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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31일 그리고 새해 1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1. 3.

헝가리는 12월 24일, 25일은 가족들과 함께 지내기 때문에

길거리에 사람도 차도 거의 없다.

삭막 그 자체인데 반면 12월 31일은 초저녁부터

뿌~~~뿌~~~ 나팔을 불어 대면서 길거리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밤새 길거리를 무리 지어 다니면서

새해 아침을 맞이한다.

그런데 올 해는 헝가리 정부에서 8시 이후 다니다가 걸리면

벌금을 엄청 내야 한다.

물론 일의 경우 회사나 기관에서 발급한 증명서가 있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러다 보니 헝가리 사람들이 가장 즐겁게 즐기는 실

베스타가 사라졌다.

우리도 이사겸 송년예배를 드리는데 초저녁에 예배를 드리고

저녁 식사를 7시쯤 마치기로 했다.

8시까지 집에 가야 하기 때문에.

하늘이 어찌나 파랗고 예쁜지...

자꾸만 하늘을 보게 된다.

이사하면서 보니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는 부엉이 앞치마가 있다.

남편 말이 전에 앤틱을 살 때 같이 온 것 같다고.

어쨌든 기분이 좋다.

그렇지 않아도 앞지마가 좀 오래돼서 빨아도 얼룩이 지지 않아 찝찝했는데

새 앞치마를 입으니 기분이 그냥 좋다.

전에는 가스불이었는데 이사 오면서 인덕션으로 바꾸었더니만....

나한테 있는 냄비나 프라이팬이 안된다.

아무 생각없이 올렸는데 F사인이 나오면서 안된다...

결국 브루스타에서 소갈비찜을 하고, 냄비 하나로 취나물부터 삶고,

떡국 육수는 멸치랑 다시마 그릇에서 우리고,

취나물 삶자마자 잡채 할 당면 삶고...

정말 냄비 하나로 요리를 하자니 순서가 어찌나 중요한지..

하루 종일 서서 발 동동 구르며 했다.

다행히 묵은 전날 쑤어 놓았고 메추리알 장조림도 전날 만들어 놓았고.

요리 몇 가지 하지도 않는데 하루 종일 서서 벌을 섰다.

냄비 하나 프라이팬 하나로 요리를 하자니 어쩔 수 없이....

인터넷으로 주문한 인덕션용 냄비 셋트는 왜 이리 늦는지.

그래도 조리대가 넓어서 진짜 좋았다.

다 펼쳐 놓고 벌려 놓고. 

주인공인 떡국 사진이 없다. 

남편이 메트로 문 닫기 전에 서둘러 가서 문어랑 연어를 사 와서

어찌나 감사하던지.

고기 잘 안 드시는 선교사님이 맛있게 드셔서 감사했다.

이제 제법 한글을 잘 읽는 우리 하겸이,

찬양 가사를 읽으면서 따라서 같이 찬양하고,

말씀도 같이 읽고,

참 감사한 송구영신 예배였다.

 

학교 행사 때도 입으려고 작년에 준비한 한복인데....

코로나로 학교 행사가 다 취소되고, 내년에는 작을 듯싶어

한복을 입고  누나랑 같이 세배한 우리 아들.

아들이 키도 커야 하는데 저 한복이 작아지면 아까워 어쩌나...

에미 맘이 

매년 송구영신 예배를 저희 가정에 와서

함께 예배드려 주시는 선교사님.

너무너무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2021년 1월 1일

새해 아침,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 겸 같이 식사하기로 했다.

남편 손님들과 조카.

메뉴는 똑같다. ^ ^

그런데 문어를 어쩜 저리 예쁘게 잘 놨는지 신랑이.

난 썰어서 대충 놓는데. 

연어도 직접 껍질 벗기고 가시 빼고 썰었다. 신랑이. 

이번에도 소갈비랑 떡국은 사진을 못 찍었다. 

상 차리다가 중간에 급히 한 장 남기다 보니까...

이사 오면서 다짐한 게 있다.

이제는 헤렌드(세계 4대 명품 도자기로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헝가리 도자기다)도 사용하고,

항상 장식장에 먼지 쓰고 있는 크리스털도 사용하기로 했다.

그냥 놔두면 뭐하나... 사용하면서 이가 나가고 금이 가고

깨진다 해도 사용해야지. 

드디어 1월 1일부터 헤렌드 잔 다 꺼내고 크리스털 컵 사용하고,

졸라이 케이크 접시도 나오고.

이제는 아깝다 하면서  장식장 안에 모셔두지 말고

열심히 써야지.

드디어 2021년 새해다.

새 집에서 맞이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