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에 우리 집에 와서 3년을 집 안에서 생활하던 태산이가
22개월 우리 아들이 오면서 마당으로 나가야 했다.
난 울 태산이 털과 침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받을 때라서 너무 좋아라 했는데,
이젠 나도 나이들고, 울 태산이가 요즘 너무 우울해한다.
무엇보다 우리 하겸이가 많이 커서 태산이랑 잘 놀기에 결심을 했다.
같이 집 안에서 생활하기로.
오숑 펫 샾에서 울 태산이 잠자리를 샀다. 대형으로다가.
삑삑 장난감 공도 사서 마당에서 놀아 주고.
울 개 아드님 요즘 우울해서 온 식구가 태산이 기분 풀어주느라 애쓴다.
목발 짚은 누나랑 아주 짧게 산책도 했는데 수시로 서서 누나를 기다리는 우리 태산이.
목욕이 싫은 울 태산이, 저 등치가 저리 구석으로 올라가서는 웅크리고 있다.
저 구정물 좀 보소.
오우~~~ 인물이 훤~~~ 해진 울 개 아드님 태산이.
음.... 시작되었다.
울 하겸이의 태산이 사랑이.
태산이는 귀찮아하고, 하겸이는 신이 났고.
덕분에 엄마는 하겸이의 "엄마~~ 엄마~~ 엄마~~~" 소리는 줄었는데
대신 청소기 계속 돌리고 돌리고 걸레 들고 바닥 닦고 또 닦고.
쉬고 싶은 태산이, 놀고 싶은 하겸이.
태산아~~ 공 받아~~~ ㅎㅎ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항상 "엄마~~~" 부르고 안기던 아들이
오늘 아침에는
"태산아~~~ 잘 잤어?" 한다.
아침부터 태산이랑 좋아 죽는 울 아들.
너무너무 좋단다
프랑스어 동화 들어야 해서 틀어 줬더니만 아예 태산이 자리에 가서 앉아서 같이 본다.
태산이 표정은 귀찮은 듯, 왜 내 자리에 이러고 있냐는 불편한 표정인데.
울 아들은 너무 좋단다.
울 태산이는 누나나 하겸이가 아빠 옆에만 가면 질투를 해서는 난리다.
그래서 하겸이에게 단단히 일렀다.
절대 태산이 자리에 같이 앉지 말 것.
그곳은 태산이 자리니까.
그리고 절대 소파에 같이 앉지 말 것.
태산이는 하겸이 보다 서열이 아래여야 하니까.
칼이나 총을 들고 놀면 태산이가 놀래니까 절대로
칼, 총, 막대기.. 는 태산이 앞에 보이지 말 것.
그랬더니만 울 아들,
태산이는 공을 좋아해. 한다.
그리고 하는 말이,
"엄마 태산이가 안에 있으니까 너무너무 너무 좋아. 백 만큼 좋아"
우리 아들이 이리 좋다 하니 어쩌겠나.
열심히 청소기 돌리고 바닥 닦고 해야지.
나도 좋다.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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