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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슈라니 뻐뻐가 소천하셨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7. 3. 3.

지난주....

하은이가 울면서 전화를 했었다.

어찌나 놀랬던지...

슈라니 뻐뻐가 돌아가셨다고.

그리고,

오늘 ,

장례식이 있었다.

 

한국에 외교관으로 근무할 때 우리 하은이 돌이었다.

그때 대부, 대모가 되어 주셨다.

우린 크리스찬이라고 했더니 본인들 의사가 그렇다면서.

 

아마 이때는 이집트에 외교관으로 나가셨다가 여름휴가 때

유딧 생일 파티에서 찍은 사진인가 보다.

매년 휴가로 올때면 하은이, 하빈이 선물을 한 아름 들고 오셔서 주시곤 하셨었다.

 

 

 

욘석들.....

뻐뻐 보고 싶어 어쩌냐.....

 

이제 슈라니 뻐뻐가 연주하시는 아코디언 소리를 못 듣겠구나....

 

여름이면 유딧 머머 생일파티를 항상 여기에서 했었는데....

 

바로 유딧 머머 집 위에 있는 묘지다.

산책 삼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참 좋다.

 

3일 전에 미리 맞춰 놓았던 꽃 하은이에게 주고,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서로 눈인사 나누며 안부를 확인하고....

 

남편도 와서 인사하며 위로하고.

 

우리 하은이, 하빈이 받아주신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

슈라니 뻐뻐 친구다.

 

 

 

첫 번째 부인 아들 이스트반과

지금 부인 유딧의 아들 다니엘이 슈라니 뻐뻐를 추모했다.

더니가 슈라니 뻐뻐를 참 많이 닮았다.

 

 

 

 

 

 

식당을 예약했다며 저녁 식사를 하고 가라 하시는데

하은이 수업 당연히 못 갔지만

오후 6시 수업은 시험 때문에 꼭 가봐야 한다 해서

부득이 인사만 하고 떠났다.

 

 

우리 하은이 참 많이 사랑해 주신 분.

감사하고 고마운 인연이다.

 

유딧은 이번 주 일요일에 더니를 따라 캐나다에 갔다가

2주 뒤에 돌아온다고.

 

더니에게 걱정 말라고 했다.

캐나다에서 돌아오면

하은이가 자주 전화드리고

함께 저녁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보고 하라 했다고.

그동안은 슈라니 뻐뻐의 건강 때문에 꼼짝도 못 했었던 유딧이다.

이제 그 큰집에 혼자 덩그러니...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야 되겠지만

한동안 힘들겠다.

 

유딧은 참 좋은 여자다.

좋은 아내고 좋은 엄마다.

성질 장난 아닌 슈라니 다 맞춰주면서 항상 밝은 모습인 유딧이다.

슈라니 전처 주저 니니까지 가까이에 살면서 항상 초대하고

오늘 장례식에도 이혼한 전처가 유딧 옆에 아들이랑 나란히 서있다.

 

키가 장대 가치 크고 몸집도 좋으셨던 슈라니 뻐뻐도

이제 소풍 마치고 본향으로 돌아갔네.

 

때가 되니 이렇게들 떠나는구나....

다 내려놓고,

살아온 삶은 남은 자들이 판단하고 평가할 것이고,

각각의 기억 속에 남겨진 추억의 색에 따라 그리워할 것이고,

잘 살다 가야겠다.

 

요즘 부다페스트....

이런저런 못볼꼴도 보고, 상처도 받고,

실망도 참 많이 하고,

여기저기 불륜에, 사람이면 해서는 안 되는 일들, 말들.....

 

귀 막고 눈 돌려 안 보고

하늘 보고 바람 느끼며 내가 밟고 서있는 땅

언제까지 내 힘으로 서있을 수 있는지 모르기에

그저 겸손하게 잘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