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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커피잔과 Raclette 치즈 그리고 명이치즈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5. 9.

요즘 아침마다 어느 커피 잔에 커피를 마실까

하나하나 보다가 기분 따라 하나 골라서 

커피를 마신다.

25년전 유태인 선교를 하시는

영국 선교사 질리안이 선물로 준 커피 잔.

아니 질리안 친정어머니가 헝가리에 오실 때

나를 주겠다고 특별히 품에 안고 오신 잔이다.

본인도 어머니에게 물려 받은 잔인데 딸인 질리안과 친구인

나에게 주겠다며 영국에서부터 조심스럽게 들고 와서 주신

귀한 선물.

날이 화장한 오늘 아침은,

조용조용 품위 있는 영국 아가씨였던 질리안을 생각하면서

커피를 마셨다.

보고 싶다. 질리안.

고전에 나오는  품위있는 영국 아가씨 딱! 그 모습이다.

이 커피잔이 질리안 같다.

오늘 아침은 그리스 커피잔을 골랐다.

아주 오래전.... 20년도 전, 아마 24년 전? 그리스에서

집시 선교를 하시는 선교사님이

부다페스트를 방문하셨을 때 우리 집에 초대를 했었다.

그때 선물로 주신 그리스 커피 잔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림이 24k 골드로 그림을 그린 잔.

이 잔에는 거의 커피를 마시지 않았었다.

그냥 장에 20여 년 있었던 잔.

아마도 본 차이나가 아니라서 입에 닿는 부분이

부담이 되어서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그 때 그리스에서 집시 선교를 하시던 목사님은

두 아들을 입양했는데 집시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유행가 가사처럼 낭만따라 떠도는게

집시가 아니라고.

"내 사랑 집시" 책을 쓰셔서 한국에 갔을 때

구입해서 읽었었다.

지금은 그리스에 안 계시겠지?

벌써 20년도 훌쩍 지났으니까.

 

오랜만에... 정말 10여 년 만인가?

Raclette 치즈를 샀다.

꼬리꼬리 냄새가 나지만 그릴에 구우면 정말 맛있는 치즈.

그 사이 가격이 엄청 올랐네.

1kg에 4만 5천 원 정도? 

남편을 위해서는 락토스 없는 치즈를 따로 사고.

오랜만에 맡는 꼬리꼬리 치즈 냄새에 하은이 옛날 생각난다고. 

전에는 양송이버섯을 안 자르고 구웠는데 그러다 보니 굽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모든 야채를 얇게 잘랐다.

신랑이 소고기도 얇게 자르고.

정말 오랜만에 치즈를 구웠다.

두 조카도 맛있다며 잘 먹어주니 기분 좋고.

울 아들만 싫다 해서 따로 즉석 짜장을 해주고.

 

울 작은 딸 오면 구워줘야지.

오랜만에 Raclette 치즈를 구워 먹으니 작은 딸 생각이 더 난다.

 

마트에 갔다가 명이나물이 들어 있는 치즈를 발견했다.

맛이 궁금해서 샀는데.... 

먹어보니 명이 냄새는 별로 안 나네.

그래도 신기하다.

명이나물을 치즈에 넣었다는 것이.

 

어버이 날이라는 것 모르는 울 아들이

금요일 저녁에 그림을 그려서는 나랑 아빠한테 준다.

세상에~~~어찌나 감동이던지.

눈물 날 뻔 했다.

아빠는 코스모스 란다.

엄마는 튤립을 그렸다며 주는 울 아드님.

땡큐~~~고마워, 아들.

 

안마 의자에서 안마 받으며 테블릿 보시는 아드님.

요즘 안마 의자에서 안마 받는 재미에 푹 빠진 울 아들. 

자기 의자가 너무 작아 잘 안 보이나 보다.

울 아들 때문에 정말 하루 종일 참 많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