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을 느긋하게 준비하는데
울 아들이 속삭이듯 엄마를 부른다.
맘은 급한데 큰 소리로 부르면 고슴도치가 놀래서 도망갈까 싶었는지
어찌나 속삭이면서도 다급한지...
나갔더니만 고슴도치가 놀래서 움직이지도 않고
하겸이 표현대로 "많이 화가 난 모습"으로 가시를 곤두세우고 있었다.
요즘 울 태산이가 너무 젠틀해서 그런가 뒷마당에 사는 고슴도치 가족들이
자주 마실을 나온다. 대낮에.
그런데 오늘은 너무 일찍 나왔다가 울 아들을 만났네.
하겸이 표현대로 아침 먹을 것을 찾으러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작은 도마뱀도 자주 눈에 띈다.
전에 우리 집 마당에는 도마뱀은 없었는데....
웬 조화인지...
많이 놀랬구나....
가시를 곤두세우고 꼼짝도 안 하고 있네.
미안~~~~
갈길 가세요~~~
공 찾기 놀이를 하잖다.
그리고는 나보고 눈을 감으라고 하고는 숨긴다.
다 보이지만서도 안 보이는 듯... 여기저기 뒤적뒤적
공이 초록색이라 안 보이네~~~
그 말에 울 아들 신났다.
초록이라서 안 보이지? 그래서 내가 나무 사이에 숨겼지.
그래서 안 보이는 거야.
신나서 숨긴곳을 말해버리는 울 아들. ^ ^
해가 너무 좋아서 캔디랑 호 박이도 베란다에서 햇볕을 쪼이게 했다.
욘 석들 돌 위에 올라가서는 목을 길게 빼고는 일광욕을 한다.
아빠랑 같이 엄마차도 깨끗이 닦는 울 아들.
어제부터 각 나라 국기를 만드는 울 아들.
누나 깁스한 다리 위에 그림 그리는 울 아들.
어제저녁 식사다.
3시면 모든 식당이 문을 닫는다.
그래서 남편이 사무실로 초밥을 배달시켜서
저녁 준비 없이 편하게 저녁을 해결했다.
오늘 저녁은.... 피자랑 헝가리식 고기 요리.
매일 세끼 식사 준비가 생각보다 부담이 되고 설거지는 왜 그리 쌓이는지.
남편이 그냥 피자 배달시키자 해서 그러자 했다.
역시나 헝가리라서 주문하고 한 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한 피자.
울 태산이 눈빛이 간절하다.
오늘도 여전히 각 나라 국기를 만드는 울 아들.
갑자기 앨범을 보던 아들이
"엄마, 나 애기 때는 여행 갔는데
지금은 나 컸는데 왜 여행을 안가?"
ㅎㅎㅎ
코로나 때문이지.
이번 주 두바이 출발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다시 헝가리로 못 들어오니까 못 가.
코로나 없어지면 여행 가야지. 한국도 가고.
울 아들은 아빠 퇴근만 기다린다.
아빠 퇴근해서 오시면 뛰어가 안기고는 바로
"아빠 놀자, 응? 아빠 놀아요"
팽이, 블록 쌓기, 젠가....
나보고 시간을 재란다.
그리고 아빠랑 누가 더 빨리 높이 블록 쌓나 게임을 한다.
이러고는 더듬더듬 돌아다니는 울 아들.
참... 울 아들 때문에 웃고 산다.
내 새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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