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알람이 울리고. 다들 소리 없이 일어나 준비를 했다.
잠든 하겸이 잠든 채로 옷 입혀서 차에 태우고.
한국에서 오신 귀한 분들 모시고 260여 km 떨어진 데브레첸 치즈 공방을 찾았다.
인터넷으로 하은이가 3곳 중 전화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해두었었는데
너무나 좋은 곳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도 헝가리 전통 치즈에 대해 아주 조금 알게 되었고.
도착하고.... 헐~~~~~
정말 치즈 공방 맞나? 했었다.
겉모습만 보고는.
이 멍멍이가 큰 사고 칠줄이야.... 그때는 몰랐다.
둘이 저리 다정한 눈빛을 보낼 때 조심했었아야 했다.
울 하은이 마침 월요일은 오후 5시 수업이라서 따라와서 통역을 했다.
심심한 우리 하겸이.
엄마한테 사탕 달라... 저리 애교 발산 중. ^ ^
뚜로나 케피르.. 치즈 만드는 과정을 장거리 출장 가도 본인 핸드폰으로 다 하실 수 있다고.
이 아저씨는 치즈 전문가이면서 모든 기계를 직접 개발하신 분이시다.
앱까지 만들어서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할 때 본인 핸드폰으로 치즈 불을 높이고, 끄고
다 하신다고. 집에 도착하면 일하시기 적당하게 다 하실 수 있단다.
대단한 분이시다.
마침 까망베르 치즈 만드신다 하셔서 구경을 했다.
갈색 치즈가 헝가리 전통 서민적인 고모여 치즈란다.
안에 호두를 넣었는데 내입에 딱이었다는.
보라색 양파를 넣은 치즈는 진짜 맛있었다.
가장 프레쉬한 치즈로 샐러드랑 먹으면 진짜 맛있겠다 싶었다.
사 먹고 싶었다는......
지금 썰으시는 계란말이 같은 치즈도 좋았다.
안에 빠쁘리카 크림을 넣었는데 별로 안 짜고 좋았다.
만든 지 얼마 안 된 까망베르 치즈.
다음 주쯤 먹어야 한다고
모든 치즈를 다 보여주시고 알려주시고 시식도 하게 하시면서
돈을 안 받으시려고 하셨다.
이곳에 치즈를 배우러 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지금은 3명의 학생이 머물면서 치즈를 배우고 있단다.
마지막 거의 끝날 무렵....
하겸이 물을 다 마셔서 주스 가지러 간 그 짧은 시간에
울 하겸이가 사라져서....
다리가 다 떨리고, 앞이 캄캄하고.
도대체 땅으로 꺼졌는지... 하늘로 쏫았는지...
모든 직원 다 동원돼서 하겸이를 찾는데....
루마니아 직원이 뒷마당 저 멀리. 아주 멀리
갈아엎어 놓은 밭 한가운데에 서있는 하겸이를 발견했다.
문이 다 잠겨 있었기에 설마 밖은.... 신경도 안 쓰고 집안과 마당만 찾았는데...
어떻게... 밖에...
그것도 그 멀리 밭 한가운데.....
열쇠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 루마니아 직원이 먼저 가서 하겸이를 안았는데
들토끼 두 마리를 손으로 가리키더란다.
토끼를 쫓아 갔단다.
그런데...
저 강아지가 어디선가 나타나서 뛰어 오더니 작은 개구멍을 통해 집안으로....
이제야 알았다.
하겸이도 이 강아지를 따라서 기어서 개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가
강아지는 뛰어서 어딘가로 사라지고
하겸이는 마침 발견한 토끼를 쫓아 가고.
어찌나 놀랐던지.
이 노므 강아지 맴맴 해줄 거야. 같이 나갔으면 같이 있어야지
어디 혼자 놀러 갔다가 혼자 와. 하겸이만 놔두고.
했더니만...
엄마, 맴매 안돼 강아지 이뻐. 멍멍이 이뻐.
헐~~~~
어찌나 놀랐던지.
그런데...
그 작은 개구멍으로 어찌 기어나갔는지... 참내....
한국 헝가리 치즈 동맹을 맺으셨다고.
이분 대화 몇 번 해보시더니 신이 나셔서는 모든 것을 알려 주셨다.
치즈를 하는 사람들은 서로 도와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서.
한번 한국도 방문해 주시면 좋겠다며 좋은 인연이 되었다.
치즈도 만드시지만
초콜릿 우유랑 캐러멜 우유를 만들어서
리포티 빵집에서만 판매를 하신다고 해서 사봤다.
설탕 양도 줄이시고 캐러멜도 직접 다 시럽을 만들어서 만드시는 것을
내 눈으로 봤기에 안심이 되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사람들은 결국 찾게 된다며
신념을 가지고 만드시는 분.
부다페스트에 3곳의 치즈 가게가 있다고 하니 찾아가 봐야겠다.
참 멋진 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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