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너무 좋다.
그래서 태산이랑 하겸이 학교까지 걸어가서 하겸이랑 같이 집으로 다시 걸어서 오곤 한다.
학교에 갈 때 하겸이 스케이트 보드를 들고, 태산이 물이랑 간식까지 챙겨서 간다.
큰 딸이 이번주 온라인 수업이라고 집에 와 있어서 학교 밖에 태산이를 잡고 있어 줄 수
있어 가능하다. 하겸이 학교 안에 개는 데리고 들어 갈 수 없기에.
울 태산이 누나랑 교문 밖에서 기다리는데 어찌나 안달을 했는지 모른단다.
자기는 왜 못 들어가느냐고....시위했단다.
살펴보니 자전거에 열쇠가 없다.
그러면 울 하겸이 자전거도 아침에 차에 싣고 와서
여기에 놓고 집에 갈 때 자전거를 타고 가도 되겠다.
태산이 물병이 아주 요긴하다. 사기를 잘했다.
찻길이 아니고 뒤쪽 주택가 길로 가니 한가롭고 길이 너무 좋아
우리 아들 보드타기 아주 좋다
수영장 뒤쪽에 개 놀이터가 있더라는.
세상에~~~어찌나 좋은지.
부다페스트에는 거의 구역마다 개 놀이터가 있다.
혹시나 했었는데 수영장 뒤쪽,
그러니까 하겸이 학교 맞은편에 이렇게 좋은 개 놀이터가 있었다.
여기서 어질리티 연습을 해도 되겠네.
양쪽에 입구가 있고 입구에는 주의 사항이 있다.
개 똥 꼭 주워서 버리라고 비닐 봉지랑 쓰레기통도 있고.
한쪽에는 수도도 있다.
참 좋네~~~~
그런데 울 태산이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하겸이가 개 놀이터에서 더 재밌게 놀고 더 놀고 싶다 하는데
태산이는 나가고 싶다고 하니...
첫날이니까...
둘째 날에는 안에 늙은 개 한 마리가 있었다.
하은이가 견주에게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보고 허락을 받고 들어 갔다.
어린 개나 나이 든 개는 서로 조심해야 하기에.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대충 할 줄 알았는데...
아니다. 울 태산이는 아무래도 어질리티는 안 되겠다.
가지고 간 베이컨만 달라고 하고 올라가는 듯하더니 내려와서는
절대 안 올라간다.
딱 한번 얼떨결에 올라가는 듯하더니 바로 내려와서는 절대 싫단다.
아주 의견이 분명하네...
어질리티 한번 해보려고 베이컨까지 구워갔는데...
집 가까이에 와서 울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바닐라, 초콜릿 아이스크림 사서 기분 좋게 집에 도착.
더워지면 이것도 힘들지 싶다.
날 좋은 지금이 딱이지 싶다.
하겸이가 하고 있는 마스크는 학교 마스크다.
온라인 수업 끝나고 드디어 학교에 간 첫 날.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주었다. 이름까지 적어서.
외국 아이들이 마스크를 학교 내에서 잘 안 쓰는데
학교에서 이렇게 마스크를 주니 너무 좋다. 물론 안에 필터는 없지만, 그래도.
하겸에 데리고 아침에 학교에 가니 아이들 모두 파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배낭안에 태산이 물, 간식, 울 아들 안전조끼, 모자, 아들 간식. 물휴지...등등 넣고,
보드 들고 씩씩하게 학교로.
울 아들 손잡고 집에 오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고 만보 걷기 성공~~~~~
스페인에는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8km 정도의 순례자의 길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헝가리에도 있다. 순례자의 길이.
바로 우리 아들 학교 가는 길이다.
태산이랑 하겸이랑 집으로 걸어오는데 할머니 두 분이 길을 잃었다며 성당을 찾으신다.
하은이가 구글맵으로 찾아서 보여드리고 우리 집 가는 길이라 같이 걷는데 부다페스트에도 여러 곳의
순례자의 길이 있는데 지금 찾아가는 길은 파란 십자가를 따라가는 길인데 어디선가
그 파란 십자가를 놓치셨단다.
오~~~~
관심을 갖고 보니 눈에 띈다.
이 길을 자주 걸었는데도 몰랐었다.
파란 십자가를 따라 걸으면 800년 된 성당으로 가게 된다고 한다.
중세시대에 지어진.
멋지네~~~
날 좋은 날 신랑이랑 하겸이랑 같이 우리도 찾아가 봐야겠다.
파란 십자가는 저 성당으로 가는 길이고.
하트도 있고 동그라미도 있고 다양한 사인이 있다고 한다.
걷다 보니 이런 귀한 정보도 알게 되고.
날 좋은 날 할게 많네. ㅎㅎ
바로 우리 집 가는 길이 순례자의 길 일부라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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