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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지난 주말 이야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12. 9.

아들이 온라인 수업을 하니 하루 종일 시간이 없다.

아침부터 잠잘 때까지 나 혼자 부산스럽게 계속 움직이는데 성경 쓰는 시간도,

뜨개질도, 블러그도... 뭐하나 할 여유가 없다는 게 나도 신기하다.

집에 있는데...왜 그러지...도대체.....

하루 종일 우리 아들 수업 준비에 아빠가 해오신 프린트 과제 하고.

그러다 레고 부품 찾다가 하루가 간다.

지난 주말은 오랜만에 해가 뜨고 날씨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새 집에 가서 청소를 했다

남편은 이끼가 낀 벽을 갈아 내고,

난 쌓인 나뭇잎을 청소했다.

저 나뭇잎 쓸어 담고는 3일 내내 다리, 허리 아팠다는. 

워낙 운동을 안 하다 보니 구부정하게 허리 굽혀 2시간여 일하고는

며칠을 아구구~~소리를 했다.

전에는 낙엽을 모아서 마당에서 태우곤 했었다.

그런데 법으로 낙엽을 태울 수 없고 구역마다 낙엽을 모아서 담는

비닐봉지를 사다가 저렇게 담아서 밖에 놓으면 어느 날 가져간다.

주말에는 잔디를 깎아서도 안된다. 법이.

소음으로 이웃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란다.

이르드 집에서는 대충 호두나무 아래로 낙엽을 다 쌓아 놓았었는데

여기는 그럴 수가 없다.

앞으로도 이렇게 낙엽을 쓸어 담아 문 밖에 놔야 한다.

아빠가 벽을 갈아내는 옆에서 울 아들은 춤을 추시네. 

하지 말라고 뭐하러 하냐고 했는데 갈아내니

벽의 하얀색이 나오고 깨끗해져서 보기는 참 좋다.

그런데 신랑도 연신 아이고~~아이고~~ 

12월 5일 밤 12시면 산타가 다녀간다. 헝가리는

그리고 산타는 아이들 신발에 초콜릿을 넣어 놓고 간다고.

우리 아들도 신발안에서 초콜렛을 발견하고 엄청 행복했다.

헝가리의 산타 다녀가는 날이 처음에는 자꾸 잊고 왜? 굳이 크리스마스가 아닌날?

했는데 살다 보니 더 좋더라는.

성탄은 아기 예수님 탄생으로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날이고,

산타는 12월 5일 밤에 다녀가니 분리가 되어 좋다.

크리스마스가 언제인가부터 산타의 날이 되어 버린 듯해서

주말 날씨가 좋아서 주일에도 2구역 집으로 가서 청소하고

다용도실 수납장을 남편이랑 만들었다.

오비에서 공구 사면서 헝가리 음식 포장해서 대충 먹고 일을 시작하는데.

그런데 울 아들,

아빠 콩콩이 해서 받은 용돈 다 털어서 무선기를 산 하겸이.

엄청 신났다.

덕분에 엄마는 대답해 주느라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마당에 나가서.. 2층으로 올라가서... 대문 앞 아빠한테 가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신기해서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우리 아들. 

"엄마, 들리냐 오버?" 

신기해서 엄청 신나고 행복한 우리 아들.

늦둥이 아들 덕에 엄마도 한 손에 무전기 들고 바쁘다.

미니 변신 레고 만드는 아들 옆에서 부품 찾아 주느라 하루가 다 가는 에미다.

그래서 통을 더 사서 변신 레고에 필요한 작은 부품들만 따로 분리해서 넣고,

이렇게 많은데도 없는 부품이 또 있더라는....ㅠㅠ

아빠가 다시 7만 원 정도 부품 주문해주고.

온라인 수업 때문에 힘든데 다음 주 지나면 방학이다.

방학....

코로나 때문에 스키장도 못 가고, 스케이트 장도 걱정이 돼서 못 갈 것 같고.

어찌 지내나....방학을....

지난주에 만든 마리아와 요셉.

그런데 울 아들이랑 하루 종일 있다 보니 시간이 없어

아기 예수님이랑 말, 양....언제 뜨나....

아무래도 마리아와 요셉이 베들레헴 가는 뒤태로 마무리되지 싶다.

매일 밤에 하겸이 재우고 내 시간을 가져야지 하다가

하겸이 코 골고 자면 눈은 말똥 한데

몸은 침대에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나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