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랑 새 운동화 신고 저녁 산책 나간 날.
매일 이렇게 천천히 걸으며 이야기도 하며 그리 산책하면 좋으련만....
어째 이것이 쉽지가 않다.
비가 오기도 하고, 퇴근이 너무 늦기도 하고, 저녁 손님이 계시기도 하고.....
그래서 어쩌다 하는 정말 어쩌다 하는 산책이 귀하고 너무 좋다는.
이것도 감사네. ^ ^
푸하하하하~~~~
새 운동화 신고 드디어 출발.
대문을 열면 바로 앞집이 보인다.
졸리 바찌네.
한동안 유정란 말 그대로 바이오 계란을 받아먹었었는데....
2011년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러 갔을 때 찍었 던 사진.
대문에서 우리 오른쪽 옆집.
이젠 돌아가셨지만 우편물도 대신 받아 주시고,
소포도 우리 없을 때 받아 두셨다가 퇴근해서 들어오면
주시곤 하셨었는데. 갑자기 눈이 내리면
우리 쪽 길도 함께 눈을 치워주셔서 감사했었다.
이젠 딸들이 눈이 오는 날이면 이 집 대문 앞까지 함께 눈을 치운다.
할머니 혼자 힘드시기에.
우리 길 건너 꽃집.
아줌마가 친절하시고 꽃값이 부다페스트 보다 저렴해서
항상 이 집에 가서 꽃을 산다.
항상 문이 닫혀 있어 오해하면 안 된다.
아줌마는 집안일을 하시기에 벨을 누르면
아줌마가 나와서 꽃을 판다.
참 요상타. 어째 우리 동네 길가에는 이렇게 무궁화가
많이 심어져 있다.
거의 길 끝까지 골목골목 무궁화들이 활짝 피었다.
우리 집 뒤쪽 길.
하빈이 헝가리 학교 베스트 프랜인 릴리네 집.
수시로 자전거 타고 놀러도 오고,
가족이 서로 초대도 하고 했었는데,
바쁘다 보니 이젠 좀 멀어졌다.
보통 이렇게 밖에 빨래를 널어 논 집들은 집시가 산다.
우리 뒷쪽 길에는 집시들이 몇 가정 사는데 장난이 아니다.
돼지, 닭, 오리, 거위들을 마당에 풀어놓아서....
나이 많으신 노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식당.
영업시간이 주인맘이라 참 맞추기 힘들다. 주일은 오후 4시면 닫는다.
또 가끔 문 닫고 여행을 가신다.
이쪽으로 올라가면 수영장이 나오면서 코너를 돌면 우리 집.
이쪽으로 내려가면 기차역 쪽.
근데 신랑은 길 건너 직진.
이쪽으로 가면 태산이 병원 가는 길.
올해는 포도 농사는 쉬나 보다.
아니면 몇 해째 안 하는 중이거나....
헝가리 집들은 정원에 포도나무를 많이들 심는다.
그냥 본인들이 먹고 빨링까(독한 과일주) 만들 정도만 심는다.
가장 흔한 헝가리 집.
우리나라 옛날 새마을 주택 같은 그런 헝가리 집.
기차역 쪽으로 해서 가려나 했더니 또 길 건너 직진하는 신랑.
직진해서 돌고 돌아 걷다 보니 어라?
일차 진료받는 우리식으로 하면 보건소?
가정의가 있어 일차 진료를 하는 곳이다.
여기로 가면 예전에 나혜숙 집사님이 사시던 집이 나온다.
갑자기 집사님 무지무지 보고 싶어 졌다는.....
또다시 길 건너 직진하는 신랑.
안 가본 길이네....?
내려오니... 어라? 우리 집 골목이네?
우리 태산이 팬들이 있는 유치원.
한 성질 하시는 옆에 옆집.
전에 스누피 때문에 서로 좀 안 좋았었다는.....
한 번만 더 자기 집에 오면 신고하겠다던 아저씨 집.
우리 집 쓰레기를 그것도 한글로 쓰인 쓰레기를 들고 가서
이 집에 가서 다 뜯었다며 증거물을 가지고 왔었다.
그리고.... 우리 것이 아닌..... 양말이 하나 우리 집 마당에.....
아마도 추측 건데 이 집 양말이 아니었을 까....?
그리고 바로 왼쪽 우리 옆집.
태산이가 구멍을 뚫고 이 집 마당으로 가서는
밖으로 나간다며 친절히 손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어 주시고,
또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알려주신 아저씨.
우리 집 호두나무가 밤새 부는 거센 바람에 쓰러지면서
이 집 전깃줄을 건드렸었다. 지붕 한쪽을.
그래서 많이 미안했던 이웃.
엄청 큰 호두나무가 앞으로 쓰러지면서 담장이랑
옆 집에 걸치면서 우리 모두 엄청 황당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사진을 보니 재밌네.....
그리고, 바로 우리 앞집.
그러니까 졸리 바찌네 옆집.
항상 문이 굳게 닫혀 있고 언젠가 한번 졸리 바찌를 통해
물어볼 것이 있다며 우리 집에 와서는
한국에 관해서, 사업에 관해서
이것저것 물어본 적이 있는 아저씨네 집.
별로 왕래를 안 해서....
국경일이 되면 엄청 큰 헝가리 국기를 항상 제일 먼저 걸어 두는 집.
오늘도 또 한 장을 넘긴다.
나중에 나중에 딸들이랑 보면서 맞아, 맞아하며 많은 이야기를 하겠지.
다음에는 미장원... 차 고치는 곳.... 빵집... 까지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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