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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리스트 페렌츠 띠르...많이 바뀌었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4. 7. 15.

 

주일 예배를 드리고 하빈이가 수요일이면 헝가리를 떠나는

엘리자베쓰를 2시에 만난다 해서

시간이 남아 예전에 우리가 살던 아파트가 있던 곳을 가보기로 했다.

작은 녀석 11개월까지 살고 이르드로 이사를 해서 한달 뒤에

작은 녀석 돌잔치를 했으니까,

벌써 14년전이구나.

이 아파트에서는 결혼하고 신혼살림을 시작해서 6년을 살았다.

 

주차장이었는데.....

이젠 차가 들어 갈수 없게 만들었구나....

이곳 주민들은 좀 불편하겠다.

전에 우리가 살 때도 리스트 음대에서 음악회가 있으면

주차를 못해 멀리 차를 두고 걸어 왔어야 했는데.

 

1995년 결혼하고 왔을 때는 이곳 리스트 음대에

한국 유학생이 참 많았었는데.

음악회도 자주 있었고. 이젠 등록금이 너무 올라서

유학생이 별로 없다.

 

헝가리 왕립 음악학교? 리스트 음대가 그런가 보네...

 

못보던 조각이네.

새로 공사하면서 만들었나 보다.

 

저 골목을 통해서 리스트 음대앞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곤 했었는데

이젠 못들어 오게 저리  막아 놓았구나. 좀 낯설다.

 

노란 가게는 원래 세탁소였었는데.

이 골목은 지금처럼 카페거리가 아니었다.

그냥 아파트랑 슈퍼,책방,세탁소...등이 있는 그런 곳이었는데.

저녁이면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노인들이 산책을 하는 조용한 곳이었는데.

 

이 카페거리를 걷다가 이사하기를 참 잘했다....생각한다.

이렇게 정신없는 곳으로 변하기 전에,

아니 변하기 시작할 때 카페가 두개 생기고

지하에 나이트 클럽이 생겼을 때 새벽까지 너무 시끄러워 결심을 했었지.

지금은 내가 좋아하던 책방도, 꼬마들 도서관도, 슈퍼도,

작은 뻘러찐따 가게도, 세탁소도, 그리고 악기점들도

모두모두 레스토랑이 되어 버렸다.

 

 

 

딸들한테 말해 준다.

저곳이 도서관이었어, 저기는 슈퍼였고,

저쪽은 세탁소, 저기는 작은 중국집이 었다가

뻘러찐따 가게였는데 두곳을 터서 지금은 레스토랑이네.

악기를 고치는 곳이 었는데.....

딸들 별로 관심있게 듣지 않는다. 

 

리스트 페렌츠 띠르 10번지.

이곳이 결혼하고 신혼살림을 했던 우리 아파트였는데.

6년을 이곳에서 살았지.

 

7년전에 남편 사무실이 아직 이곳에 있었을 때

찍었던 아파트 정원.

이곳에서 하은이가 첫눈을 맞았고,

첫눈이 손바닥에, 얼굴에 닿을 때마다

엄마, 아파, 아파요.

차가운거야, 눈이거든. 하은아, 눈이야.

아파요. 눈이 아파요.

우리 하은이가 첫눈을 맞으며 그렇게 말했었다.

차가움을 아프다고.

 

딸들 세워두고 사진을 찍었다. 리스트 동상에서.

 

이건 7년전에  찍었던 리스트 동상 사진.

뭔가....이상하다...했는데 몰랐었다.

사진을 보니 이제사 알겠네.

뒤의 아치가 없어졌구나.

우리 하은이,하빈이를 리스트 무릎에 앉혀 놓고

사진을 찍어줬었는데.

 

 

관광객들이 많다.

 

오우~~~ 놀라워, 놀라워

저 건물은 정말 시커멓고 더러웠었는데.....

새로 단장을 했구나...이쁘다.

 

이 집 생각난다. ㅎㅎㅎ

 

7년전에 찍은 사진에는 저렇게 저 집만 새로 칠해서는 이뻤었다,

꽃도 저리 장식을 하고.

보통 집주인들이 모여서 의논을 하고

돈을 모아서 칠을 하고 고치는데

아마도 의견이 안 모아졌었는지

저 집만 저리 이쁘게 단장을 하고 있었는데.

 

헝가리가 개방을 하고 처음 생긴 피자헛이었는데.

지금은 슈퍼로 바뀌었다.

너무 아쉽다.

나도 처음 헝가리에 왔을 때

저곳에서 피자를 먹곤 했었는데 영업이 잘

안되었나 보다.

슈퍼로 바뀐걸 보면.....아쉽다.

한시간여 리스트 페렌츠 띠르를 돌아 보고

집으로 서둘러 왔다.

태산이 학교가는 날이라서.

 

너무 더우니까 이녀석들 자꾸만 꾀를 부린다.

쉬고 싶다고.

 

인물은 우리 태산이가 확실히 잘생겼는데....

 

옆에서 따로 훈련받는 셰파트. 진짜 멋지다.

아주 날아요~~날아~~~~

 

 

발을 다쳤단다.

워낙 느리고 게으른 친군데 발까지 다쳐서는

힘들다고 자꾸만 그늘찾아 눕는다.

 

이날 처음온 녀석인데 제법 잘했다는. ^ ^

 

요 쪼꼬만 녀석이 자꾸만 태산이 한테 덤벼서

은근 신경이 날카로웠다는.

선배를 뭘로 보고서리...덤비기는.

너 그러다 태산이 한테 한번 맞는다. 쪼끄만 것이.

 

우리 태산이가 순하고 얌전하니 다행이지 안그랬으면

그 녀석 태산이 한테 크게 맞았을 텐데.

 

두 녀석은 순한데 말을 잘 듣는 것 같다가도 엉뚱하게

주인말 못들은 척 다른 곳으로 가고. 

 

태산이 훈련 받는 동안 뒷쪽 해바라기 밭으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

헝가리는 색이 강렬하다.

봄에는 유채로 노랗게 물들고,

여름이면 해바리기로 노랗게 물이 든다.

그리고 초여름에는 양귀비로 빨갛게 불이 타는 듯 강렬하다.

오래전에 보았던 소피아 로렌 주연의 해바라기가

영화에서는 러시아 배경인데

촬영은 헝가리에 했다고 한다.

비엔나 가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정말 끝없이 해바라기 밭이 펼쳐진다.

 

 

 

 

태산이 학교 끝나자 마자 집에 내려 놓고

미리 예약 해둔 베트남 식당으로 갔다.

무지무지 기대하면서.

 

 미리 음식까지 다 주문을 신랑이 해두었기에

기다리니 슾이 먼저.

일본 미소 된장국 비슷한데 해물냄새가,

아니면 어떤 향?

 

 

요것이 2인분.

아빠랑 하빈이가, 난 하은이랑.

그런데....전통 베트남 요리는 아닌듯.

음식은 대체적으로 짜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아 괜찮았지만.....

전통 베트남 요리를 기대했던 난

어딘지 모를 퓨전 베트남 요리에 살짝 실망.

그래도 기분좋은 외식으로 주일 하루를

기분좋게 마무리 했다.

다음에는 이집트나 타이 식당을 가볼까나...?

아니면 중국식 샤브샤브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