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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하겸아, 걱정마, 엄마가 유서 써놓고 죽을 께.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7. 4. 27.

대학 결과가 좋지 않은 작은 녀석 스트레스받았나 보다.

어제 오후,

갑자기 하겸이한테

하겸아, 넌 누나가 공부 열심히 시켜서 하버드 보내줄게.

한다.

야!! 내 아들이야. 내버려두어~~~~

했더니,

아냐, 하겸이는 하버드 가야 해. 알았지?

싫어, 내 아들한테 왜 그래? 공부하기 싫다고 하면 시키지 마.

아냐, 내가 공부 아주 많이 시켜서 하버드 보낼 거야. 하겸아 걱정하지 마.

헐~~~~

어이가 없어서.

안돼. 너도 학원도 안 가고 가기 싫다는 과외 억지로 시킨 적도 없는데 왜 그래. 하겸이 한테.

아냐, 하겸이가 하버드 가면 누나한테 고마워할 거야. 그렇지?

우 씨~~ 내가 유서 써놓을 거야. 하겸이가 싫다고 하면 공부시키지 마. 억지로 하는 건 안돼.

그랬더니만....

울 작은 딸 하는 말.....

엄마, 내가 더 오래 살아, 엄마가 언제까지 살 수 있는데, 내가 더 오래오~~~ 래 살 거거든.

하면서 웃는다.

 

울 하겸이 교육보험은 누나들이라고 항상 이야기했었는데....

잘못하다간 이 교육보험이 문제가 있겠다. 어이없어서......

진짜 유서 써야겠다.

우리 하겸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라고, 꼭 공부를 잘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뭐든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고. ^ ^

 

하빈이가 많이 힘든가 보다.

다른 아이들처럼 여름 방학을 이용해 한국에 가서

학원을 다닌 적도 없고, 비싼 인터넷 강의를 들은 적도 없고,

고작 한 것이 일 년 동안 매주 토요일 두 시간 sat 과외한 것뿐인데.....

왠지 작은 녀석이 자기를 좀 다그쳐서 학원에도 보내고

공부 좀 엄마가 시키지.... 싶은 그런 맘이 있나 보다.

학교 공부야 정말 잘했는데 학교가 너무 작은 것을 어쩌나....

게다가 헝가리에서 매년 여름마다 한국에 들어가서

학원 다닌 다는 것이 비용도 문제지만

난 그렇게 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생각조차 안 했었다.

그래도 그렇지, 우 씨~~~

자기가 힘들게 하겸이 공부시켜서 꼭 하버드 보내겠단다.

어이없어서.......

 

하겸아, 걱정 마,

엄마가 꼭 억지로 공부시키지 말라고 유서 써 놓을 테니까.

내 새끼.

 

이젠 청소기 소리도 무서워하지 않는 용감한 엄마 아들.

 

호기심 많은 우리 아들. 건축가 될까?

 

따라쟁이 울 아들, 모델할까?  기~~~~ㄴ 다리로?

 

혼자 저 블록을 다 만들었다. 뭐든 잘하네, 내 새끼는.

 

작은 아빠처럼 축구 선수가 될까?

 

 

아빠랑 열심히 연습해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 볼까나?

 

요리사도 괜찮지... 엄마는 뭐든 좋아요.

우리 하겸이가 좋아하는 거라면. ^ ^

 

하겸이 자동차 좋아하지?

 

용감하니까 우리 하겸이는 뭐든 잘할 수 있지.

 

고양이, 강아지 좋아하니까 수의사도 좋아요. ^ ^

자동차 밑의 고양이가 궁금한 하겸이.

 

비행기 좋아? 날고 싶어?

뭐든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됩니다.

엄마 아들.

엄마가 여기에 써놓을 께.

하겸이는 하버드 안 가도 돼요~~~~ ^ ^

그냥 공부가 너무 좋다면 모를까....

근데 그럴 것 같지는 않은 느낌.

흥이 많은 우리 아들,

춤을 추어도 괜찮아요.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서 진실된 사람이면 된단다.

그리고

오늘 누나들한테 엄마가 설교한 것처럼

어디에 누구랑 있든 유익을 주고 의미 있는 그런 삶을 살면 된단다.

돈을 절대로 좇지 말고.

엄마가 어제 성경을 썼는데...

어리석은 부자였거든.

그래서 하는 말.

 

누나들이 하겸이를 정말 많이 사랑한단다.

눈물 날 정도로.

감사하고 감사하다.

우리 하은, 하빈, 하겸.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