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열일하시는 울 아드님

참 다양하다. 아들은.

잊은 듯하다가 다시 생각나서 찾는 많은 놀잇감들.

오늘도 어김없이 갑자기, 뜬금없이...

#픽셀을 하고 싶단다...

그럴 줄 알고 다 만들고 남은 픽셀 조각들이랑

도면을 안 버리고 다 모아 놓았지, 아들.

 

열쇠고리 도안은 두 가지가 있어서 보통 선택을 하게 된다. 

처음에 선택하지 않은 도안을 하고 싶다 해서

플라스틱 열쇠고리만 허비숖에 가서 사 왔더니

울 아들 신나서 뚝딱 만든다. 

넘 빨리 만들어서리...다시 사러 가야 할 듯.

지난번에는 벌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펠리컨을 했다.

그러더니 또 하고 싶단다.

무당벌레를 만들었었는데 그때 하지 않았던 거미를 만들었다.

악어를 하고 싶다 해서 플라스틱 열쇠고리랑 사각틀을 사러 가기로 했다.

그동안 하고 남아서 모아 놓은 #픽셀이 워낙 많아서

싫증 날 때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페파 피그를 보던 하겸이,

갑자기 묻는다.

"우리나라 국기는 어떻게 생겼어? 빨강이랑 파랑이 있지?"

마침 작은 태극기가 있어서 보여 주었더니 삐뚤삐뚤 그린다.

그래서 자를 주었더니 제법 멋지게 잘 그렸다.

우리나라 #태극기를.

한글도 에미보다 잘 쓰네, 우리 새끼가.

 

오늘도 여전히 레고를 만들고 나한테 설명하고,

이름도 붙이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도 설명하고.....

사진만 보면 울 태산이랑 하겸이랑 엄청 친한 것 같네.

하겸이가 뭘 하면 궁금한지 태산이는 꼭 따라다니며 옆에 눕는다.

그러다 태산이가 안 보이면 하겸이는 또 태산이를 찾으러 나간다.

그런데 둘이 노는 것을 보면 그냥 같이 있으면서 각자 따로 노는 듯 한 둘이다.

유튜브 참 좋다. 세상에.... 책 없이 유튜브 보면서 요즘 토끼를 뜨고 있다.

#애착_인형이란다.

그러고 보면 하은이도 하빈이도 하겸이까지 애착 물건이 없다.

그래서 딸들에게 말했다.

엄마가 엄청 안아주고 업어주고 스스로 어느 날 괜찮다고 할 때까지

업고, 안고 다녀서  너희들이 애착 물건이 필요 없었으니

엄마한테 고맙다 하라고 했다.

그런데 어째 내가 더 애착 인형이라는 토끼가 갖고 싶어서 뜨고 있다.

엄마가 토끼 뜨는 것을 보더니

우리 아들 자기 토끼는 초록색으로 해 달란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 초록이라고....

벌써 팔을 뜨고 있는데....

"아들아, 토끼 귀만 초록으로 하면 안 될까?"

우리 아들 안된단다.

자기가 좋아하는 초록을 해달란다.

에휴~~~지금 뜨는 핑크 귀 토끼는 둘째 녀석한테 보내고 

하겸이 토끼는 아무래도 초록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며칠 전,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하겸이가 묻는다.

"엄마, 오늘은 기도 안 해? 엄마 안 죽게 기도하자."

"엄마 안 죽게?"

"응, 엄마도 할머니 되면 죽잖아. 그러니까 안 죽게 기도하자"

갑자기 엄마가 죽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나 보다.

울 아들 안고 기도하고 자자~~ 아들~~ 했더니

"엄마는 죽으면 안 돼"

하는 우리 아들.

죽고 사는 게 사람의 힘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 울 아들 때문에

영양제 열심히 챙겨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