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끄 수업에서는 과제 중 하나를 아이들하고 같이 한다.
색칠일 경우는 누나 아이패드로 했는데
어제는 갑자기 가위와 풀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아빠가 저녁에 프린트해오기로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아들 수업하는 동안 그렸다.
다른 아이들 다 오리고 붙이는데 울 아들만 손가락 빨고 있을 수는 없기에...
그런데 나이 많은 에미는 노안으로 그림이 너무 작다.
글씨는 뵈지도 않는다.
안경 벗고 그리는데...정말...ㅠㅠ
일단 그림만 그렸다.
글씨는 다 생략하고.
그림 그리는 걸 보던 하겸이가
내 귀에 속삭인다.
"엄마, 그림 진짜 잘 그린다."
"아들, 빨리 어니끄 쳐다봐. 뭐라고 하나."
그림 다 그리기 전에 시작하면 곤란해서...
엄마가 그려준 종이로 수업하는 울 아들.
저녁에 아빠가 사무실에서 프린트해온 종이로 다시 했다.
거기에는 글씨가 있다.
오늘은 오전에 율리 수업이 있기에
아침 준비하면서 유튜브를 틀어 줬다.
좀 들으라고...
그런데 소리가 안 들린다...
가보니
울 아들 보라는 동영상은 안 보고 그림을 그리고 계신다.
아들~~~ 공부해야지~~
이것만 그리고....
어찌나 집중을 해서 그리는지.
정말~~~ 에휴~~~
분명히 공부할 동영상이었는데... 어째 그림 그리는 곳으로 옮겨갔는지...
그런데..
잘 그리긴 잘 그렸네.
율리 수업을 하는 동안 미리 준비하고 공부한 그림을 놓고 하는데
미리 연습한 것은 잘 대답을 한다.
그런데
갑자기 율리가
"토끼는 어디에 있지?"
하고 물어보면
노란 꽃 옆에...라고 대답을 해야 한다.
"빨간 달팽이 옆에는 뭐가 있지?"
하면 작은 곤충이라고 대답을 해야 하는데
집에서 한국말만 사용하고 큰 누나하고는 헝가리어를 사용하는 하겸이는
멘붕이 온다.
연습했던 것이 아니면 도대체 뭔... 소린지... 하는 표정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만..
매일 연습해야 하는 단어랑 과제만도 벅차서 아들 붙잡아 앉혀놓고
더 연습시키고 공부시키기는 내가 힘들어서.
그냥 보기만 하라고 했다.
수업 끝나자마자
"엄마~~ 나 대답 잘했지? 나 공부 잘했지?"
하는 아들.
맘이 여려서 아까 장난했다고 집중하라고 큰소리 낸 엄마가 맘에 걸렸던 모양.
제일 잘했지. 하겸이가.
아까 연습한 것은 하겸이가 정말 제일 최고로 잘했지.
칭찬해 주고,
정말 안 봐야 하는데... 공부는 학교에서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만 해야지
엄마가 보면 안 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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