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너무너무 좋다.
아빠가 마당을 정리하시겠다며 나가신다.
겨울 내내 손도 안대서 엉망인 우리 마당.
그렇지 않아도 심심했던 울 아들 신났다.
겨울 내내 눈,비, 먼지로 더럽던 베란다가 깨끗해졌다.
이렇게 깨끗하면 당분간 울 태산이는 안 올라오는 걸로....
대신 앞 베란다에서 지내는 걸로...
엄마~~~ 엄마~~~
부르는 소리에 나갔다가 어찌나 놀랐던지.
위험한데.. 사내 녀석이라고 어찌 저리 올라가는 것을 좋아라 하는지.
모세 지팡이 하나 찾아서는 신났다.
이리 휘두르고 저리 휘두르고.
나도 오랜만에 집안 대 청소하는데
엄마~~~ 빨리~~~ 내가 찾았어요~~~
하는 소리에 뒤 돌아보다가 어찌나 놀랐던지.
흙 범벅인 전갈을 찾아서는 씻어 달란다.
작년 초겨울 놀다가 뒷마당에 놓고 와서는 잊었는데 오늘 찾은 것이다.
고무장갑 끼고 깨끗이 씻었는데도...
왠지 더 씻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의 전갈.
울 아들 진짜 진짜 열심히 청소를 했다.
의자 닦는 걸레 3번이나 빨아가면서 닦았다.
울 아들이 깨끗이 닦은 테이블에서
아빠가 주문한 스테이크로 점심을 먹었다.
헝가리 식당은 영업은 할 수가 없다.
대신 배달만 가능하다.
그래서 남편이 주문을 했다. 스테이크 하우스에...
그런데... 2인분에 배달해 주어서 11,000 포린트니까 4만 4천 원이다.
너~~ 무 비싸지만 어쩌겠나.....
배달해주는 게 감사하지.
점심 먹고 노는 듯하던 울 아들...
아들~~~
어디 갔는가?
아빠가 준 숙제가 오래전 강아지 집 부수는 거란다.
어찌나 열심히 망치로 내려치는지....
아빠가 박으라는 못을 박는 아들.
제법 잘한다.
엄마~~~
어찌나 자주 불러대는지...
일하다 말고 계속 나가는데
꽃이다.
향이 어찌나 좋던지.
땡큐 ~~~ 울 아들, 내 새끼.
하은이 7살 생일 선물로 아빠가 만들어 준 놀이터다.
너무 오래돼서 낡은 놀이터라 걱정을 했는데
아빠가 사다리를 받쳐 주었더니 신나서 올라가는 아들.
저 놀이터도 정말 오래되었네....
뒷마당 쓰레기 모두 모아서 태웠다.
오랜만에 보는 뒷마당 불이네...
저기에 오징어 구워 먹고 감자 구워 먹었었는데...
밤새 드나드는데 이 향기가 집안 가득했다.
봄이라고 속삭이네.
옆집 할아버지가 얼마 전 돌아가셨다.
우린 집 담장을 고쳐주시기로 약속을 하시고 연락이 없어서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젊은 여자가 와서 집을 정리하길래 남편이 물어보니 돌아가시고
자기한테 유산으로 이 집을 물려주었다면서
세를 주었나 보다.
며칠 전부터 시끌시끌하더니
오늘은 정말 10여 명이 넘는 집시 가족들이 다 모여서 파티를 하듯이 이사를 한다.
어찌나 시끄럽던지....
괜스레 신경이 쓰인다.
어쨌든 담장 하나 사이로 집시 가족이 이웃이 되었는데...
앞으로 장기간 여행이나 한국 방문 시 무지 신경이 쓰일 것 같다.
그렇다고 담장을 다시 다 높이 만들 수도 없고....
일단 지켜봐야겠다.
어떤 분들인지....
집시 이웃은 처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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