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셰비 할머니가 소천하셨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5. 4.

헝가리 정부에서 모임을 금하고 헝가리 개혁교단에서도

당분간 예배당에서의 예배를 안 드리기로 결정함에

따라 선교사님 노숙자 예배랑 집시 어린이 예배도 안 드린지

벌써 두 달이 되어 간다.

나야 안 가지만 선교사님은 계속 집시 가정 심방을 하시고

노숙자 성도들의 방문에 생필품과 도시락을 준비해서 드리신다.

남편이 노숙자 성도들을 위해서 마스크 백개를 준비해서 전달했고,

선교사님께서 노숙자 성도들과 집시 가정에 생필품과

함께 마스크를 나누어 드렸다고 연락을 주셨다.

가끔 아이들의 사진도 보내주시고,

 카톡으로 소식도 전해 주셨다.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릴 수는 없지만

찾아 오시는 성도들께 음식은 도시락으로 준비하시고

생필품과 함께 마스크를 주시고 함께 기도하시는 선교사님.

 

보고 싶은 아미랑 메르찌.

 

희선씨랑 예지, 예은이가 만들었다는 부활절 계란을 받은 셰비.

 

언지집도 선교사님이 매주 가정방문하시고

아이들이 집에서 성경을 쓰면 선교사님이 확인하시고

선물을 주신다고.

 

(선교사님 페이스북에 있는 사진)

딜리 역에서 하시던 급식 사역도 하실 수 없으셔서

도시락을 준비해서 나누어 주신다

언제나 집회, 이동제한이 풀리려는지....

 

 

옷장 정리를 해서 선교사님께 전해드렸더니

남편 옷은 셰비 집에 갖다 드렸다며 카톡으로 사진과 함께 보내주셨다.

셰비네 집은 큰 남자들이 많다면서,

 

이 사진만으로는 셰비 할머니(세레나)가 전혀 아픈 사람으로는 안 보이는데...

54세인데 암이었다고,

지난주에 선교사님께서 심방을 가셨을 때 좀 힘들다고 하셨다는데

일주일 만에 돌아 가신 것이다.

 

(선교사님이 보내주신 사진)

 

(기타 치는 아미와 셰비는 사촌이다.)

우리 셰비 할머니랑 같이 살았었는데 앞으로 어찌 될지...

선교사님은 걱정이 크다. 다시 고아원으로 가게 될까 봐서.

셰비 엄마, 아빠가 둘 다 교도소에 가면서 어린 셰비를 고아원에 맡긴 것을

할머니 세레나가 가서 데리고 와 같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신 지체로 특수학교에 다니는 셰비가 이제 글도 천천히 읽는데,

앞으로 우리 셰비를 어찌해야 할지 걱정이다.

너무나 젊은 나이에 갑자기 돌아가셨다.

54살이면 나랑 동갑이네... 만으로 54살이니까...

 

 

16살 멜린다는 첫 아이 유산했다 했었는데 두 번째 임신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코로나로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도, 양로원에 계신 어르신도 외출이 금지되어 만나지 못한다.

헝가리 정부는 5월 말까지는 계속 인터넷 수업을 한다 하고

부다페스트와 근교 도시는 지금처럼 계속 이동제한을 하고 홀 영업도 계속 금지한다고,

장보는 시간도 지금처럼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9시부터 12시까지로 한다고 하니 5월 말 까지는

계속 이러고 살아야 하나 보다.

이러는 사이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은 예배당에서의 시간과 분위기 말씀을 잊을 까 걱정이다.

외출만이 아니라 방문, 면회도 금지이기 때문에.

학교에 안 가는 집시 아이들이 인터넷으로 온라인 수업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니 그냥 집에서 노는 것인데

5월 말이 지나 풀린다 해도 6월이면 방학이고...

우리 셰비 이러다 못 보면 어쩌나..

그냥 맘이 뒤숭숭하고 답답해진다.

어린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힘든 삶은 옆에서 보기가 너무 힘들다.

그래서

다가가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게 된다. 앞으로 살아갈 긴 시간을 어찌할꺼나...

뭐라도 정말 작은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기에

그냥 답답하고 무력감에 그저 한 숨만 나온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이제 이십 대 초반일 셰비 엄마나 아빠가 혹시나 출소해서 우리 셰비랑

같이 살 수 있을까 하는 어이없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니 이미 출소해서 다른 남자랑 사는 세비 엄마가 세비를 좀 챙겨주면 좋겠다.

그래 주면 얼마나 좋을까.

 

옆에서 우리 하은이,

셰비 절대로 고아원으로 가면 안 된다고,

아이들이 많이 놀릴 거라고 걱정을 한다.

어찌해야 하나...

 

 

체리가 콩알만 하게 열렸다.

예배당 마당의 체리는 우리 집 체리보다 한 달 정도 빨리 열리는데..

아이들이 너무 맛있게 따먹곤 했는데,

체리가 맛나게 익을 때는 아이들이 예배당에 올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