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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아들아, 생각하고 싫어 해주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9. 1. 24.

요즘 우리 아들 뭘 물어보면

바로 싫어가 나온다.

가끔은 초콜릿 줄까? 에도

자동반사로 싫어 하다가

????

초콜렛 먹을 거야.

싫다고 했잖아.

하면 빙긋 웃으며 달란다.

아들, 일단 생각해 보고 싫다고 하면 안 될까?

네, 응, 했다가 손해볼일 있나?

그래서 딸들에게

울 아들이 드디어 제1 반항기인가 보다.

했다. 

 

예지 이모가 준 초콜릿 만드는 박스를 뒤집어쓰고는 더듬더듬.

그런데 재밌는지 계속 낄낄낄 키득키득.

저러다 넘어지지....

꼭 저러다 넘어지고 울고 하는데.

한번 다쳐야 조심하지 싶다.

그래도 안 다치는 것이 좋건마는....

사내 녀석은 어째 이리 매 순간 긴장을 시키는지.

그런 때 뿡할때도 저리 쓰고 있다.

어이없어서...

 

 

 

장 보는데 가면을 쓰더니 사진 찍어 보여달란다.

이럴 때는 또 다 큰 녀석 같은데...

사고 싶어?

했더니만 아니란다. 싫다고.

땡큐입니다.

 

아침에 누나랑 카페에서 브런치 먹으러 내려가려 하니

싫어.

헐~~~

가자.

싫어. 하 겸이는 혼자 있을 거야.

우 씨~~~

내려와서는 그림 그리며 좋단다.

 

마리나 워크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안 가겠단다.

갑시다. 아들~~

싫어, 난 여기 있을 거야.

엄마가 잡고 끌고 가니 재밌나 보다.

혼자 까르르르 넘어간다.

욘석 더 크면 정말 힘에 부쳐 어쩔꼬.

그래도 금방 앞서서 걸어가는데

싫어하는 저 속이 궁금하네. 정말.

 

 

 

호수 바라보고 벤치에 앉았다.

울 아들 더 걷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누나는 더 걷고 싶다는데 울 아들이 영~~ 싫다 하니.

그리고는 그림을 그리신다.

아~~~ 영감이 떠올랐나?

산책하기 참 힘드네.

 

또 안 간단다.

싫어.

아이스크림 사줄게.

아이스크림 싫어

우 씨~~~

아이스크림 가게 보더니 날름 망고 아이스크림 받아서는 잘도 먹는다.

망고 아이스크림 덕분에 잘 걸어서 왔다는.

처음부터 아이스크림 사줄까? 할 때 응. 할 것이지.

싫다고 하기는.

진짜인 줄 알고 안 사줬으면 어쩔 뻔했냐고요~~

 

형아랑 땀 뻘뻘 흘리고 놀더니 아주 조금 저리 앉아서 색칠하고 그림 그리고.

그리고

목욕을 시켰는데.

머리도 다 말렸는데.

 

형아 좋아~~ 형아 좋아~~

하더니만.

 

형, 여기서 침대로 점프할 수 있어?

헉!!!!

 

자기는 침대 까지는 못한단다.

그러면서 침대까지 점프 못하는 시범을 보이신다.

 

그리고 형아,

드디어 날았다.

동생 앞에서 침대까지 점프.

저리 놀으니 목욕한 지 20분 만에 다시 땀으로....

 

다운로드하여 태블릿에 넣어 온 문어 다큐멘터리 보여주면서 진정시키고.

두 녀석 문어 보면서 어찌나 진지한지.

 

하겸이 침대에 누워서 봐.

싫어.

 

떨어져요.

아냐. 여기가 편해.

정말.....

참 요상도 하다.

 

밖에 나가자.

싫어.

오늘 청소하러 온단 말이야. 나가야 해.

싫어. 하겸이 혼자 있을 거야.

정말.....

나와서는 또 좋단다.

가방에 기저귀, 쉬아통.... 이제 안 넣고 다녀 좋았는데

공책, 색연필,, 색종이.... 또 한가득 넣고 다닌다.

 

두바이 몰에 가서 사진 찍자.

했더니만

싫어.

그러더니 앞에 가서 선다.

욘석을 정말~~~~

 

노래에 맞춰서 춤추는 분수 보러 가자.

싫어.

분수 시작하자마자

와아~~~

누나 무릎에 앉아서 눈도 깜짝 안 하고 신기해서 본다.

그러더니 또 보고 싶단다.

30분 뒤에 하니까 가야 해요.

싫어. 또 볼 거야.

진짜 꿀밤 한 대 줄까 보다.

상어 보러 가자.

 

상어 30여분 신나게 보더니 이상한가 보다.

엄마, 우리도 들어가자.

.....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이젠 알아 버렸다.

그래서 다음에 형아랑 같이 수족관 안에 들어가기로 하고

바이 바이 인사하고 왔다.

울 아들이 크고 있군.

알아챘어.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다리 꼬고 앉아서 내 핸드폰으로 겨울 왕국 보는 아드님.

앞에 앉은 하빈이 웃겨 죽겠단다.

표정까지. 

 

 

하겸아, 수영장 가자.

네~~~~

싫어가 아니네.

수영장은 언제나 네~~ 한다.

 

밥 먹자,  하면.

싫어, 안 먹을 거야. 배 안 고파.

(밥 넣어주면 꼬박꼬박 받아먹으면서리)

마트 나갔다 오자.

하면

싫어 하겸이 혼자 있을 거야.

(마트 가서는 아이스크림 하나 꼭 사서 들고 엉덩이 춤추면서도)

트램 타고 바닷가 갔다 올까?

싫어, 안 갈 거야.

(가서는 엄청 좋아하면서도)하는 녀석이

수영장은 어찌 그리 좋아하는지.

요 정도로는 제1 반항기는 아닌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요즘

싫어 먼저 하는 아들이다.

그래도 계속 연습하는 인사는 이젠 제법 노력한 만큼 잘한다.

아들은 학습과 연습이 필요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