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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겸이의 성장일기

울 아들의 7살 생일 파티 2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6. 14.

초대장을 7개 만들어서 5명은 이름을 적어서 보내고 2개는 혹시나 싶어

학교에 가서 주고 싶은 친구가 있으면 이름을 적어서 주라고 보냈었다.

그런데 저스펠이 보자마자 다 뺏어서는 자기가 나눠준다고 가지고 갔단다.

그래서 하겸이가 좀 속상했었는데... 결국 사단이 났다.

작은 피닉스가 생일 파티에 안 왔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저스펠 반인 작은 피닉스가 생일 초대장을 못 받은 거 같다.

헝가리 사람들은 초대장을 받으면 꼭 초대해 줘서 고맙고 시간 맞춰 오겠다. 아니면

초대해 줘서 고마운데 사정 이야기를 쓰고 못 온다고 죄송하다고 답을 보내오는데

작은 피닉스는 아무런 메시지가 없었기 때문에 ...

저스펠이 가지고 가서 아마도 장난하다

어딘가에 던져버린 게 아닌가 싶다.

제일 먼저 츄니가 도착을 했고

자기 마당에 핀 예쁜 장미꽃을 꺾어와서는 나에게 준다.

땡큐~~~ 하겸이 선물만으로도 고마운데. 

두 번째로 도착한 저스펠.

이 노므자슥..... 하겸이 생일이니 친구들이 모두

하겸이 의견을 기다리고 함께하니까  삐졌다.

집안에서 나오지 않고 숨어 버렸고,

부르고 부르다가 안에 들어가서 데리고 나오다 보니

우 씨~~~~ 내 새끼 생일 케이크 촛불 켜고 노래 부르고 초 끄는 거

사진도 못 찍었네.

그런데 자기 맘대로 안되니까(자기가 놀자고 하는 데로 모든 아이들이 따라와야 하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으니까 화가 났다.) 삐져서는 저러고 앉아 있다.

게임하고 받을 선물을 넣을 가방에 이름을 쓰라고

하겸이가 펜을 줘도 뒤돌아 앉아서는 말도 안 하고

케이크도 싫다 하고 정말... 한 대 쥐어박고 싶은 걸 꾹 참고.

피닉스 초대장 가져가서 안 준 것도 열 받는데....

그러더니 안에 혼자 들어가서는 하겸이 서부 총잡이 모자랑 총 들고 나와서는

친구들 주의를 끌려고 한다.

그냥 한숨만 나오고....

다행히 남편이 아이들에게 바로 보물 찾기부터 시작을 했다.

안그러면 빅터가 저스펠한테 뛰어가서 총싸움하면서 좀비 잡기 시작하면 

정말 생일파티가 엉망이 되기에.

남편 목소리가 큰 것이 오늘은 어찌나 감사한지.

또 아빠가 게임을 인도하니까 아이들 집중을 잘하고.

아들~~~ 오늘 아빠 엄청 고생했다.

아빠 콩콩이 한 달은 용돈 없이 해 드려야겠다. 알겠나?

결국 총 놓고 나와서는 작은 공룡을 찾는데 저러고 다닌다.

나 심술 나고 화나고 그러니까 니들이 나를 좀 풀어 달라고... 시위하듯.

오늘 아침 학교에 가는 길에 하겸이랑 저스펠의 이런 태도가

무례하고 예의가 아니라는 대화를 했다.

친구 집에 초대받아 가면 저렇게 하면 절대로 안 되는 거고 혹시 오늘 학교에서 

지난번처럼

저스펠이 또 내 친구 아니라고 하면서 밀고 소리 지르고 하면

알았어, 네가 화가 풀리면 그때 다시 친구 하자 하고

너도 당분간 저스펠하고는 놀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했다.

울 아들 아침까지 명사수 였는데 친구들이 뒤에서 말을 많이 하니

집중이 안되어 힘들단다.

괜찮아, 게임이잖아, 안 이겨도 되는 거야.

그래도 잘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은데 어째 오늘따라 잘 안 맞으니

속상한 울 아들.

총 쏘기가 시작되자 드디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저스펠.

근데 울 아들 생일 파티인데 어째 저스펠 삐진 이야기만 쓰고 있네.

