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에 유람선 침몰 사고가 난 마르깃 다리 아래서 2주기 추모식이 있다고
남편이 올 거냐고 물었었다.
하겸이가 3시에 끝나기에 추모식에 갔다가 행여 학교에 늦으면 안돼서
못 간다고 하고 집에 있는데...
맑은 날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오후 1시 30분쯤 갑자기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
하늘이 우시는 구나....
사고 나던 밤도 천둥번개에 폭우가 엄청 났었는데....
그 애통함이 하늘에 사무쳤구나...
할머니 품에 안겨 공포로 울부짖다 할머니 품에 꼭 안긴 채
발견된 어린 공주님을 위해 다리 위에는 일 년 열두 달
인형이 끊이지를 않는다.
헝가리 분들 특히 할머니들이 일년 열두달 매일 꽃과 초,
그리고 인형을 놓고 가신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를 보니 가슴이 아리다.
제대하고 부푼 꿈을 안고 온 헝가리에서 한 달여 만에
사고로 떠나야 했던 너무나 젊다기보다 어린 청년,
먼저 떠난 아들이 믿어지지 않는 부모님은
하염없이 흘러가는 두나 강물만 바라보셨었다.
헝가리에 혼자 와서 비빌 언덕도 없어 고생하다가
이제 좀 살만하다고 괜찮다고 웃던 딸이
설마 그 배에 탔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부모님.
정말 모두가 믿기지 않았고... 설마... 아니겠지...
말도 안 되는 일이야... 하며 고개 절레절레 흔들던 번개 치고
무섭게 비가 왔던 2년 전 그 밤.
그 애통함에 하늘도 운다.
아니 이젠 이 땅에 남아서 먼저 보낸 가족으로 아파하며
고통 속에 살아가는 가족 때문에,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에 또 함께 우시나 보다....
사망 25명, 실종 1명의 이름을 새겼다.
저곳에 화분, 꽃, 초 인형, 편지... 들을
헝가리 분들이 잊지 않고 계속 놓고 기도하시던 곳인데
이젠 추모비를 만들어 돌아가신 분들 이름을 새겼다.
앞으로 절대로 이런 사고는 없어야 하기에.
2시가 되어도 비가 심하게 와서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추모식이 있는 머르깃 다리에는 비가 안 왔고 무사히 잘 끝났다고.
날 좋은 날 울 아들 손 잡고 꽃드리러 다녀 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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