했으니까
아주 작고 소박하게 놔두던가.
없어도 되고......
다들 살기 바쁜데 일년에 한두번이나 올까나......
19. 1년 뒤 내 블러그는?
똑같겠지.
2005년에 시작한 블러그를 2014년 봄에 처음 디자인을 바꿨으니까
앞으로 또 10년은 이대로 가지 싶다.
우리 딸들 성장하는 이야기.
나이들면서 늘어나는 잔소리 열심히 적겠지.
20. 나와 블러그 이웃이 된다면.....
블러그를 통해 참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인생 선배님들.
많이 배우고 본받고 싶은 분.
귀한 인연에 감사하며 산다.
또 다른 귀한 인연이 연결 된다며 감사하겠지.
진실하고 따뜻한 분들을 만난다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모르나 나에게 온 질문들에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전해 주어야 하나?
그건 좀 더 생각해 봐야 겠다.
이미 많이들 하신 것 같고 어느분에게 넘겨야 할지 잘 모르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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