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은,하빈이네 일상들

내 새끼들, 고맙고 감사하지.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7. 3. 9.

어느새 딸들이 커서 하은이는 학교앞 자기 아파트에서 살다가 주말에만 집에 온다.

조만간 하빈이도 대학 결과가 나오면 집을 떠나지 싶다.

이래서 빈둥지라는 말이 나오나 보다.

애들 방이 작아서 안방과 바꾸고 거실을 안방으로 다시 꾸미고 했었는데....

(지금 막 비가 내려 뒷베란다 지붕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좋다.)

어느새 방이 빈다.

하겸이가 아직은 안방에서 엄마 품에서 자기 때문이다.

3살 생일이 지나면 하겸이 방에서 재우는 연습을 시작해야겠지만.....

글쎄...늦둥이는 이래서 오랫동안 에미 품에서 자라나 보다.

두 딸들 넓은 세상으로 떠나고 나면

울 아들만 품에 남네.

이녀석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외출할때면 엄마 신발 저리 가지런히 놓고

엄마~~~ 엄마 신발 신으세요~~~

한다.

감동~~감동~~

엄마가 이래저래 늦어지면 엄마 신발 품에 안고 와서는 엄마발에

신발을 신겨 주려고 하는

효자 아들이다.

오우~~~ 저 근엄한 표정. 

텔레비젼이 없는 우리집에서 하겸이가 테블렛으로 만화를 보자

눈 나빠진다며 선물로 주신 TV.

 신기하단다.

화면이 테블릿에 비하면 진짜 진짜 크니까.

그런데 유일하게 유투브만 나온다.

아직 연결이 안되어서.

그래서 유투브에서 아이들 만화 틀어주는데 신기해서 좋아라 한다.

그림 그리다가 필받으면 저리 자기 몸에도 그린다.

이번에는 얼굴까지.

이번에는 얼굴까지.

우리 아들이 초코 도너츠 먹는 방법.

위의 초코만 긁어 먹고 빵은 엄마 드세요~~~~

하며 준다. 

 

유치원에 가니 선생님이 하겸이 입술을 보여준다.

부딪쳤다고....

조금 울었단다.

어찌나 속상한지...

애들이야 다치며 크는 거라지만 그래도 입술이 저리 부었으니.

하겸아 많이 아팠어?

응 아팠어.

보이씨는 어디 다쳤어?

보이씨는 안아파, 하겸이 입술이 아파

아......

그럼 보이씨 머리랑 박은 거구나....

내새끼가 키가 크니 보이씨 머리랑 울 아들 입술이랑.

에휴~~~~

드라마 공연 두번째 날은 안 갔었는데

자스민 기사가 하빈이 꽃까지 만들어서 가져다 주었다고.

좋은 친구가 있음에 감사한 딸이다.

좋은날도 있고 구름낀 날도 있고....

힘든 시기도 있는 것이 삶이기에

우리 하빈이도 그랬다.

그러면서 성장한 작은 녀석.

하빈이 장학금 신청을 하려고 헝가리 공립학교 다녔던 성적표를 받아 왔다.

초등학교 1학년 부터 3학년.

초등학교 저학년 성적이야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만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알고 있었고,

헝가리 학교에서는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하루 수업을 안하고 소풍을 가는데

하빈이는 매년 소풍을 가서 놀았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며 말하곤 했었다.

다른 아이들은 당연히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평일이고.

그래서 성적이 좋아서 수업 안하고 소풍가는 아이들은 진짜 신났었다.

그런데

이번에 장학금 신청하는 서류에 1학년 부터 12학년까지 전학년 성적이 필요하다해서

가도르 학교에서 가서 받았더니,

이랬었구나......

1,2,3학년 모든 과목 100점이란다.

그때 담임 선생님이(헝가리는 1학년 부터 4학년 까지 한선생님이 가르치신다.) 한국아이인

하빈이가 성적이 좋은 것에 신기해 하시고 대견해 하셨었다.

글씨체가 너무 이뻐서 하빈이 공책이 학교 대표로 손글씨 대회에 나가기도 했었다.

에미따라 작은 국제학교로 옮기면서 EAL코스를 하던 4학년 아슬하게  4/4를 받고  

특히 5학년부터 12학년 까지는 4.0 만점에 4.0이다.

그래서 그런가....

대학 원서 쓰고 결과기다리는 지금 아쉬운 마음이 있다.

좀더 동기 부여가 되는 학교를 다녔다면 어땠을까....

그냥 헝가리 고등학교를 다녔다면 더 많은 경험과 국제 대회도 나가지 않았을까....

대학원서에 국제대회 결과가 엄청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사 알았다는.....

작은 녀석이 다니는 학교는 전혀 없기 때문에.....

 

성적표 받아서 장학재단에 보내면서

작은 녀석에게 고맙단 마음이 들었다.

큰 녀석에게도.

헝가리 말도 못하는 에미가 전혀 도와주지도 못했는데

참 잘 해주어서 너무나 고맙다.

 

하은이는 월요일 걱정했던 시험 패스하고

3주뒤 큰 시험 준비 시작하고.

시험 스트레스 만큼 체중도 늘고 꾸미지 않고 다니는 딸을

볼때마다 속상하지만 그래도 공부를 마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이제 21살

정말 이쁜 나이인데.....

공부때문에 무슨 고시원 고시생 같은 우리 하은이.

3학년만 넘기면 괜찮다고 하니까.

힘내자, 내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