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오전에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다.
에녹이 기침을 하니 데려가란다.
알았다 하고 바로 유치원에 갔더니 마침 바깥놀이 시간인데
..... 왜 스키바지를 안 입혔지?
밖에 나갈 때는 스키복을 입혀서 놀게 하는데 하겸이만 면바지 2개를 입혔다.
선생님들이 애들 옷을 잘 구분을 못해서 전에도 이런 일이 종종 있었다.
하겸이한테 아무리 말을 해도 이제 40개월이니 자기 스스로 스키바지 찾아 입지를 못한다.
유치원 교사로 17년을 일한 나로서는 선생님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애들이 꼴랑 13명인데 어째 애들 옷도 구분을 못하는지.....
어쨌든 하겸이 데리고 와서 바지 하나 벗겨서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이러면 의사를 또 불러서 확인받고 의사는 일단 일주일 집에 있으라 할 것이고...
그래서 그냥 집에 데리고 있어 봤다.
토요일, 콧물이 나왔다.
일요일은 콧물도 안 나고 기침만 조금
월요일도 기침만 조금,
화요일 혹시나 싶어 집에 데리고 있으며 놀다가
잠잘 때 보니 기침을 안 해서
수요일 아침 유치원에 데리고 갔는데
하겸이를 본 선생님
괜찮으냐고, 의사 확인서는 가지고 왔는지 묻는다.
그때 하겸이가 기침을 했다.
그러자....
안된단다. 이러면 다른 아이들 모두 감기에 걸린다고.
헐~~~~
어젯밤에 유치원에서 메일이 왔는데 하겸이 반은 3명이 온다고.
그래서 이러면 크리스마스 행사를 취소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기침만 몇 번 하면 유치원에 오지 말라하니 3명이 유치원에 오는 것일 게다.
좀 황당해서
콧물도 안 나고 열은 당연히 없고 기침 조금 한다고 못 오면
겨울 내내 에녹은 집에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애 데리고 집에 왔는데
짜증이......
아들이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오자 황당한 울 신랑,
다른 유치원 알아보란다.
매달 45만 원의 원비를 내는데 가는 날이 반도 안되니...
아빠가 한국 출장 갔다 오시면서 사 오신 공룡들로 행복한 울 아들.
저 큰 스피노 사우루스를 잠잘 때도 옆에 놓고 잔다.
유치원에 못 가니 작은 누나 따라 백화점 놀러 간 울 아들.
회전목마가 아직도 있네....
그래서 이번에는 기부를 좀 했더니만 초콜릿을 준다.
저 작은 초콜렛 하나에 또 행복한 울 아들.
엄마, 나 요리사 될 거야.
엄마 앞치마 주세요~~~~
엄마 너무 좋다. 하겸이가 요리사가 되면 엄마 맛있는 거 해줄 거야?
응. 하겸이는 요리사가 될 거야.
거 끼 가지는 좋았는데.....
감자 깎으면 자기가 해보겠단다.
닭을 씻으면 자기가 해보고 싶단다.
숨 넘어가요~~~
아빠 칼 놀이하자~~~~ 응?
아빠 죽었어.
아냐~~ 아빠 칼놀이 하자 응?
토요일마다 영어를 가르치는 노숙자 커플이
하겸이한테 준 선물이다.
감동이었다는....
돈이 없으니 선교사님이 주일마다 주는 것과 다른 곳에서 받은 것을
모아서 저리 정성 가득한 선물을 만들어서 준다.
고마워라~~~ 복도 많지.
오후 3시면 벌써 저런 노을이.
이쁘긴 한데.....
2월까지는 밤이 더 긴 날들이다.
아들, 기침어쩐다냐
맨날 엄마랑 백화점에 데카틀론으로 이케아로
놀러 다녀야 할 듯싶다.
참으로 이상한 헝가리 법이다.
한국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아이가 감기로 아프면 엄마나 아빠 둘 중에 하나는
집에서 쉴 수가 있다 출근을 안 하고.
다들 당연히 생각한다.
좀 심하면 2주를 결근하고 쉰다.
이러니... 참.....
아들 집으로 돌아와서는 어찌나 신나서 잘 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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