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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하겸이가 엄마랑 함께하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6. 6. 10.

오래전 

작은 녀석이 3살 정도였을 때 매일 혼자 새벽예배를 드렸었다.

찬양을 하다 보면 어느새 작은 녀석이 깨서 내 품에 안겨 다시 잠이 들면

잠든 아이를 안고 새벽예배를 드릴 때면 참 위로가 되고 좋았었다.

지난주부터 새벽이면 눈이 떠진다.

우리 늦둥이 아들이 효자다.

하겸이 재우다가 같이 잠이 들면 보통 그때가 9시 30분쯤 이른(?) 시간이라서

새벽 2~3시면 눈이 떠진다.

기도하라는 신호구나....

혼자 새벽예배도 드리고.

효자네 우리 아들.

정말 아들 덕에 하루 월차도 내고,

이렇게 새로 만든 베란다에서 성경도 읽다가 

쓰다가, 다시 읽다가....

아들 고마워~~~

도대체 얼마만인지.

이런 여유로움이.

물론 아들 추임새 넣어주고 자주 어디 있나 확인해야 하지만

그래도 여유다.

너무 좋다.

이젠 예배드리는 내 옆에 하겸이가 있다.

든든하게.

엄마가 찬양을 부르자 처음에는 이상한가 가만히 나를 본다.

엄마가 혼자 예배드리고 찬양하는 거 처음 봤으니까....

아들, 

우리 매일 아침 함께 예배드리자.

엄마 찬양하고 말씀 읽고 기도할 때 우리 아들이 옆에 있으니 참 좋다. 

이 진지한 표정.

울 하겸이를 보면서 지나온 시간들,

앞으로의 시간들,

참 많이 생각한다.

그리고 

더 진지해진다.

울 하겸이 표정만큼이나.

잘 살아야 하니까.

오래 전오래전 아주 오래전에 헝가리를 떠났던 분이

법인장이 되어 다시 헝가리로 오신단다.

그런 일  한 두번도 아니지만 매번 느낀다.

정말 잘 살아야 겠다고.

신랑한테 그랬다.

사람은 착하게 잘 살아야겠네.

또다시 이렇게 만나니,

지나 온 시간들 되돌아보면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않고 

없는 말 만들어 내지 않고 

할 수 있으면 도와주고, 아니다 어린 딸들 끌어안고 업고 

도와주러 정말 참 많이 다녔다.

그 정도는 안 해도 되는 거였지 싶은데도 그랬다.

차가 없는 형편이 안쓰러워서, 말이 안 통하는 그 심정이 이해가 가서,

해외생활 힘들기에 당연히 해야 한다 했었다.

 

지금의 우리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앞으로를,

하빈이가 말이 늦었었다.

또 그때 하빈이 또래 아이들이 제법 있어서 

매주 목요일 우리 집에서 모여서 들 놀았다.

엄마랑 함께 하는 놀이도 하고 책도 보고.....

우리 하빈이가 저리 어렸었구나. 귀엽네. 

못 생겼었네.... 했더니만 아니란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었는데 다시 오실 때는

이쁜 아들 쌍둥이를 안고 오셨었다.

그 쌍둥이가 하빈이랑 동갑이라 가끔 우리 집에 와서 함께 놀았었는데.

나이가 12살 차이 나는 큰 딸이 어느 날 내 블로그에 댓글을 달았었다.

집사님, 기억나세요...

하고.

기억나지, 하빈이랑 함께 만나서 놀고 했었는데.

세월이 10년도 훌쩍 지난 지금 다시 헝가리로 오신단다.

 

사진을 보니 하빈이는 이제 졸업반이 되고

우리 하겸이가 저 사진 속의 하빈이 같다.

앞으로 그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하는구나.

 

우리 딸들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아들을 위해서

잘 살아야지.

 

매일이 정신없어 바쁘게 살았는데 기다리시다가 나를 흔들어 깨우신다.

너무 바쁘게 살고 있다고,

다시 책을 잡고, 성경을 읽고, 

어제는 하루 종일 기도를 시키신다.

학교에서 속으로, 조용히 계속 기도를 했다.

무엇이지? 왜 그러시지?

불안함도 있었다.

하은이 해부학 시험 떨어져서 재시험 봐야 한단다.

하은이 기도도 했지만 시험 때문에 불안한 것은 아니었다.

하빈인가? 그런가 보다.

성령님이 기도를 시키신 것이 하빈이었나?

저녁에 하빈이가 말한다. 해결되었다고. 괜찮다고.

정말 불안했고, 우리 딸이 크니 이런 걱정도 하는구나 계속 기도했었다.

그랬나 보다.

하겸이였나? 우리 하겸이를 위해서였나 보다.

도토리만 한 저 속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 새끼, 눈만 봐도 눈물이 주르르 흐를까 봐 더 크게 웃게 만드는 내 아들.

기도해야지,, 우리 아들을 위해서

신랑일 수도. 남편을 위해서도 계속 기도해야지.

힘들고 지쳐있는 우리 신랑을 위해서.

요즘 딸들과 하겸이 한테 신경 쓰느라 우리 신랑 뒷전이었네.

언제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우리 신랑을 위해서 

평안을 주시기를, 참 기쁨이 넘치기를 기도해야지.

 

기도해야 한다.

쉬지 말고, 그리고

범사에 감사해야 한다.

모든 것에.

그리고

기뻐해야지.

항상,

기뻐해야지.

 

오늘도 감사하고 기쁘다. 

그래서 또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