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들 드디어 자유다.

울 아드님 자가격리 해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하겸아, 코로나 검사받으러 가야 해"

"싫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헝가리에서는 안 아팠는데 한국에서 검사할 때 많이 놀랬나 보다.

"하겸아, 코로나 검사해야 밖을 나갈 수 있어."

"난 안 나갈 거야, 지금처럼 집에 있을 거야. 난 좋아"

"안돼~~ 애견카페도 가고 슬라임 카페도 가고 해야지~~"

"아냐, 안 가고 싶어, 집에서 놀 거야"

헐~~~

심란하네.....

결국 사촌 형아가 나섰다.

형아는 애견카페랑 슬라임 카페에 가고 싶다는 말에 울 아들 용기를 냈다.

9시 부터지만 8시 30분에 도착을 했는데 우리 앞에 족히 백 명은 줄을 섰고...

그래도 좀 일찍 와서 많이 덥지 않아 다행이고,

행여 우리 아들 줄 서서 기다리다가 맘이 변할 까 내심 긴장하고.

그런데 이젠 종이에 안 적고 QR코드에 입력을 해야 한다며

직원이 한 명 한 명 설명을 하고

나이 많은 어르신은 직접 입력해 주고... 정말 고생이 많은데...

기다리는 동안 핸드폰 화면이 꺼지지 어르신들 없어졌다고...

직원은 어르신 핸드폰 저는 모르니 빨리 켜시라고...

화면이 어두워 검색이 안되니 화면을 밝게 해달라고 외치는

보건소 직원들...

아침 9시 조금 넘었는데 벌써 저러시니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시려나 걱정이 되었다.

어르신들은 QR코드 입력도 힘들고 핸드폰 화면 꺼지니 다시 켜서

찾는 것도 힘들고...

그러니 결국 직원이 한분 한분 옆에 붙어서 도와줘야 하니 일이 더 더디다.

우리 아들 생각보다 잘 참고 끝났다.

"아들, 내일 코로나 검사 음성 나오면 내일 12시부터 어디든지 갈 수 있어."

자가용이나 방역 택시로만 보건소로 가야 한다 해서 언니 차를 빌렸다.

헝가리에서는 상상도 못 한 일들이다.

매일 집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게임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서술 수학책도 매일 두 장씩 하는데...

"엄마 안토록 을 어떻게 써?"

"안 밑에 ㅎ 받침이 있어야 하고 ㄷ에 ㅗ ㄹ에 ㅗ, 그리고 ㄱ받침이야"

알려주면서 조카 녀석 수학 설명을 끝내고 하겸이 책을 보고는 빵 터졌다.

"맞다, 맞아. 책에서 원하는 답은 자동차 세금, 범칙금... 뭐 이란 단어를 원했지만

우리 아들 생각도 맞아요." 

에미가 주차하고는 차를 항상 못 찾으니 우리 아들 그 생각이 났나 보다.

12시가 넘도록 문자가 안 와서 결국 하겸이 담당 공무원께 전화를 걸어서

음성 확인받고 이제 밖에 나가도 된다는 말 듣자마자 우리 아들이랑

조카 데리고 슬라임 카페에 왔다.

조카가 가보고 싶다 했고, 하겸이는 처음이니까.

요즘 코로나 때문에 영업 안 하는 곳이 너무 많아서 일단

전화로 바로 예약을 했다.

우리 아이들만 하니까 안심이 되고.

집에서 나랑 물풀로 만들어서 놀기는 했지만 이런

슬라임 카페는 처음인 우리 아들.

가르쳐 주시는 분이 

"무서워하지 마, 주물럭주물럭하고, 괜찮아, 막 만져도 돼"

우리 아들은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형아는 잘하는데 하겸이는 잘 안돼서 옆에서 도와주셨다.

다음에 한 번 더 오면 잘하겠지. 

근데 두 녀석 노는데 비용이 5만 원이니 요건....

나중에 한 번만 더 오는 걸로.

가야 할 키즈 카페도 많으니까.

들어 올리는 힘 조절이 어려워 누나가 도와주고.

슬라임 그냥 노는 게 아니구나... 

 

집에 와서 양념 닭 배달시켜 먹고, 지하 내려가 놀고 싶다는 녀석들.

신났다.

어찌나 땀 흘리면서 소리소리 지르는지....

저렇게 신나게 뛰어놀아야 하는 우리 아들인데. 

언니가 운영하는 장애인 시설 장애인들이

매일 내려와서 물리치료도 하고 운동도 하는 공간이다.

이제 매일 저녁 내려와서 운동도 하고 뛰고 놀아야겠네.

 

이제 우리 신나게 놀아 봅시다.

본격적으로 다녀 봅시다.

날이 덥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제 남은 시간 쪼개가면서 할 일 다 보고 가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