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겸이가 한 일주일? 되었나 보다.
눈을 비비는 것이 심상치 않더니 계속 비비고 눈이 충혈되고 아프단다.
까밀라(카모밀라) 차 따뜻하게 우려서 눈을 씻어 주면 좀 괜찮아지고 하더니
어제저녁은 눈을 못 뜨겠단다.
당장 병원을 갈 수도 없고....
아빠가 아들 관심을 다른 곳으로 쏠리게 하느라 잔디 깎는 것을 도와달라
했더니 급 관심을 보이고 혼자서 작은 잔디깎는 기계로 잔디를 깍는 울 아들.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더니 큰 딸,
엄마 아동노동착취 아냐?
한다.
저 사진이 잔디 깎는 것으로 보이냐?
에구.... 그냥 밀고 다니며 놀고 있구만.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빠가 젠가를 하자고,
울 아들 엄청 신나서 젠가 들고 나와서 게임을 했다.
잠을 자야 하는데... 눈은 간지럽고....
아빠가 샤워시켜서(이제 8살이라 아빠랑 하고 싶단다.) 겨우 재웠다.
늦은 밤이지만 학교에 안과 진료 때문에 결석한다고 메일 써서 보내고,
하겸아, 보름 달이다.
달이 어찌나 밝던지.....
(오늘 알았다. 어제가 슈퍼 문이었다는 것을. )
우리 새끼 눈이 부었네.
2구역 소아과다.
여기서 1차 진료를 받고 필요에 따라 종합병원이나 전문의에게 보낸다.
우리 집 주소 의사 이름을 알려주기에 사진을 찍었더니
하겸이 담당 의사 진료시간을 카드로 만들어서 준다.
편하네.....
목요일 오늘은 오후 4시부터 6시 30분이니까 그때 오란다.
미리 의사마다 진료시간을 저렇게 만들어서 주니 참 헝가리 정말 많이 변했다.
이르드는 아직도 내가 사진을 찍고 기록하고 해야 하는데.
두 딸들은 봄, 가을 알레르기로 정말 고생을 많이 한다.
큰 녀석은 눈물, 콧물.... 눈은 너무 부어서 뜨지도 못하고...
이렇게 예쁜 꽃이 많이 핀 봄인데 알러지가 시작하면 고통이 말도 아니다.
약을 먹으면 가라앉기는 하지만서도....
하겸이도 알러지 아닐까 걱정이 되는데
일단 오후에 의사선생님 기다려 보고....
눈에 넣는거면 어떻게 할 텐데 알약이면...
그래도 알러지일 경우 알약이 효과가 좋기는 하다.
눈이라서 자꾸 신경이 쓰이네. 내 새끼.
오후 4시 전에 가서 기다렸다가 접수를 하는데....
이르드에서 이사 와서 오늘 처음이라고 했더니
뭔가를 자꾸 묻고...싸인하라 하고...적으라 하고...
괜시리 불안해 진다. 갑자기 하겸이 건강수첩을(올따쉬 꾀니브) 집에 놓고 온게 걸리고...
"내가 이르드 담당 소아과 의사한테 뭔가를 받아 왔어야 했니?"
하고 물으니 아니란다.
의사를 만났더니 젠틀한 남자 의사선생님이신데
첫 질문이....
"넌 누구를 네 아들의 담당의로 정하고 싶니?" 한다.
헐~~~ 나야 모르지....
"그냥 너로 하고 싶어" 했다.
그랬더니 프린트한 종이에 싸인을 하란다.
내가 이 미하이 의사를 내 아들의 담당의로 정했다는 사인을 한 종이를 이르드 에리커 의사한테
보내면 우리 아들의 진료 기록을 이쪽으로 보내 온단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란다.
괜시리 든든해 지네.
진료를 하고 알러지라서 눈약을 처방했으니 약국에 가서 사란다.
그런데....가라는데....처방전을 안 주네?
키 크고 날씬하고 모델같은 간호사 아가씨에게 "종이는?" 했더니
"그건 올드야. 지금은 그냥 의료보험 카드를 약국에서 보이면 되고 네 메일로 갈거야"
헐~~~ 몰랐다.
정말 약국에 가서 아들 의료보험 카드를 줬더니 약을 주고
바로 내 메일로 어떤 약을 샀는지 보내 온다.
헝가리 진짜 많이 좋아 졌네.... 신기해라~~~~
눈에 넣는 물약이 심란하다.
열방울을 눈에 넣으라고 하는데 내 눈에 먼저 넣었더니
따끔따금하면서 싸~~하고 조금 아픈데
울 아들 한 방울 넣더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결국 한 시간여 실갱이 하고 등짝 몇 대 맞고, 울고,
나도 지쳐서 포기할 때 쯤 울 아들도 거의 포기하고...
감고 있는 눈에 그냥 안약을 무작정 뿌렸다.
눈 깜박깜박 하면서 들어가게.
하루에 3번 넣으라고 하는데 그냥 한숨만 나오네...
그리고 눈을 너무 비벼서 피부에 바르라는 연고.
이거야 괜찮은데.
그래도 한번 넣었다고 눈이 좀 편안해 졌는지...
울 아들 장총을 만들어 가지고 와서는 보여 준다.
"엄마, 이거 보고 만든 거야"
오~~~ 진짜 멋지네~~~
약 한번 넣고 살아 났네, 우리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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