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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겸이의 성장일기

엄마 받아쓰기 너무 재밌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1. 28.

집에 와서 한국처럼 태권도,피아노, 미술....이런 학원이 없으니

오후 내내 레고 하다 

태블릿 보다 그림 그리다 그렇게 놀고 놀고 또 놀고 그러다

지쳐 잠이 드는 하겸이.

어제도 팽이를 계단 위에서 쏘고, 팽이를 점프하면서 쏘고...

그러다 보니 부엌에서 들으니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뭐가 엄청 부서지는 소리들이.....ㅠㅠ

그래서 불렀다.

"하겸아~~~ 책 가지고 와. 책 읽자"

그랬더니만 학교에서 책 보는데 하는 뚱한 표정이네.

"하겸아, 한국에서 1학년은 받아 쓰기 시험도 보거든.

오늘 하겸이 받아 쓰기 해 볼까?"

"그게 뭔데? 받아 쓰기가 뭔데?"

시험이라는 것을 모르는 울 아들.

일단 책 하나 골라 와서 읽고 엄마가 말하면

책을 안 보고 쓰는 거라고 하니

무슨 게임인 줄 알고 신나서 책을 가지고 내려온 아들.

그런데 책 읽는 저 자세 좀 보소....

 

처음에 들고 온 책이 받침 없는 책이라서 쉬웠다.

그래도 설마 했는데  다 맞았다.

신기해라. 

자기도 쉬웠는지 

"엄마, 받아쓰기 너무 재밌어, 또 하자"

그래서 또 책을 가지고 와서 읽으라고 했더니

자기도 아까 책이 너무 쉽다고 생각했는지

이번에는 좀 길고 어려운 단어가 있는 책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앞 몇 장을 읽고 받아 쓰기를 했다.

이번에는 받침 있는 단어들로만 했는데 

오~~~ 생각보다 잘하네. 

역시나 ㅔ와ㅐ가 힘들고, 익숙한 발음대로 쓰다가 고치고. 

그래도 너무 잘하는 우리 아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이면 문장으로 받아쓰기를 하는데

우리 아들은 오늘 처음 단어 받아 쓰기를 했다.

이렇게 조금씩 하다 보면 문장도 하겠지.

 

오늘도 레고로 뭔가를 만든 아들.

브롤 스타즈 게임에 나오는 칼 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면서 보여준다.

아래에 바퀴까지 있고.

오~~~ 참 대단하네. 내 새끼.

 

공책을 사러 나가야겠다.

이제 매일 일기를 쓰게 해야겠다.

우리 하겸이가 나중에 보면 내가 8살(6살 5개월) 때

레고를 만들고 팽이 놀이를 하고,

오늘도 지우개를 학교에 잃어버리고 와서

엄마한테 잔소리를 들었구나 하고 웃겠지.

참 요상하다.

작년 9월 1학년이 된 우리 아들은 매주 지우개가 사라진다.

계속 지우개를 새로 사서 보내면서 지우개에 이름도 쓰고 스티커도 붙이고.

정말 참 알 수가 없다.

지우개 일로 담임 한테 메일을 쓸 수도 없고.

오늘은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 지우개가 맛있어? 혹시 아들이 지우개 배고파서 드셨나?"

그랬더니 뭔말.....하고 생각하더니 웃는다.

"아니야~~ 누가 지우개를 먹어," 한다.

도대체 우리 아들 지우개는 다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정말 열개가 훌쩍 넘는 지우개들. 참으로 요상타.

처음에는 짝인 빅터가 하겸이 지우개를 빌려 간다고 했었다.

어느 날은 빅터 필통에 있는 자기 지우개를 내거야 하고

가져 왔다고도 했었다.

그래도 그렇지 하루 걸러 사라지는 지우개들.

이번에도 6개 지우개를 사서 월요일에 새거 넣어서 보냈는데

수요일에 보니 지우개가 없더라는.

정말 요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