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후,
하겸이 데리러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전화가 왔다.
모르는 전화번호인데....
유치원 하겸이 선생님이시다.
놀래서 ????
하겸이 손이 다쳤는데 말을 안 한단다. 그러니 하겸이 한테 물어 봐 달란다.
전화를 하겸이 한테 바꿔주고,
하겸아~~~
엄마. 하겸이 다쳤어.
어? 어디를.
팔.
왜?
놀다가.
거기까지만 말을 하고 왜 어떻게 어디서 다쳤는지를 말을 안한다.
내가 지금 가고 있다고 말을 하고 유치원에 가는 동안 걱정이 되고,
얼마나 어디를 다쳤지? 어떻게?
그리고 유치원에 도착해서 하겸이를 찾으니 놀고 있다.
선생님이 하겸이를 데리고 와서 보여주는데....
물었구나.....
우씨, 내새끼 얼마나 아팠을까.
하겸아, 누가 그랬어?
즈네로가.
왜?
내가 빨간 빠방을 먼저 타는데 즈네로가 안된데. 자기거라 아무도 타면 안된데.
그래서?
물었어. 그리고 자기 거래.
하겸아, 선생님 한테 왜 말 안했어?
....
물었어요. 하는 말을 몰랐어?
고개를 끄덕끄떡한다.
하겸아, 무는 흉내를 내면 돼. 선생님 한테 가서 손 보여주고
즈네로가 이렇게 했어요.
하고 꼭 말을 해야해.
그런데 우리 하겸이는 물린것 보다 유치원 빠방을 자기 거라며 못 타게 한게
더 속상하다.
계속 즈네로가 못 타게 했다는 말만 한다.
하겸이 한테 빠방은 유치원 거라서 누구나 탈 수 있는 거라고,
하겸이도 타도 되는 거라고 설명을 하고.
선생님 한테 즈네로가 바깥 놀이에서 자동차로 서로 타겠다고 실갱이 하면서
물었다고 말씀 드리고 집에 오는 차안에서 다시 교육을 한다.
하겸아, 친구가 때리거나 밀거나 물면 바로 선생님 한테 말해야해. 알았지?
엄마, 무는 것을 뭐라고 해?
바이트(Bite). 돈 바이트 미(D'ont Bite Me.) 해야해. 그리고 헝가리 말로는 허럽이야.
그런데 생각이 안나면 스톱, 넴 써버드 큰 소리로 그렇게 말을 해.
그럼 엄마, 꼬집는 것은 뭐야?
핀츠(pinch),
그럼 노 핀츠 해?
돈 핀츠 미, 해야지.
에휴~~~~ 이런거 까지 가르쳐야 할 지 몰랐다.
차 안에서 혼자서 연습을 하는 우리 하겸이
노 바이트, 노 푸쉬, 노 파이트...
집에 오니 남편이 하겸이 손을 보더니
하겸이 보고 또 그러면 하겸이도 같이 때려주고 화를 내라고 한다.
안돼지. 여보. 그렇게 가르치면 절대 안되요.
정말 억울 한게 뭔지 알아요? 열대 맞고 한대 때렸는데
우리 애가 더 가해자 처럼 되는 거야.
하겸아, 절대 같이 물거나 때리면 안되고
꼭 선생님 한테 까서 보여주고 말을 해야해.
하겸이 하는 말이 ,
내가 때리면 즈네로가 또 나를 때리고, 또 나를 물면 어떻게 해.
다음날,
유치원에 가니 하겸이가 웃으며 나온다.
그리고 차 안에서 하는 말이,
엄마, 즈네로가 빠방도 안 뺏고 물지도 않았어요.
그렇게 일주일 동안 오후에 엄마를 보면 같은 말을 한다.
그리고 금요일,
너무 재밌었다고 하면서 유치원이 좋다고 말을 하는 하겸이.
아기 레니랑, 작은 알렉스랑 즈네로라 재밌게 놀았단다.
애들이 다 이러면서 크는 건데 무는 것은 잘 안 고쳐지는
습관이라서 걱정을 했었다.
전에도 다른 손이 많이 할퀴어서 왔었는데
즈네로가 장난감을 뺏으려고 할 퀸 거였다.
상처가 나면 또 안되니까....
그저 재밌게 잘 다니기만 하면 감사하다.
유치원에서 3월 15일 혁명기념일 행사에 참여 한다고 하더니
부다성과 겔레리트 언덕을 다녀왔다.
아직 헝가리말이 능숙하지 않은 우리 아들이 자꾸만 걱정이 되지만
잘 지내는 것 같아 감사하고, 유치원이 너무 재밌다고 하니 그것도 감사하고.
아들이랑 오숑에서 장을 보고 피자를 기다리는 동안
개구리 잡기 게임을 하고 싶다 해서 돈을 넣었는데....
헐~~~ 시작 하자 마자 망치가 날라 갔다.
어이 없어 다시 끼우고 시작하니 또 망치가...
결국 울 아들 망치머리만 들고 개구리 때리기 시작했다는.
아들은 이렇게 스트레스를 날렸다.
한번씩 장보러 가서 개구리라도 때리라고 해야 겠다.
매일 매일 쑥쑥 자라는 우리 아들 사랑해.
즈네로가 물어도 같이 때리고 물고 하지 않아서 엄마는 고마워.
그래도 아들아.
꼭 선생님 한테 가서 말을 해야해.
어떤 상황에서 일어난 일인지.
처음에 손을 물렸을 때 엄청 아프고 놀랬을 텐데 울지도 않고,
선생님이 왜 어떻게 다쳤는지 물어 봐도 말을 안했다는 아들.
엄마 얼굴 보고서야 상황을 설명하는 내 새끼.
그 동안 설명을 잘 못한다고 생각해서 참고 있었던 아들.
다른 손등도 할퀸 자국이 아직도 있는데.
아이들이 사립 유치원이라서 그런지 다들 잘 지내고 재밌다고 했는데,
앞으로 이런일 없을 것이라고 했으니까....
우리 아들 항상 재밌고 행복하고 멋진 날들이기를 엄마,아빠는 바라고 바란단다.
사랑해, 내 새끼.
하나님의 귀한 선물, 귀한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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