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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공부하랬더니 그림을..그런데 넘 잘 그렸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4. 22.

어니끄 수업에서는 과제 중 하나를 아이들하고 같이 한다.

색칠일 경우는 누나 아이패드로 했는데

어제는 갑자기 가위와 풀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아빠가 저녁에 프린트해오기로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아들 수업하는 동안 그렸다.

다른 아이들 다 오리고 붙이는데 울 아들만 손가락 빨고 있을 수는 없기에...

그런데 나이 많은 에미는 노안으로  그림이 너무 작다.

글씨는 뵈지도 않는다.

안경 벗고 그리는데...정말...ㅠㅠ

일단 그림만 그렸다.

글씨는 다 생략하고.

그림 그리는 걸 보던 하겸이가

내 귀에 속삭인다.

"엄마, 그림 진짜 잘 그린다."

"아들, 빨리 어니끄 쳐다봐. 뭐라고 하나."

그림 다 그리기 전에 시작하면 곤란해서...

엄마가 그려준 종이로 수업하는 울 아들.

저녁에 아빠가 사무실에서 프린트해온 종이로 다시 했다.

거기에는 글씨가 있다. 

 

오늘은 오전에 율리 수업이 있기에

아침 준비하면서 유튜브를 틀어 줬다.

좀 들으라고...

그런데 소리가 안 들린다...

가보니

울 아들 보라는 동영상은 안 보고 그림을 그리고 계신다.

아들~~~ 공부해야지~~

이것만 그리고....

어찌나 집중을 해서 그리는지.

정말~~~ 에휴~~~

분명히 공부할 동영상이었는데... 어째 그림 그리는 곳으로 옮겨갔는지...

그런데..

잘 그리긴 잘 그렸네.

율리 수업을 하는 동안 미리 준비하고 공부한 그림을 놓고 하는데

미리 연습한 것은 잘 대답을 한다.

그런데

갑자기 율리가

"토끼는 어디에 있지?"

하고 물어보면

노란 꽃 옆에...라고 대답을 해야 한다.

"빨간 달팽이 옆에는 뭐가 있지?"

하면 작은 곤충이라고 대답을 해야 하는데

집에서 한국말만 사용하고 큰 누나하고는 헝가리어를 사용하는 하겸이는

멘붕이 온다.

연습했던 것이 아니면 도대체 뭔... 소린지... 하는 표정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만..

매일 연습해야 하는 단어랑 과제만도 벅차서 아들 붙잡아 앉혀놓고

더 연습시키고 공부시키기는 내가 힘들어서.

그냥 보기만 하라고 했다.

수업 끝나자마자

"엄마~~ 나 대답 잘했지? 나 공부 잘했지?"

하는 아들.

맘이 여려서 아까 장난했다고 집중하라고 큰소리 낸 엄마가 맘에 걸렸던 모양.

제일 잘했지. 하겸이가.

아까 연습한 것은 하겸이가 정말 제일 최고로 잘했지.

칭찬해 주고,

정말 안 봐야 하는데... 공부는 학교에서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만 해야지

엄마가 보면 안 된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