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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아빠 놀이터에서 쑥쑥 자라는 아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9. 3. 18.

아침에 예배당에 가는

차 안에서 하겸이가 묻는다.

엄마, 지구는 하나님이 왜 만드신 거예요?

우리를 위해서 만드셨지.

사람?

응.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시기 전에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지구를 만드신 거지.

해님도? 어떻게?

말씀으로 명령을 하셨지. 빛이 생겨라. 하고.

 

깜짝 놀랐다.

55개월 우리 하겸이가 창조에 대해서 묻는 것이다.

이런 대화를 하은이 집에 갈 때까지 했다.

자동차는 사람이 만들었어요?

그럼,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사람이 만들었지.

그럼 원숭이랑 바나나는 하나님이 만드셨어요?

그렇지. 사람은 아무리 똑똑해도 원숭이나 바나나는 만들 수 없지.

우리 사람도 하나님이 만드셨거든.

아이스크림은 사람이 만들었지요?

그렇지. 하나님이 만드신 딸기랑 바나나랑 이런 거로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만들었지.

 

참 많이 컸다. 내 새끼. 하나님 아들. 에녹.

 

며칠 전, 하겸이 이쁜 행동을 보고 

아이고. 하면서 웃었더니

엄마 도대체 그런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한다.

어이없어 또 웃었다.

 

스페인 하숙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 남편에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산티아고 걷는 것이라고 했더니

남편은 별로 갈 생각이 없다. 그래서.

하겸아, 나중에 엄마랑 산티아고 같이 걷자.

했더니

그건 좀 쉽지 않겠는데?

해서 그 표현이 너무 신기해서 웃었다.

무슨 뜻인지 알고 하는 건가? ㅎㅎㅎ

 

우리 이쁜 아들은 엄마가 이쁘다는 말을 자주 해준다.

나이 든 엄마는 어린 아들이 엄마 이뻐요 하는 말이 너무 좋다.

옆에서 듣던 아빠가 물었다.

하겸아, 아빠는?

했더니

아빠는 멋있어요.

한다.

사랑 가득한 우리 아들의 표현에 엄마, 아빠는 그저 행복하다.

 

 

 

 

 

 

 

 

 

 

 

 

 

 

 

우리 아들은 매일 아빠 어깨 위에서 논다.

전화하는 아빠, 노트북 하시는 아빠, 서 있는 아빠...

무조건 아빠를 등산하듯 타고 올라가서 논다.

아들 녀석은 어째 저리 활동적인지....

 

하겸이 아인슈타인 젓가락이 부러졌다.

이 참에 젓가락 연습을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젓가락이 너무 어려워서 안 하려고 하던 녀석.

안 돼. 끝까지 포기하면 안돼.

단호한 엄마 표정에 어쩔 수 없이 울먹이며 하더니 몇 개씩 집기 시작한다.

일주일 정도 뒤면 잘하지 싶다.

 

엄마 왜 젓가락으로 과자를 먹어야 해요?

이 과자 다 젓가락으로 먹어야 해요?

 

우리 아들 그동안은 자고 먹고 놀고 하는 것이 과제였다.

쑥쑥 건강하게.

아니다. 중요한 과제를 했었다.

기저귀 떼고 대소변 훈련도 했고, 손가락 빠는 것도 안 하고,

공갈젖꼭지도 버리고.

말도 정말 많이 늘고.

그런데 이제 해야 할 과제들이 또 하나하나 생기기 시작한다.

젓가락 사용도 배우고,

보조바퀴 없는 자전거도 배워야 하고,

올해부터 슬슬 한글도 해야 한다.(요즘 매일 5분 정도씩 하고 있다.)

숫자는 유치원에서 배웠는지 이미 알고 있고,

더하기는 혼자 태블릿으로 터득했고,

빼기는 아직 이해가 안 되니까 놔두었다.

 

일단 올해는 한글이랑 자전거 타기를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