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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4월 1일 우리 아들의 일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4. 2.

4월 첫날.

공기는 좀 차가워도 햇살이 너무 좋다.

오전 10시 30분에 율리랑 30분 수업을 하는데 아침에 한번 복습을 했다고

그래도 오늘은 몇 마디 대답하고는

"엄마, 나 오늘은 잘했지?"

"빨리 아빠한테 전화해. 난 아빠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

에고.... 내 새끼.

월요일에 내 노트북이 문제를 일으켜서 10분 이상 늦게 참여한 울 아들이

한 마디도 못해서 엄청 속상한 엄마가

"하겸아!! 대답을 해야지, 노래라도 크게 불러야지~~"

소리를 질렀더니만...

오늘은 그게 맘에 걸렸었는지 끝나자마자

엄마 나 오늘은 대답 잘했지?

하더니 빨리 아빠한테 전화를 하라는 울 아들.

어째 엄마가 큰소리로 말해야 한다고 했는데 칭찬은 아빠한테 듣고 싶어 한다.

프랑스어 자꾸만 잊어서리 신경 쓰느라 우리 새끼 힘들게 했네.

 사실 아이들은 율리의 수업보다는 반가운 친구들 서로 이름 부르고

얘기하고 싶은 심정인데...

30분 동안 마이크 끄고 선생님이 한 명씩 이름 부르면서 물어보고 하니

어째 인터넷 수업은 할 수록 그냥 별로다.

그래도 오늘은 아침에 연습했다고 몇 마디 대답하는 내 새끼.

개나리가 활짝 폈다.

조만간 장미도 보겠다.

우리집 장미는 노랑, 주황, 빨강이 섞여서 핀다.

같이 심었었나 보다.

1등으로 꽃을 보여준 튤립. 이번 주에 다 필 것 같다.

태산아~~~

태산아~~~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쳐다도 안 보고

울 태산이 삐졌다.

산책을 안 간다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야~~

아무리 말해도 난 몰라요~~~ 표정이다.

하겸이가 축구공을 가지고 노는데... 이러면 항상

태산이가 더 신나서 뛰는데.

봄이라서 그런가 보다.

겨우내 저장해 놓은 음식 다 먹었는지 개미들이 엄청 바쁘다.

하겸이랑 한참을 들여다 보고,

여왕개미 보고 싶다는 하겸이 ,

삽 들고 땅을 팔 기세다...

이러면 태산이가 올 텐데.... 정말 오늘은 안 온다.

하겸이가 태산아~~~ 태산아~~~

부르면서 자전거를 타는데,

울 태산이 표정 좀 보소.

봄 타나 보다... 어쩌누...

선글라스 하나 씌워져야 하나.

 

 하다 하다 이젠 정말...

하기사 저렇게라도 놀아야지,

하....

태산아....

하겸이가 말했잖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나가면 안 된다고~~~

문 앞에서 떠나지를 못하는 우리 태산이.

그러다 베란다에 앉아서 밖을 바라보다가 다시 문 앞으로 간다.

저 표정 하고는,

무슨 거문고 뜯는 것 같네.

망가진 빨래 걸이대를 가지고 연주하는 뮤지션 우리 아들.

 

https://youtu.be/f_5VxdC4FPQ

 

 

아빠가 퇴근하고 오셨는데 봄바람난 울 태산이,

아빠한테 반항을 한다.

왜 계속 산책을 안 가냐고...

아빠가 앉으라고 해도 앉지도 않고 앙알앙알 말대꾸를 한다.

그래서

아빠가 산책을 가잔다.

가족 모두 마스크 착용하고,

울 아들은 자전거 타고 출발을 했다

닭들이 모두 밖으로 나왔네....

요즘은 차량이 별로 없어서.

꽃들이 다 피었네,

다음 주면 꽃비가 내리고 다 지겠다.

 

우리 하겸이는 과제를 아빠가 사무실에서 프린트를 해 오셔서

항상 하루 늦게 과제를 한다.

프린트 과제는 너무 쉬워서...

이것을 프랑스 말로 듣고 이해를 해야 하는데

어쩌겠나. 상황이 이러니.

시간이 멈춘듯한 하루하루인데

내일은 또 어찌 지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