매번 저스펠 엄마가 영어나 헝가리어가 조금이라도 되면 말을 좀 하고 싶은데

정말 중국어 외에는 전혀 대화가 안되니 답답하다.

이 날도 구글 번역기로 대화를 했는데 저스펠 할아버지가

아프셔서 일 년간 중국에 갔다가 3학년 때 다시 헝가리로 온다고 하는데

구글 번역기로 대화를 하려니 깊은 대화를 할 수가 없다.

드디어 신나서 게임을 하고 , 저스펠이 기분이 풀어지니

아이들도 더 재밌어하고.

그제야 나도 한숨 돌리고.

오늘 처음 우리 집에 온 까로이.

작년에 같은 반이었고 하겸이랑 잘 놀아 주어서 고마운 친구.

빅터는 츄니반이지만 하겸이랑 잘 노는 친구다. 

내년에는 이 친구들이 다 하겸이랑 같은 반이면 좋겠다.

츄니는 하나도 넣지 못해서 급 우울. ㅠㅠ

역시나 애들이 제일 좋아하는 사탕 축구공 터트리기.

확실히 사내 녀석들이라서 힘이 좋다.

어찌나 힘 있게 세게 치는지. 

찢어지다가 끈이 끊어져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아빠가 축구공을 들고 잔디밭에 가서 사탕을 쏟았다.

기특한 것들.

다 줍고 가방을 확인하더니 까로이가 제일 적다면서

하겸이랑 빅터랑 까로이에게 사탕이랑 젤리, 초콜릿을 나눠줬다.

아이들은 좀비 소탕작전을 하고 싶은데 들어가자마자

저스펠이 게임을 하고 싶단다.

일단은 하게 해 줬는데 혼자서 계속하더니 하겸이보고 같이 하자고...

하겸이 한 번 하고는 싫다 하고 다시 저스펠 혼자서 게임을 하고.

다행히 아이들이 20여분 지켜보다가 총싸움을 시작했다.

 

 

열심히 좀비 잡느라 바쁜데,

울 저스펠 하겸이가 던지 공에 맞았다며 나에게 온다.

나도 봤어요. 저스펠 네가 던진 공이 더 크고 아프거든.

하겸이가 던진 건 작았고 탁구공 같은 거라

아프지도 않아요. 속으로만 그렇게 말했다. 

일 년 동안 중국에 갔다가 온다고 하니 그 사이 좀 성숙해져서 오겠지.

정말 이렇게 키우면 안 되지의 모델인 울 저스펠이다.

좋은 장점도 참 많은데.....

부모가 몇 가지만 가르치면 참 멋진 아이가 될 텐데....

일 년 동안 중국에 갔다 온다는 저스펠 아빠의 말에

나도 모르게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다. 2학년 때 혹시 같은 반 되면 울 아들 스트레스 많이 받을 텐데...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친구들이 선물해준 레고 만들고 밤 9시 되어서

일주일에 2~3일 쓰는 일기 오늘 쓰자고 시작했는데

피곤하신 울 아들. 자꾸만 글씨가 산으로 올라가고 엉망이 되고

결국 엄마 또 큰소리 내고 혼내고.

일기 쓰고 그림 그리고 아빠랑 샤워하니 밤 10시 20분이다.

이제 좀 컸다고 밤에 안 자고 더 놀려고 하니 엄마 큰소리 내고서야

침대로 가고  정말 눕자마자 곯아떨어지는 아들.

그런데

울 아들이 아침에 깜짝 선물로 러브레터를 주면

(이 편지는 생일 준비하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몰래 써서 엄마 침대 옆에 놓고 간 거다.)

급 반성을 하고 정말 화내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는 에미다.

그리고 내년 생일은 더 잘해줘야지 다짐 다짐하게 되는 고슴도치 에미다.

울 아들 생일 축하해~~ 

아들 오늘 행복했어?

응 행복해.

엄마는 우리 아들이 행복하면 돼. 그게 제일 행복해. 엄마는

하겸이는 엄마가 행복한 게 더 좋아. 엄마가 행복한게 좋아.

 

귀하디 귀한 하나님의 아들.

엄마, 아빠의 소중한 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