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드에 살 때는 큰 딸이 올 때만 산책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런데 이사 오고 나서는 매일 오전, 오후 산책을 나간다.
그랬더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르드에서는 태산이 데리고 산책을 한 번 나가려면 큰 일이었다.
스트레스도 심하고.
우리 태산이가 나타나면 온 동네 개들이 다 짖어서 민폐인거 같고.
그런데 여기서는 너무 쉽다.
일단 온 동네 대부분의 개들이 산책을 하는 거 같다.
그리고 개들이 어찌나 얌전하고 젠틀한지.
처음에는 태산이 적응할 동안에만 해야지 했는데
하겸이 학교에 데려다주고 와서 바로 태산이랑 산책을 나간다.
그러면 울 태산이 기분좋은 똥을 싼다.
오늘도 아주 예쁘고 막 찐 콩 냄새가 나는 똥을 사고
나도 모르게 "우리 태산이 똥이 아주 좋네" 말하고 나서 웃었다.
살다 살다 이젠 개 똥까지 좋은지 보고 냄새도 막 찐 콩 냄새로 맡고. 내 참....
그래도 설사하면 큰일이다.
병원에 가야 하고 약 먹이고 연고 발라주고....
매일 기분좋은 똥을 싸는 게 나한테도 좋은 일이긴 하다.
태산아~~~ 엄마 한테 효도해라~~~
그런데 울 태산이가 벌써 효도하고 있다.
거의 안 움직이고 집에만 있는 나를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매일 태산이 데리고
밖으로 나가 움직이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영하 4도로 넘 춥지만 그래도 이렇게 태산이 데리고 산책하고 집에 가면 개운하니 좋다.
오후에는 하겸이는 킥보드 타고 같이 반대 방향으로 산책을 한다.
어쩜 개들이 착한지 목 줄 없이 주인 옆에서 산책들을 한다.
태산이를 보고 궁금해서 오려고 하는데 주인이 휘파람을 부니까 바로 주인 옆으로 간다.
태산아~~ 너도 잘 보고 엄마가 부르면 빨리 오면 좋겠다. 그럼 답답한 목줄 안 해도 되는데.
오늘 아침 산책에서는 5마리 정도가 목 줄없이 주인이랑 품위 있게 산책을 하고 있었다.
어느 개도 태산이한테 와서 으르렁 거리지를 않았다.
다들 태산이가 궁금해서 오려고 하다가 주인이 부르면 바로 주인 한 테들 갔다.
그러니.... 그냥 우리 태산이만 잘하면 된다는 말이다...ㅠㅠ
이젠 태산이를 기다렸다가 태산이가 오면 인사하는 개.
이름은 모르지만 우리 태산이 친구가 생겼다.
우리 앞 집 보더콜리다.
태산이가 산책 나갈 때랑 집에 돌아 올 때면 문 앞에 나와서 낑낑낑 하면서 인사를 한다.
대문이 열려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훈련 잘 받은 보더 콜리다.
우리 태산이도 개 유치원, 개 학교 2년을 다녔는데 ....
사람 인자 같네... ㅎㅎ
저 길로만 다녀야 한다.
저 넓은 곳에 개들을 풀어놓는데 가만 보니 아무도 똥을 줍지 않는다.
그래서 완전 똥 밭이다. 절대 저 안으로 들어가지 말아야지...
태산아~~~ 남의 똥은 냄새 맡지 말고 밟지도 말고~~~
오늘 영하 4도다. 그래서 괜찮지 싶긴 한데
여름에는 저 개똥 밭에 들어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아침 이 개학교 까지 걸어와서는 다른 길로 되돌아 집으로 간다.
언제 개학교 수업하는 걸 좀 구경해야겠다.
우리 태산이는 토요일마다 개학교 2년을 다녔었는데, 이르드에서.
그런데도 개 줄 없이는 산책이 힘드니...대문이 열리면 궁금해서 빼꼼하니 나가고 싶어 하고.
그래도 우리 태산이 산책을 나가면 다들 예쁘다고 한 마디씩 해주고
만져도 되냐면서 쓰다듬어 주신다.
이르드에서는 진짜 말 잘 듣는 젠틀한 태산이었는데 부다페스트에 오니 모범생은 아니네.
다들 어찌나 주인 말을 잘 듣는지.
우리 집 앞을 저렇게 개와 함께 조깅하는 분들이 많다.
당연히 목 줄이 없다. 운동하면서 뛰는 것이라서.
그런데 태산이를 보고도 한 눈 안 팔고 주인하고 열심히 뛴다.
헝가리 개 비즐러 두 마리도 매일 아침 목줄 없이 주인하고 산책을 한다.
참 신기하다.
매일 두 번씩 산책을 하다 보면 어느 날 우리 태산이도 가능하려나?
어제는 옆 집 아저씨가 태산이가 아주 착한 좋은 개라고 칭찬을 해주셔서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이젠 내가 하겸이 데리러 나가도 안 우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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