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처음이다. 헝가리에 살면서 이런 감동은.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5. 21.

4월 중순에 명이 9kg을 주문해서 명이 김치를 담았더니 너무 맛있었다.

그런데 그 명이가 숨이 죽으니 세상에.... 딱 김치통 큰 걸로 한 통이다.

그걸 본 신랑이 명이를 다시 주문했더니 5월이라 어떨지 모르겠다고 하더니 

5월 12일에 우편으로 명이가 왔는데.... 헐~~~

남편이 사진을 메일로 보냈더니 

자기네가 보낼 때는 상태가 좋았었는데

날이 더워서 그런 거 같다고 다시 보내준다고 연락이 왔었다.

하지만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었다.

거의 20kg가 저 상태라 거의 다 버렸다.

5월 19일,

아침에 벨이 울려 나가니 우제국 밴이다.

?????

나갔더니 우편으로 보내준 명이 한 박스다.

기대도 안 했는데 신기해라.

상태가 좋아서 바로 씻어서 김치를 담갔다.

작은 김치통 하나 나왔다.

헝가리에 살면서 물건에 만족하지 못하다고 했을 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도 놀랍고

무엇보다 정말 로 5월 중순에 명이를 뜯어서 보내준 것도 놀랍고.

정말 헝가리에 살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듣는 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본인의 실수로 확인이 되어도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확인 되었으니 되었지? 그리고 가버리거나 끝난다.

그럴때 정말 열받고 혈압오르고....

오전에 벨이 울려서 나갔더니 우체국 밴이다.

어라? 뭐지?

하얀 박스가 익숙한 느낌이.......

열어보니 또 명이다. 헐~~~~

그때 20kg가 다 상했었기에 한 박스 또 보내주신 거다.

이젠 명이가 없을 텐데 산 깊숙이 들어가서 뜯었나 보다.

오늘 도착한 명이 한 박스.

감동이네.

어제 한 박스로 고맙고 이미 감동을 받았는데 

또 한 박스를 보내주다니.

보통 이러면 얼마라도 돈을 요구할 텐데 미안하다며 다시 보내주다니.

헝가리에 살면서 이런 친절 처음이라서 감동 감동.

내년에는 기억했다가 꼭 이 집에서 명이를 4월에 많이 주문해야겠다.

덕분에 어제도 밤 12시 넘도록 명이 씻어 김치 담았는데

오늘도 밤 12시 훌쩍 넘길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올 해는 명이김치를 오래도록 맛나게 먹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