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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울 아들의 기억력은 남다르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5. 12.

요즘 엄마가 성경 쓰다가 그림 그리다를 반복해서 그런지

울 아들도 옆에서 그림을 그린다.

또 이런저런 글자를 물어보고 열심히 쓴다.

 

그러더니...

갑자기 아빠보고 집을 그려 달란다.

그런데 그 집이 자기 어렸을 때 그려 준 집을 똑같이 그려 달란다.

아빠는???? 뭔지 궁금해하고...

"아빠가 옛날에 나 어렸을 때 그려 준 집, 그 집을 그려줘,

아빠가 그려준 집 있잖아. 생각나?"

그래서 아빠가 그려주었다.

그랬더니 그곳에 텃밭을 그린다.

아빠가 그려준 호두나무가 있는 초가집 앞마당에 당근을 그리는 울 아들.

 

 

아빠가 그려준 집, 그곳에 양이랑 강아지를 그리고

자기가 그린 나무 위에 사는 새도 그리고,

아빠와 아들의 멋진 합작품이 되었다. 

 

오늘도 여전히 마인크래프트랑 닌자를 그리고,

 

너무너무 멋진 그림을 그렸다.

두 눈이 앞을 바라보고, 코와 입이 정확한 위치에 있는.

울 아들이 그린 가장 멋진 자화상이지 싶다.

이건 액자에 걸어 놔야겠다.

너무 멋진, 엄마 맘에 쏙 드는 그림이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데

울 아들이 갑자기

"엄마, 눈이 있는 소시지 해주세요~~~" 한다.

응? 눈이 있는?

이럴 때는 참 난감하다.

이미 저녁 준비 끝났는데..

그래서 다음 날 아침에 꼭 해주기로 하고

아침 일찍 소시지 잘라 문어 만들고 서랍에 넣어둔 눈  찾아서 꽂았다.

헝가리 소시지는 문어다리가 잘 안 된다.

그래도 오늘은 그나마 비슷하게 되었다는.

 

 

한 번씩 뜬금없이 말하는 우리 아들.

덕분에 엄마는 잊고 있던 것을 메뉴를 하기도 하고

어딘가에 두었던 것을 찾기도 하고,

기억을 자꾸 더듬으니 울 아들 덕에 치매는 늦게 올 듯싶다.

 

 

 

2주의 방학이 끝나고 다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2주 동안 너무 지루해서 그런지 오히려 이젠 온라인 수업이 반가울 정도다.

방학 동안 신랑이 프린트 잉크를 넣어줘서 이젠 집에서 프린트하니 좋다.

이번 주는 곤충, 동물, 그리고 달팽이 동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