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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겸이의 성장일기

아들, 자신있게 말을 해야 해.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9. 2.

9월 1일.

헝가리 정부에서 운영하는 음악학교(Zene iskola)는 구역마다 있고

지방에도 있다.

한 학기 등록금이 아주 저렴하다.

한국 돈으로 5만 원이 안되는데 악기도 빌려주고,

거의 개인 레슨이다. 물론 집에서 비싼 레슨비 내는 것과는

시간적으로 불편하다면 불편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정부에서 운영하는 음악학교에서

악기를 배우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올봄에 

등록을 했고 테스트를 한다고 해서 이사 갈 집이 있는

2구역 Zeneiskola에 오후 2시 전에 도착을 했다.

보통은 몇 곳의 초등학교에서 테스트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곳에서 3일 동안 테스트를 한다고

메일이 왔다.

하겸이는 첼로를 신청했기에 좀 일찍 가서 기다렸다.

그런데... 우리 아들, 미리 다 설명을 하고 얘기해 줬는데

꺼띠니니 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첼로 선생님을 보더니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아는 노래 아무거나 불러 보라 하는데도 입 다물고 있고,

몇 가지 질문을 하는데도 대답을 안 하고.

결국 내년에 오란다. 

이런.... 봄부터 등록하고 기다렸는데 어쩌나....

그러면서 메일 주소 하나를 주시면서 하겸이 처럼 어린아이들을

위한 솔페이지를 하는 곳인데

혹시 자리가 있으면 이곳에서 솔페이지를 배우고,

좀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전화를 하라며 전화번호를 주신다.

우리 아들 말을 안 해서 못 배우게 되었다고 하니 차 안에서 훌쩍훌쩍 운다.

아마도 속상하고 엄마한테 미안해서 그런 듯.....

나도 속상하긴 마찬가지고, 그래도 어쩌나, 이미 끝난 것을....

하은이가 통역한다며 따라와서 도와주고 메일을 보냈다.

일단 답을 기다려 보고, 자리가 있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헝가리 정부에서 운영하는 음악학교는 저렴하기도 하지만

악기를 정말 저렴하게 빌려주고,

무엇보다 솔페이지(시창청음)를 같이 병행하는 것이

규칙이라서 어찌 보면 방과 후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해서 힘들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참 좋은 프로그램이다.

딸들은 학교 수업시간이랑 음악학교(Zene iskola)) 솔페이지

시간이랑 안 맞아서 결국 개인 레슨을 했었다.

그게 지금도 아쉽다.

무엇보다 Zene iskola 에서는 아이한테 맞는 악기를 추천해 준다.

예를 들어서 입 모양이 관악기 중 이것이 맞겠다든가...

바이올린을 원하지만 해보니 다른 악기로 

바꾸는 게 더 좋겠다 든가.... 아이 성품이랑 재능, 신체에 맞춰서

악기를 추천해 주니 참 좋다.

오늘 만난 꺼띠 니니(첼로 선생님)도 하겸이가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연락을 하면 시간을 내서 

하겸이를 가르쳐 줄 테니 언제든지 연락을 하라신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첼로가 맞는지

그것도 확인해 봐야 한단다,

하겸이는 꼭 Zene iskola 에서 첼로를 배우게 하고 싶으니 기다려야겠다.

아니, 만약 첼로가 하겸이에게 안 맞으면 드럼이나

하겸이가 배우고 싶다는 기타로 바꿀 수도 있으니까

일단 솔페이지를 하면서 기다려야겠다.

아들 ~~~ 제발 말을 합시다. 우리 아들.

 

오후 4시에 승마 레슨이 있어서 갔는데 춥다.

주일은 38도 더니 오늘은 비가 오고 바람 불고, 18.5도다.

하겸이 말 타는 동안 기다리는데 어찌나 춥던지....

스카프 하나 차에 넣고 다녀야겠다.

말 타는 곳에는 5마리의 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만디라는 개다.

하겸이한테 막대기를 물고 와서는 놀자며 하겸이 발 앞에 놓고 얌전히 기다리다가

하겸이가 막대기를 던지면 바로 뛰어가서 입에 물고 와 다시 앞에 놓고 기다린다.

울 태산이는 절대로 다시 물고 오지 않는데. 

 

하겸이가 탄 말 얼굴이... 물어보니 벌레 때문에 아프단다. 그런데 괜찮다고....

오늘 바람이 좀 불고 추웠는데 아무래도 10월까지만 배우고 겨울에는 쉬어야 할 듯싶다.

밖에 서있으려니 내가 힘들어서리...

내일부터 학교 개학을 해서 가야 하기에

하겸이 방을 정리했다.

장난감부터 정리를 하다가 핼러윈 코스튬 발견하고 신나서 입어보더니 재밌나 보다.

이것저것 다 입어 본다.

한국에 가는 형아가 주고 간 옷들이다.

우리 아들 핼러윈 파티 기다리는데 올 해는 학교에서 할 수 있을지....

난 할로윈 안 좋아하지만 우리 아들이 저리 옷을 입고 기다리니 올 해는 하면 좋겠다.

집에서는 재잘재잘 말도 끊임없이 잘하는 우리 아들

밖에만 나가면 입을 꼭 다물고 있으니 ....

그래도 어쩌겠나 기다려야지.

작은 딸도 몇 년을 기다렸는데....

우리 아들은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지는 않겠지.

오늘 하루 힘들었는지 

거품 목욕하고는 바로 잠들었다.

그래도 시계를 보니 10시 30분이 넘어서야 잠이 들었네.

내일 새로운 친구들이랑 담임선생님을 만날 텐데....

엄마는 못 들어간다고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다.

잘하겠지만서도....제일 친한 저스펠이랑 추니랑 다 다른 반이라서....

학교에서 제일 친한 3 녀석을 한 반에 한 명씩 배정했다.

프랑스어 배우려면 오히려 잘 된 것일 수도 있지 그렇게 위로해 본다.

대신 같이 수영하고, 학교 끝나고 만나서 놀 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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