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늦둥이 키우려니 공부도 해야 하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6. 6. 9.

두 딸들 키울 때도 베이비 씨터 도움 받은 적 없건만...

울 하겸이는 어쩔 수 없다.

누나들이 바빠서 하겸이랑 헝가리말로 놀아 줄수도 없고,

사실 집에서는 한국말만 사용해야 하고.

그래서 헝가리 말도 좀 익숙해질겸, 

엄마 청소할 시간도 벌겸 꺼띠에게 부탁을 해서 머그디 니니가 오셨다.

머그디 니니는 아이가 없어 헝가리에서 입양을 하려고 3년을 기다렸단다.

계속 서류작성을 하면서....

헝가리는 입양을 하려면 45세이전까지만 가능하다고.

이젠 포기했다며 한국에서 입양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지 물어 보는데....

해외입양이니 어쨌든 비용이 많이 들것 같다고, 변호사비용도 그렇고...

머그디 니니는 음악학교 쏠베이지 선생님이신데

여름방학 동안 일주일에 한 두번 와서 하겸이를 봐주기로 하셨다.

개학해서도 오전에는 시간이 있으시다고, 음악학교는 보통 오후에 수업을 하기 때문에.

우리 하겸이 어쨌든 헝가리어가 좀 익숙해져야 유치원에 가서 고생을 안하니까.

낯설어서 처음에 긴장한 하겸이.

시간이 좀 지나자 잘 논다.

유모차 타고 밖에 산책 나갔다가 잠들어서 온 하겸이는 한시간을 넘게 주무셨다.

유모차 안에서.

머그디 니니 3시간 하겸이랑 놀아주기로 했는데 한시간 넘게 잠을 자니

미안했나 보다.

괜찮아요. 잘자야 깨서 짜증 안내고 또 잘 노니까.

다음에는 좀더 일찍 와서 놀다가 재워놓고 가겠단다.

그러면야 고맙지요.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참치 샌드위치를 했다.

머그디 니니도 참치를 좋아한다 하니 다행.

하겸이도 참치 샌드위치 다 먹었다는. 

밤에 이상한 소리가 나서 뭔가 했더니만.....

풍뎅이가 들어 왔다.

하겸이 풍뎅이 집에 가라 하자.

엄마 한테 가, 안녕~~~

 

요즘 울 하겸이가 하나네 고양이를 못살게 군단다.

때리고 발로 차고 밟기도 했다니....

아무래도 하겸이랑 여름방학 동안의 과제는 작은 생명을 소중히 다루고

함께 하는 것이 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항상 그랬다.

두 딸들도.

하나 해결하면 기다리고 있던 문제가 나 여기 있어요, 얼굴을 쏙 내밀었다.

좀 끝나나 싶으면 또 다른 문제가 불쑥 튀어 나오곤 했었다.

하겸이 덕분에 나도 오래전 기억 더듬으며 다시 공부하네.

하겸아~~~  하겸이 어딨어~~~

조용해서 불렀더니 후다닥 도망을 가더니

형아가 사용하던 자기방 침대로 간다.

요것이.....

살짝 만져보니 엄지 손가락이 축축.

한쪽에 숨어서 엄지손가락 빨다가 엄마가 부르자

후다닥 도망을 간 것이다.

양쪽 엄지 손가락이 굳은 살이 생겼다가

하겸이가 뜯어서 상처가 났다.

밴드를 붙여주고 어제 혹시나 해서 사온 공갈 젖꼭지를 주었는데

빨줄을 모른다.

입에 넣고 씹듯이.....

사실 딸들도 공갈 젖꼭지 안사용했기에 주고 싶지 않지만

엄지가 상처가 나서리....

꼭 새벽에만 손가락을 빤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그 손가락 빠는 쪽쪽 소리에 나도 신랑도 잠이 깰 정도다.

공갈 젖꼭지를 사용하면 엄지가 좀 나으려나 싶어서 샀는데....

몇번 입안에 넣고 굴려 보고 씹어보더니 별로인가 보다.

어쩐다나....

잠결에 빠는 것이라서 생각보다 빠는 힘이 정말 세다.

그러니 엄지 손가락 남아나질 못하네.....

낮에는 손가락을 안 빠는데,

잠들때도,

꼭 새벽에만 빤다.

물을 좀 주면 나으려나 해서 물도 줘보고 

공갈 젖꼭지도 해보지만 그것도 싫다 하니.....

이젠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나 보다.

하겸이 무엇이든지 끌어다가 딛고 올라가서 이것저것 만지는 재미가 크다.

작은 누나 책상에 앉아서는 메니큐어부터 숨겨 놓은 초콜렛도 찾아내고,

조용하면 이젠 누나들 방으로 뛰어들어 간다.

하겸이가 무슨 사고를 치나 싶어서. ^ ^

 

한달동안 하겸이의 던지는 행동 수정하느라 보냈다.

잘 가지고 놀다가도 싫증이 나면 던진다.

밥을 다 먹었다 싶으면 접시, 물병, 포크 숟가락 다 아래로 던진다.

목욕하면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밖으로 던진다.

안돼, 하겸아, 던지지 말고 가만히 내려놓는 거야.

그건 안 먹혔다.

하겸아, 엄마를 불러서 엄마 손에 주는 거야.

며칠 동안 계속 해서 말을 했다.

엄마한테 주는 거야.

그건 됐다.

이젠 무엇이든지 싫으면 엄마를 불러서 손에 준다.

그런데....

에고~~~~

내가 슬리퍼를 문쪽을 향해 던지는 것을 본 하겸이.

바로 자기 신발을 들고 와서는 문쪽을 향해 던진다.

......

하겸아 신발은 괜찮아.

(어쩌겠나. 내가 던지는 것을 봤으니. )

그랬더니 신이 난 하겸이 신발을 들고 와서는 문쪽을 향해 던지고 또 던지고.

ㅎㅎㅎㅎ

하나정도는 던져도 되는 것이 있어야지.

 

요즘 2살 우리나이로 미운 3살 남자 아이들에 대해 검색하며 공부한다.

 

2~3살 아이들은 무엇을 시작하게 할 수는 있지만 멈추게 할 수는 없단다.

그렇구나....

그러고보니 그런것 같다.

그러면....

멈추게 하지 말고 다른 놀이나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것.

또 

폭력이나 난폭한 행동이 감정이 없이 나오는 것이라는 것.

충동에 의한 것이라서 감정과는 연결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가....?

3살이 넘어야 난폭한 행동이나 과격한 행동에 감정이 들어 간단다.

어쨌든 그건 수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라서.

 

정확한 언어 표현이 안되어서 짜증이 많다는 것이야 아는 사실이고,

꼭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이미 딸들 통해 아는 사실이고.

에고~~~~

울 하겸이가 이제 테러블한 두살, 한국식으로 하면 미운 세살.

아직은 심하지 않지만 점점 증세가 보이고 있다.

이유없이 아니야,아니야를 반복하고

고집을 부린다.

넘어가야할 시간이니까

잘 재밌게 감정적이지 않게 지나가기를 바래본다.

공부해야 겠네.

 

하겸이랑 함께 해야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네.

내일이 기대가 되네, 아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