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햇볕 아래서 움직였다. 해가 너무나 따갑고 아플 정도였기에 많이 지친 하루였다.
그래서 저녁에 눈에 띄는 팩이 있어서 얼굴에 발랐더니
가만히 내 얼굴을 보던 하겸이가 묻는다.
엄마, 왜 얼굴에 이걸 발랐어요?
마사지하려고, 엄마가 예뻐지라고.
응.
하고 돌아서던 하겸이가 다시 왔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엄마, 엄마가 안 예뻐도 하겸이는 엄마가 제일 예뻐요.
한다.
그러니까 맛사지 하지 않아도 하겸이는 엄마가 제일 예쁘다는 표현일 것이다.
얼마나 감동을 받았던지.
나중에 크면 자기 여자친구에게 해줄 맨트지만 어쨌든 내가 울 아들한테 최고의 사랑 표현을 받았다.
고마워, 아들.
나이들면 염색 없이 그냥 흰머리 늘어나는 대로 살고 싶다던 나의 바람을 접고
오늘 아침 염색을 했다. 다음주가 우리 아들 유치원 개학이라서.
너무 어린 우리 아들에게 할머니가 아니라 엄마가 되어야 해서.
정리함을 사줬더니만.....
물을 담아 달란다.
그리고 몇일 째 저러고 노는데 놀 때마다 물바다가 된다. 옷도 젖고.
자기 생각에 물고기는 정리를 해도 물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나 보다.
그래서 약속을 했다.
밤에는 물을 버리고 아침에 다시 담기로. 안 그러면 미끄덩미끄덩 안에 이끼가 생기니까.
시끄럽던 녀석이 조용하면 뭔가 불안한 기운이....
그래서 살금살금 가보니....
뭘 저리 집중해서 하는지...
아~~~ 사진을 찍고 있구나.
요즘 테블릿으로 만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손을 대더니 사진 찍는 것을 알게 되었나 보다.
우리 아들은 뭐든 혼자서 경험하며 배운다.
나중에 아들 잠든 뒤에 보니 생각보다 잘 찍었네.
ㅎㅎㅎ
그래서 그리도 초집중을 했나 보다.
흐린것 몇 개 빼고는 제법 선명하다.
그리고
요즘도 열심히 이것저것 사진을 찍는다.
뭐든 울 아들이 재밌고 행복한 것을 하면서 살면 좋겠다.
그 일이 자신과 이웃에게 유익이 되는 일이며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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