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 때문에 새벽에 응급실 간 하은이.
화요일 새벽,
카톡이 오는 진동에 깨서 보니 하은이가 배가 아프단다.
(해외에 살다 보니 밤에 오는 전화나 카톡에 경기하듯 놀라고 깬다.)
변비가 심한거 같다고....
다시 카톡이 오고,
너무 아프단다.
올리브기름 한 숟가락 먹어봐.
다시 보이스 톡이 오는데 배가 아프더니 등 쪽이 너무 아프단다.
혹시 돌이 있나? 예전에 아빠도 돌때문에 엄청 아프셨었거든.
(헝가리에서는 물 때문에 결석은 가끔 있는 일이다.)
그렇게 한 시간 간격으로 보이스톡을 하면서 화장실을 가도 아프고,
누울 수도 없다고.
결국 아빠가 새벽 4시 넘어 하은이 집으로 출발을 했다.
아빠 왜 안오냐고...우는 하은이.
아빠가 하은이 집에 가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전화해 보고...
결국 응급실로 간다며 전화를 했다.
지금 검사 받으러 들어갔고 남편은 그냥 사무실로 간다고.
헝가리 병원은 보호자가 있을 수가 없다. 있어도 도움이 안 되고 있을 장소도 없고.
아빠가 병원에 같이 있을 수도 없고 헝가리말 잘하는 딸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아침 식사도 못하고 그래서 약도 못 먹은 남편도 걱정이 되고.
하겸이 학교에 데려다주고 검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데
점심때쯤 연락이 왔다.
"엄마, 돌이래요"
병원에서는 진통제만 주고 물 많이 마시고 돌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진통제 처방 받아서 집으로 가라고 했단다.
하필 그 시간이 오후 1시쯤인데 하겸이가 2시에 학교가 끝나기에 아빠가 다시
병원으로 가서 하은이 데리고 집으로 왔다.
밤새 돌 때문에 아파서 고생한 하은이는 병원에서 준 진통제 먹고 잠이 들고.
아주 오래 전에, 남편도 결석 때문에 구급차 두 번이나 왔었다.
헝가리 물에는 석회가 있어서 정수기로 물을 걸러서 마시고 해도 결석이 한 번씩 생기는데
울 딸 이번에 처음 돌이 생겨서 엄청 고생했다.
아직 돌이 나온거 같지는 않은데 하루 수업을 못 가서 꼭 병원에 가야 한다며 아침에 일찍
아빠가 병원에 내려 줬는데....
돌이 안 나왔으면 계속 아플텐데...어쩌나.. 걱정이 된다.
진통제가 있어 괜찮다고 아침도 안 먹고 갔는데.
빨리 돌이 나와야 할 텐데....
한복입고 애국가 부르는 하겸이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이 하겸이 애국가 아느냐고 묻는다.
아니? 아직 모르는데. 왜?
오늘 애국가 가르쳐서 동영상 찍어서 보내줘. 옥타에서 필요하대
한다.
그래서 누나 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시간이 있기에 같이 애국가 1절을 급히 배우고
한복을 입혀서 동영상을 찍었다.
한복 입힌김에 태극기까지 들고.
마치 독립투사처럼.
그런데.....
세로로 찍었더니 가로로 찍어야 한단다.
사실 후렴구에서 틀려서 다시 찍긴 찍어야 하는데....
울 아들이 싫다고 하면 어쩐다나....
일단 초코 빵 하나 사다 놓고 학교에서 오면 달달한 빵으로 기분 좋게 해서
가로로 다시 찍어 봐야겠다.
후렴구 연습해서.
울 아들 넘 잘생겼네. 내 새끼.
오~~~ 저 진지한 표정.
어쩜 저리 잘 생겼는지.
아침에 30분 배워서 부른 애국가.
딸들도 초등학교 때 차 안에서 매일 애국가 4절까지 부르면서 학교에 다니곤 했었는데.
어느 날, 작은 딸이
엄마, 이제 애국가 그만 틀어. 매일 애국가만 차에서 듣잖아.
ㅎㅎㅎ
울 아들이 한글학교에 안 가니 잊고 있었다.
이제부터 애국가 4절까지 같이 불러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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