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하은이 공항에 데려다주고 들어 오니
우리 새끼 일어나서 작은 누나랑 놀고 있네.
이쁜 것.
새벽 여명에 다리 위에 앉아 있는 갈매기들.
로마에 비둘기가 아니라 갈매기가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었다.
남편이 카톡으로 일요일에만 열리는 마켓과 벼룩시장을 알려줘서
차를 가지고 왔는데....
주차가 너무 어려웠다.
어렵게 주차를 하니 친절한 이태리 총각? 이 안된다고.
버스 정류장이라서...그러더니 갑자기 뛰어 와서는
앞쪽에 차가 빠졌으니까 그곳에 주차를 하라 알려준다.
고마워라....
로마 곳곳 저리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물어보니 테러 때문이란다.
다음은 로마라는 유언비어가 돌고 있단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평상시에는 차가 다니는 도로를 막고 장이 열렸는데 동남아 분들이시다.
도대체 벼룩시장은 어디에서....하는데....
도로 메인은 시장이고 그 옆의 곁길들이 벼룩시장이다.
생각보다 큰 장이었다.
이곳에서 하겸이 동물 스티커 책도 하나 샀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다는.
구경하다가 후식 집는 집게를 물어보니 10유로란다.
그래서 8유로로 깎아서 샀는데 이것이....
울 아들 상어가 되었다가 괴물이 되었다가 로봇이 되었다가....
여행 내내 유모차에 싣고 다니면서 하겸이 장난감이 되었다.
이런 옛날 사진은 누가 사나... 했는데 의외로 사는 사람이 있더라는.
아마도 카페나 레스토랑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지 싶었다.
직접 땅콩을 볶아서 파는 데 한 봉지에 1유로란다.
우리도 한봉지 사서 우리 하겸이 땅콩 까는 재미에 열심히 먹었다는.
하겸이가 원숭이가 들고 있는 컵에 동전을 넣어주니 원숭이 입에 털어 넣었다.
그 모습에 놀란 울 아들....
엄마 원숭이가 돈을 먹었어요. 한다.
그러더니,
엄마 난 놀랬었어. 엄마는 안 놀랬어?
응, 엄마는 괜찮았는데,
엄마 대단하다. 난 놀랬었는데.
하며 엄지 손가락을 번쩍 들어 올린다.
옆 테이블 손님들이 쳐다본다.
집게로 빵을 집어 먹는 울 아들.
상어 노래 부를 때도 놀고. 비둘기 과자 줄 때도 사용하고...
하겸이 사과 주스를 시키면 어디서나 이런 초록 주스가 나왔다.
궁금했다. 왜 초록색이지?
보통 사과 주스는 투명한 갈색인데.....
밖에서 식사를 해야 하니 매번 고민이다.
하겸이가 먹을 것이 여의치 않아서....
해물 리조또를 잘 먹어 주어서 땡큐~~~ 아들.
택시 아저씨가 꼭 먹어보라는 이태리 전통 음식 gnocchi를 하빈이는 주문했는데
감자 가루로 만든 것인데 맛있었다.
하빈이 표현이 유럽식 떡볶이라고.
쫄깃쫄깃하니 정말 떡 식감이었다. 토마토소스에 묻힌.
하빈이가 티라미슈를 꼭 먹어 봐야 한다 해서 엄청 비싼데 주문을 했더니...
케이크 모양이 아니라 저리 컵에 나온다.
그런데...
와아~~~ 맛있었다.
이런 티라미슈는 처음이었다.
가격만 좀 저렴하면 자주 먹고 싶은 그런 맛이었다.
보통 식당에서 메인 요리 가격이니까....
숟가락으로 떠먹는데 참 이상하니 맛있었다.
달지 않은.... 참 요상타.
그리고 걸어서 판테온으로 갔다.
판테온- 만신전.
내가 로마에서 본 것 중 제일 아름다웠다.
세상의 모든 신을 모셨다는 것이 로마 다웠다.
들어서면서부터 입이 쩍~~~
한동안 멍~~~ 하니 바라만 봤다.
울 아들.
너도 멋지단 생각을 하는 거니?
엄마 흉내야?
다음에는 차로 돌면서 여러 번 보았던 베네치아 광장으로 갔다.
1871년 이탈리아 통일을 기념해서 건축했단다.
저곳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고, 전쟁 중 죽은 군인들을 위해서 타오른단다.
하겸이를 데리고 들어가려 하니 옆으로 돌아가서 엘리베이터로 가라고 친절히 말해준다.
덕분에 빌딩 5층 높이까지 올라가서 로마 시내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차를 스페인 계단 위에 있는 주차장에 놓았기 때문에 다시 시내로 들어왔다.
길거리 비보이 공연에 우리 아들 입이 쩍~~~ 벌어지고,
음악 소리에 온몸이 흔들흔들.
결국 길거리에서 뒹굴고 뛰고 점프하고
시간 여유가 있어서 천천히 느긋하게 걸어 다니다가
급할 것 없이 다니는 이 여행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