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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빈이 이야기

재외동포 사진전에서 입선 수상한 하빈이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6. 9. 12.

 

 

 

 

 

 

 

 

 

 

 

 

 

 

 

 

썸머타임이 해제된 일요일 오후는 해가 빠르게 저문다.

딸들이 커다란 태극기를 들고 안익태 선생님 흉상앞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다가 머뭇머뭇하더니 다가가 말을 건다.

어떤 사람들은 딸들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어떤 사람들은 말을 듣다가 웃으며 손을 흔들고 갈 길을 재촉한다.

사실 안익태 선생님 동상은 부다페스트 영웅광장뒤 시민공원안에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왔거나 데이트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관광객들이다.

두 딸은 헝가리 시민들에게 가서 헝가리에서 공부한 안익태 선생님에 대해서,

그리고 그분이 작곡한 코리아의 애국가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싶은 것이다.

드디어 나이드신 할아버지가 딸들의 설명을 귀담아 들으시더니 안익태 선생님 흉상 옆에 있는 설명을 읽어 보신다.

다음은, 러시아에서 온 젊은 관광객 두명이다.

하은이의 설명을 듣고는 아~~~ 눈여겨 다시 한번 보고,

하은이가 애국가 한 소절 불러 보겠느냐고 물으니 해보겠다며 진지하게 듣는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서툴고 어색해 하면서도 안익태 선생님 흉상앞에서 러시아 청년이 애국가를 따라 부른다.

그렇게 두시간 동안 딸들은 헝가리 사람, 러시아 사람,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안 익태 선생님을 소개하고 애국가 한 소절씩을 가르쳤다.

처음 안익태 선생님 흉상은 공부하며 머물렀던 ELTE대학 기숙사에 세워지기로 했지만 .

그러다가 2014년에 여러가지 사정으로  영웅광장뒤 시민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른다. 그 자리에 흉상이 있다는 사실도,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지, 왜 동양사람의 흉상이 부다페스트 시민공원안에

있는지를.

두 딸들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다.

한글학교 다니는 8년동안 일년에 4번 애국가를 불렀다.

그것도 1절만.

그것이 너무 안타까워 차를 타고 등학교를 할 때 시도때도 없이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곤 했었다

어쩌면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조회를 하며 애국가를 부르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아침 등교때 마다 교문앞에서 하던, 태극기 내리던 시간이면 전국에 애국가가 울리고 

어디에 있든지 그자리에서 서야 했던 70,80년대를 살았던 에미라서 더 애국가에 집착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내 새끼들이 애국가를 알고는 있지만 혼자서는 부르기 힘들어 하고 틀릴까봐 긴장하는 모습이

 우리를 안 익태 선생님 흉상까지 오게 한 것이다.

두시간 동안 헝가리사람들과 관광객들에게 안 익태 선생님에 대해 설명을 하고

애국가 한소절을 따라 부르게 하면서 두 딸은 점점 자신감이 붙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 갔다.

머뭇거리며 어색해 하던 30여분 전과는 너무나 달랐다.

이젠 적극적으로 다가가 시간을 내달라 부탁을 하고 설명을 한 뒤에 가지고 나간

작은 태극기를 선물로 드렸다.

초등학생들은 스스로 다가와서는 대형태극기를 들고 사진을 찍고 싶다 먼저 말을 하고

애국가를 큰소리로 부른다. 음정박자가 틀려도, 가사가 정확하지 않아도

좋았다. 이 짧은 시간으로 이제 안 익태 선생님과 코리아의 애국가를 잊지 못할테니까.

선물로 받은 작은 태극기를 들고 신나게 흔들며 춤을 추듯 공원을 뛰어 다니는 아이들.

어느새 공원 안에 작은 태극기의 물결이 번지고, 한 여자 아이가 다시 오더니

 딸에게 묻는다.

그런데 이 색은 무엇을 뜻하는 거야?

그것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딸이 나에게 와서 묻는다.

쉽게 표현하자면 빨강과 파랑은 음과 양으로 우주가 조화를 이루는 거야.

따뜻함과 차가움, 위와 아래, 그리고 검은 선은 건곤감리라고 동서남북,그리고 하늘...불등을 말하는 거야.”

작은 딸이 쉽게 초등학교 여자아이에게 설명을 해준다.

이 모든 과정을 난 옆에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지켜보았다.

이제 십대 중반을 지나는 딸들.

한국사람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딸들이다.

딸들아,

대한민국은 너희들의 토양이야.

너희가 성장하는 토양이란다. 그러기에 대한민국이 잘 되어야 해.

비옥한 토양에서 나무가 잘 자라는 것처럼, 또 잘 자란 나무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 비옥한 토양을 만들듯이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다시 그 나라의 튼튼한 기반과 역사를  만든단다.

너희들은 대한민국 국민이야.

대한민국이라는 토양위에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고 열매를 맺는 거거든.

토양이 없어 여기저기 떠도는 난민들을 보았지?

나라가 없기 때문이란다.”

두 딸들에게 조국 대한민국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저 열심히 하루하루 살다보면 나라와 조국에 대해 관심이 없어지고

무감각해진다. 그래서는 안되기에 딸들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시민공원을

찾아 애국가를 함께 부르고, 

거의 매주 공원에서 놀았어도 몰랐다던 헝가리 사람들에게 안익태 선생님을 소개 한다.

어쩌면 이 시간은 헝가리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님이

헝가리에서 공부했었어요를 알리는 시간이라기 보다는 두 딸들의 마음에

조국의 중요성을 스스로 느끼고 체험하게 하는 시간이 아닐런지.

그렇게 딸들은 두 시간 동안 애국가를 많이 불렀다.

안 익태 선생님 흉상 앞에서, 헝가리 사람들과,외국인 관광객들과,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2015년 10월 25일 늦은 오후에 

                                                                            부다페스트 시민공원을 다녀와서 적은 글.

 

                                                                        

 

이날 한국의 애국가를 가르치고 안 익태 선생님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공부했다는 

것을 헝가리 사람들과 관광객들에게 설명을 한뒤에 하빈이가 사진을 찍었다.

그중 2장을 공모전에 보냈는데 이 사진이 입선을 했다고 

아침에 연락을 받았다.

기쁘고 감사하고.

달력으로 만들어 나온다 하니 나중에 달력으로 나오면 보고 싶다.

 

제일 처음 딸들의 설명에 관심을 보이신 할아버지.

 

두 분 할머니는 이곳을 많이 지나다녔지만 처음이라며 설명을 귀담아 들이시고

애국가도 함께 따라 불러 주셨다.

 

러시아 관광객 청년들. 영어를 아주 잘했다는.

쑥쓰러워 하면서도 애국가 한소절을 몇번을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모습에 감동.

 

헝가리에 사는 우크라이나 아줌마.

헝가리어를 아주 잘하셨다.

자주 시민공원에 아이들하고 산책나오신다고.

동영상을 유투브에 올려 달라셨지만...아쉽게 못했다.

 

태극기 흔들고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생각난듯 

이 색들은 뭘 의미하는 거야? 물어서 너무 기특했던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