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반가운 가족이 헝가리를 방문하셨다.
도대체 몇 년 만인지....
많이 만나보고 싶었던 가족이었다.
1995년 결혼하고 헝가리에 왔더니 총각 3 총사가 있었단다.
그중 최 감독님이 어느 날 한국에 가시더니 결혼을 하고 와이프랑 나타났다고,
그러더니 울 신랑이 한국에 가서 나랑 결혼하고 함께 왔고,
달랑 혼자 남은 노총각 윤 교수님. 그때는 부다 공대에서 박사과정 중이셨다.
총각으로 공부를 하시면서 한글학교에서 아이들도 가르치시고, 교회 주보도 만드셨었다.
어느 날 혼자 은혜를 받으시더니 매일 새벽예배를 드리셨었는데,
지금까지 새벽예배를 드리신다고.
그 성실함은 여전하시다.
그렇게 하은이가 태어났을 때까지 총각으로 우리 가족사진 한 부분에 함께 하시다가
공부를 마치시고 한국으로 돌아가셔서 결혼을 하시고 아들을 낳았다 들었는데,
이번에 어렵게 시간을 맞추어 가족이 유럽여행을 오시면서 헝가리를 오신 것이다.
어찌나 반갑던지.
가끔 출장으로 윤 교수님 혼자는 우리 집에 오셨었지만 가족이 함께 오시기는 처음이었다.
휘영청~~~ 보름달은 어찌나 밝던지.
미스 최 결혼식 때 스치듯 인사 나누고 이렇게 마주 앉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기는 처음인데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벽이 없다.
참 신기한 일이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편안하고 나랑 참 많이 비슷하고.
그래서 또 이야기가 길어지고.....ㅎㅎㅎ
다음날,
윤 교수님 총각 때, 울 신랑 총각 때부터 지금까지 손님 모시고 자주 가는 산 위의 헝가리 식당.
이곳에서 결혼하고 와서 교회 식구들 초대해 식사대접을 했었다. 피로연이라고나... 할까?
그때 헝가리 식당은 좀 짰었는데 이곳은 안 짜고 양도 많고, 특히 구야쉬 숲이 아주 뜨거워서 좋았었다.
미처 예약을 못하고 가도 자리를 만들어 주시는 매니저 아저씨? (할아버지) 때문에 또 급할 때 자주
찾았던 식당이었는데 어제 가니 웨이터들이 모두 바뀌었다.
하기사.... 도대체 몇 년인데.... 당연하지.
헝가리 식당답게 안에는 손님들이 없다.
거의 이곳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면 손님들이 앉지를 않는다.
베란다?
완전 야외가 아니어서 난 좋다.
문을 모두 열어 놓으면 야외나 다름없지만 지붕이 있고 야외 같지 않아 좋다는....
예전에는 이곳에 토끼, 염소, 닭... 들을 키웠었는데 지금은 없네.
궁금했었다. 먹으려고 키우나?
아니면 그냥 애완동물로 키우나?
이곳에서 결혼식 피로연도 했고,
조용기 목사님 사모님이 헝가리 방문하셨을 때는
그 손님들 46명을 식사 대접했었던 장소다.
또 헝가리 음식을 대접해야 할 때는 정말 많은 목사님과
손님들을 모시고 이곳을 찾았었다.
어제는 식사하다가 폴란드에서 공부하던 친구 가족이
방문했을 때는 저곳에 앉았었는데,
독일에서 공부하던 친구 가족이 우리 집을 방문했을 때
저 자리에 앉아서 서로 신기해하며 식사를 했었지...
감회가 새로웠었다.
함께 헝가리에서 생활하다 떠났었는데
다시 유럽으로 왔다고 헝가리에 오면 또 이곳을 찾았었다.
그때는 저곳에 앉았었고 재엽이 아빠가 식기도를 하셔서 놀라웠고,
옆에서 남편을 챙기는 재엽 엄마를 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새삼 실감했었는데.
1995년 헝가리는 쌀이 참 안 좋았었는데
그것을 기억했는지 밀라노에서 오시면서
트렁크에 쌀을 싣고 오셨다며 주셔서 우리 서로 참 많이 웃었었다.
오늘은 이 자리에 앉아서 너무나 만나고 싶었던,
그래서 만나니 너무나 반갑고
오랜 친구 같이 말이 잘 통하는 가족과의 유쾌한 식사가 감사한 날.
우리의 추억이 많이 있는 이 식당이 그대로 있어서 참 좋다.
어느새 울 신랑은 딸이 둘,
윤 교수님은 아들 하나.
그러고 보니 하빈이랑 형섭이가 동갑이란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가는구나.
총각으로 한 사람은 사업을 하기 위해서,
한사람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 헝가리에 와서 만나 청년의 시기를 보내고
이젠 가정을 이룬 중년이 되어 만났다.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니 아이들의 꿈을 듣기도 하고
아이들이 그리는 미래도 이야기하고,
처음 만나서 이렇게 맘이 서로 잘 맞기도 쉽지 않은데 헤어지는 시간이 아쉬웠다.
수줍어 보였는데 참 이쁘게 잘 키운 아들이다.... 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에 와서 식사하면서 유일하게
스마트폰을 안 본 십 대였다.(우리 딸들 빼고. ^ ^)
스마트 폰을 안 본 유일한 십 대라고 말을 하자
아예 스마트폰이 없단다.
엄마 말씀이 아직은 아니라서 안 사주셨다고.
참 이쁘게 잘 키우셨구나.... 싶었다.
믿음 안에서 키우시니 당연한 것이겠지.
아빠가 매일 새벽예배를 나가시고,
매주일 아침 1부 예배 안내를 몇 년째 하고 계신다고.
아름다운 가정을 만나 마음 따뜻한 저녁이었다.
서울에 가면 연락하자 아쉬운 마음을 대신하고,
어쩌면 헝가리에 오시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하나님은 이렇게 이번에도 깜짝 선물을 우리 부부에게 주셨다.
기쁜 만남의 선물을.
하나님, 감사합니다. 선물 너무 좋았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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