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 (헝가리 순례자의 길)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5. 6.

요즘 날씨가 너무 좋다.

그래서 태산이랑 하겸이 학교까지 걸어가서 하겸이랑 같이 집으로 다시 걸어서 오곤 한다.

학교에 갈 때 하겸이 스케이트 보드를 들고, 태산이 물이랑 간식까지 챙겨서 간다.

큰 딸이 이번주 온라인 수업이라고 집에 와 있어서 학교 밖에 태산이를 잡고 있어 줄 수 

있어 가능하다.  하겸이 학교 안에 개는 데리고 들어 갈 수 없기에.

울 태산이 누나랑 교문 밖에서 기다리는데 어찌나 안달을 했는지 모른단다.

자기는 왜 못 들어가느냐고....시위했단다.

살펴보니 자전거에 열쇠가 없다.

그러면 울 하겸이 자전거도 아침에 차에 싣고 와서

여기에 놓고 집에 갈 때 자전거를  타고 가도 되겠다.

태산이 물병이 아주 요긴하다. 사기를 잘했다. 

찻길이 아니고 뒤쪽 주택가 길로 가니 한가롭고 길이 너무 좋아 

우리 아들 보드타기 아주 좋다

 

수영장 뒤쪽에 개 놀이터가 있더라는.

세상에~~~어찌나 좋은지.

부다페스트에는 거의 구역마다 개 놀이터가 있다.

혹시나 했었는데 수영장 뒤쪽,

그러니까 하겸이 학교 맞은편에 이렇게 좋은 개 놀이터가 있었다.

여기서 어질리티 연습을 해도 되겠네.

양쪽에  입구가 있고 입구에는 주의 사항이 있다. 

개 똥 꼭 주워서 버리라고 비닐 봉지랑 쓰레기통도 있고.

한쪽에는 수도도 있다.

참 좋네~~~~

그런데 울 태산이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하겸이가 개 놀이터에서 더 재밌게 놀고 더 놀고 싶다 하는데

태산이는 나가고 싶다고 하니...

첫날이니까...

둘째 날에는 안에 늙은 개 한 마리가 있었다.

하은이가 견주에게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보고 허락을 받고 들어 갔다.

어린 개나 나이 든 개는 서로 조심해야 하기에.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대충 할 줄 알았는데...

아니다. 울 태산이는 아무래도 어질리티는 안 되겠다.

가지고 간 베이컨만 달라고 하고 올라가는 듯하더니 내려와서는

절대 안 올라간다.

딱 한번 얼떨결에 올라가는 듯하더니 바로 내려와서는 절대 싫단다.

아주 의견이 분명하네...

어질리티 한번 해보려고 베이컨까지 구워갔는데...

집 가까이에 와서 울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바닐라, 초콜릿 아이스크림 사서 기분 좋게 집에 도착.

더워지면 이것도 힘들지 싶다.

날 좋은 지금이 딱이지 싶다.

 

하겸이가 하고 있는 마스크는  학교 마스크다.

온라인 수업 끝나고 드디어 학교에 간 첫 날.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주었다. 이름까지 적어서.

외국 아이들이 마스크를 학교 내에서 잘 안 쓰는데

학교에서 이렇게 마스크를 주니 너무 좋다. 물론 안에 필터는 없지만, 그래도.

하겸에 데리고 아침에 학교에 가니 아이들 모두 파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배낭안에 태산이 물, 간식, 울 아들 안전조끼, 모자, 아들 간식. 물휴지...등등 넣고,

보드 들고 씩씩하게 학교로.

울 아들 손잡고 집에 오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고 만보 걷기 성공~~~~~

 

스페인에는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8km 정도의 순례자의 길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헝가리에도 있다. 순례자의 길이.

바로 우리 아들 학교 가는 길이다.

태산이랑 하겸이랑 집으로 걸어오는데 할머니 두 분이 길을 잃었다며 성당을 찾으신다.

하은이가 구글맵으로 찾아서 보여드리고 우리 집 가는 길이라 같이 걷는데 부다페스트에도 여러 곳의

순례자의 길이 있는데 지금 찾아가는 길은 파란 십자가를 따라가는 길인데 어디선가 

그 파란 십자가를 놓치셨단다.

 

오~~~~

관심을 갖고 보니 눈에 띈다.

이 길을 자주 걸었는데도 몰랐었다.

파란 십자가를 따라 걸으면 800년 된 성당으로 가게 된다고 한다.

중세시대에 지어진. 

멋지네~~~

날 좋은 날 신랑이랑 하겸이랑 같이 우리도 찾아가 봐야겠다.

파란 십자가는 저 성당으로 가는 길이고.

하트도 있고 동그라미도 있고 다양한 사인이 있다고 한다.

걷다 보니 이런 귀한 정보도 알게 되고. 

날 좋은 날 할게 많네. ㅎㅎ

바로 우리 집 가는 길이 순례자의 길 일부라니, 신기하다.

 

youtu.be/XUqPGKEYsA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