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해 서커스를 보았다.
우리 아들이 엄청 좋아해서 누나가 봉사를 했다.
두 딸들도 어려서는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시큰둥.
울 아들은 서커스 보러 간다는 그 말 한마디에 며칠을 행복해했다.
그리고 서커스장에 들어가서 표를 받자마자 어찌나 신나 하던지.
이런 아이를 보는 것이 행복하다.
날이 좋은 주말,
부다페스트 시민 공원에 가족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다.
동물원도 줄을 서서 표를 사고,
세체니 온천은 관광객들로 든다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원래 여기서 먹을 생각은 아니었다.
어쩌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괜찮으려니 했는데....
울 아들 햄버거 속이 궁금.
하빈이 말대로 옆 레스토랑으로 갈 것을.
하빈이 말대로 옆 레스토랑으로 갈 것을.
아이들 놀이터가 북적거린다.
서커스를 보고 싶은 우리 아들은 오늘은 놀이터는 알아서 통과해 주신다.
햄버거 안의 닭고기만 먹었기에... 후식으로.
근데 줄도 길고 때마침 아이스크림이 떨어져서
딸기 하나만 남았단다.
할 수 없이 딸기 아이스크림 하나만 샀다.
요즘 관광객들이 아니 헝가리 사람들도 즐겨먹는
빵 안의 아이스크림이다.
그런데 가격이 좀 비싸다.
작은데 1500 포린트 하니까.
우리 아들 표정이.
아이스크림이라고 했는데 어디에 아이스크림이 있지?
빵에 설탕이 솔솔솔,
엄마, 왜 설탕이 있어요?
기분 좋게 먹고 또 먹는 아들.
서커스 시작 전에 좀 일찍 들어가서 미리 예약해서 좋은 자리에 앉았는데
심심한 아들이랑 셀카 놀이를 했다.
오늘 처음 사봤다.
몇 개 먹었는데 계속 속이 더부룩했다.
아드님 과자랑 주스, 물 마시며 서커스 관람해 주시고.
이번 서커스는 물 쇼다.
그래서 모든 순서마다 저렇게 물이, 분수가.
쇼하는 출연자들은 참 많이 힘들겠다 싶었다.
서커스 끝나고 나왔는데 하겸이가 서서 안 간다.
한참을 보더니만 엄마 서커스는 저기서 하는구나.... 한다.
그러더니
엄마 서커스 진짜 진짜 재밌다.
다음에 프로그램 바뀌면 또 오자.
맥주 마시며 소리소리 지르며 도는 사이클은 많이 다니는데
세상에....
아예 맥주 버스가 있다.
저 버스에 앉아서 맥주 양을 미리 예약하고 마시며
부다페스트 시내를 투어 한단다.
그런데...
난 별로다.
여기저기 구토한 흔적을 보는 것이 안 좋다.
집에 오니 누나들이 태산이랑 함께 산책을 나가자 하니
우리 아들 바로 캡틴 아메리카 방패랑 가면 써주시고.
두 누나는 정말 이러고 갈 거냐고 난감한 표정.
괜찮아. 하겸아. 멋지네 내 새끼.
내년만 돼도 안 한다 할지 모르니 좋다 할 때 원 없이 해보는 거지.
슈퍼맨 옷을 입은 캡틴 아메리카는
태산이 똥을 들고 집에 왔다.
지난번에 처음 태산이 똥을 비닐봉지에 담더니
" 누나 처음에는 뜨거웠는데 지금은 따뜻해"
그리고 너무 재미있어하면서
"말랑말랑해"
했단다.
그렇게 산책을 나가면 우리 하겸이가 태산이 똥을 들고 와서
쓰레기 통에 버리는 것으로 산책이 마무리된다.
태산아~~~
캡틴 아메리카가 니 똥을 치워주니 넌 영광인 줄 알아라~~~
표정이 모르는 듯.
이렇게 여름을 보내면 우리 아들은 또 훌쩍 클 테고
우리 태산이는 점점 저질 체력이 되겠구나.
그래도 안 아프고 건강하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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