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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진심 나도 해바라기하며 멍때리고 싶다. 밖에서.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3. 12.

아침부터 항상 분주하다.

그냥 일상인데 그런다.

특별한 날도 아니고 손님이 오는 것도 아니고...

뒷 베란다에 해가 들면 한 여름처럼 덥다.

그래서 중간 문을 활짝 열고 그 더운 공기를

집안으로 들이면 따스하니 너무 좋다.

울 남생이들 햇볕 쬐는데.... 바라보다가 진심 부러웠다. 

나도 멍 때리면서 저러고 싶다. 진심....

하~~~ 3~4일에 한 번씩 물을 갈아 주는데도 해가 잘 드니까

저리 탁해진다.

그런데 오늘은 갈아주기 싫다. 그냥 귀찮아서.

오늘은 참아, 해바라기 하면서.  오늘은 내가 너무 귀찮아.

동영상을 1분여 찍었는데 딱! 저 모습으로

움직이지도 않고 저러고 있어서 그냥 사진만.

사진이나 동영상이나 똑같아서. 

새벽에 비가 왔었다.  아니 소나기였나 보다.

하늘이 어찌나 파랗고 구름이 낮은지 너무나 눈 부신 아침에

울 태산이 덕에 걸었다.

이 시간에 절대 안 나갔을 텐데 태산이 산책시키며

아침 공기도 마시고 파란 하늘도 보고.

그런데 맘은 좀 급하다.

하겸이 온라인 수업을 준비해야 하니 행여 늦을 까

시간 확인하며 하는 산책길.

오늘은 플로리앙 수업을 하고

30분 쉬었다가 미스터 프랭크 수업이다.

미리 프린트해서 준비하고 ,

미스터 프랭크 수업시간에는 교과서도 준비해야 하고.

플로리앙은 30분 수업, 프랭크는 45분 수업인데

프린트 종이, 수학책, 프랑스어 공책...

미리 준비했다가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바로바로 챙겨 줘야 한다.

길지 않은 수업시간이라서....

플로리앙 수업시간에는 가계도를 배우고 그리고,

숙제로 가계도를 그리고 이름을 써야 한다.

프랭크 수업은 시작부터 받아쓰기.

수업 끝나면 12시가 넘고,

솔페이지 수업이 있는데 아직 메일이 안 왔으니 기다렸다가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내 노트북을 내가 사용할 시간이 많지 않다.

게다가 하루 세끼, 간식 챙기다 보면...

이르드 아래층에 먼지 쌓여 있던 앤틱들을 가지고 와서 다 씻었다.

이제 팔 준비를 해야지. 앤틱 그릇, 인형, 맥주잔, 그림....

일단 다 정리를 해서 가격도 붙여야 하고.

저 잔은 꽃병으로 써도 괜찮을 것 같다.

여기 있는 것은 모두 한 사람에게서 산 것이다. 지방에 있는.

그래서 하나하나 고르지 않고 그냥 모아 놓은 것을 한꺼번에

다 산 것이라서 맘에 안 드는 것들도 있지만

어쩌겠나... 좀 부실하고 맘에 안 드는 건 끼워 팔든가...

한국에 있는 작은 딸에게 부탁을 했다.

유튜브에 보니 다이소에서 파는 실이 천 원이라는 말에 놀라서.

정말 천 원이다.

세상에~~~ 너무 싸다.

그래서 2만 원 정도? 있는 거 사달라 했더니 25천 원 정도 나왔단다.

빨리 실이 오면 좋겠다 기분이 좋아지고.

반짝이 날개실은 크리스마스 인형을 만들면 좋을 것 같고. 

천 원이라니... 헝가리의 1/3 가격보다 싸다.

색이 다양하게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신난다.

이제 아크릴 물감이랑 오일 파스텔도 주문을 해야겠다.

필요한 건 시간인데....ㅠㅠ

시간이 없다. 우 씨~~~

어제 헝가리 코로나 확진자는 8312명이었다. 사망자는 172명.

가게 다 문 닫게 하고 유, 초등학교까지 문을 닫았는데 날이 좋으니 

사람들 애들 데리고 다들 공원, 놀이터에 나와서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왜 학교 문을 닫고 가게 영업을 금지시켰는지 모르나 보다.

하은이 태우고 빵가게 쪽으로 가는데 놀이터에 있는

3개의 탁구대에 애들이 마스크도 안 쓰고 

얼마나 많은지.... 너무 놀래서...

옆으로 가니 큰 애들이 농구를 하고 있다.

제법 큰 놀이터에 어른들은 의자에 앉아 담배 피우고

애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탁구를 치고, 농구를 하고.

정말 많았다. 사람들이.

강가에도, 공원에도....

제발 집에 좀 있으라고 가게들 영업 금지시키고, 학교 문 닫고, 

오후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통행금지시키고.

그럼 뭐하냐고~~~

이렇게들 다 나와서 놀고 자전거 타고 운동하고.... 정말....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나고.

인구 천만에 매일 6천 명, 7천 명, 8천 명... 천 명 이상씩 늘어나니

코로나 안 걸리는 게 기적이다.

남편은 어제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큰 녀석이랑 남편은 2차 접종까지 마쳐서 안심이 좀 되고.

그래도 조심 또 조심할 일이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 남아공 바이러스....

어디서 또 어떤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니까.

제발 좀 집 안에 있으라고요~~~

나가려면 마스크 좀 하고... 우 씨~~~

나도 진심 공원에서 커피 들고 해바라기 하며 멍 때리고 싶거든요.

울 아들 자전거, 킥 보드, 인 라인 타고 강변 씽씽 달리고 싶은데.....

증말......

어쩌다 차 타고 하은이랑 나갔다가 어찌나 놀랐는지.

빵가게나 식품점마다 사람 줄이 길고.

제발 놀이터, 공원 문 좀 잠갔으면 좋겠다.

어제가 8천 명이 넘었으니 오늘은 또 어떤 기록을 세우려는지...

아니나 다를까 오늘 결국 9011명이 되었다.

사망자는 130명. 

매일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헝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