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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선물로 받은 귀한 만남 2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8. 14.

이제 헝가리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다.

조심조심 다니고 오후 5시쯤이면 집에서 밖에 나가지도 않고,

웬만하면 하겸이는 집에서 형아랑 누나랑 놀았다.

행여나 확진자랑 동선이 겹쳤다거나 같은 공간에 있어서

자가격리 2주 해야 하면 정말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기 때문이다.

헝가리 가는 비행기는 별 탈 없이 타야 하기에.

 

1. 익선동에서 

 

헝가리에서 26년을 살면서 참 많은 분들을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특별한 인연인지 헝가리에 몇 번을 다시 오신 분들도 계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 자라는 것도 함께 하고 몇 년 만에 만날 때면

눈물 나게 반갑고 그리운 사람들.

 

매일 특별한 일 없이 살아가다 문득 가슴이 아프고 외롭다 느낄 때면

스멀스멀 안개가 올라오듯 그림움이 올라올 때면 보고 싶은 사람들.

그렇다고 한국에 왔다고 연락하고 만나자 할 수 없다.

코로나 핑계도 있지만 그분들의 일상에 갑자기 내가 뛰어들어

흐름을 방해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바로 연락이 닿고 한 걸음에 달려와 손을 잡고 어제도 그랬다는

듯이 웃으며 걸을 수 있는 사람들.

그래서 행복한 익선동 만남이었다.

우리가 헝가리에서 만날 때면 말 그대로 배꼽 빠지게 웃었던 그때처럼

우린 몇 년 만에 만나서 까르르르 까르르르 웃고 웃었다.

얼마만인지.....이렇게 웃은 지가.

"자기야, 요즘 핫한 곳이 있어. 익선동 안 가 봤지?"

그렇게 익선동 구경을 했다.

예전 종로의 한옥이 있던 골목이 세상에~~~ 이렇게나 변했구나...

여기에서 이렇게 하고 찍으면 되는 거야~~~

친절히 알려줘서 나도 찍어 보는데....

여기서 셀카를 찍는 다고 해서 섰는데....

아니 다들 핸드폰만 쳐다보고 누르면 어쩝니까....

눈은 앞을 보고 손만 눌러야지.

앞을 봐, 앞을 보고 찍으라고!!!

그런데도 꿋꿋하게 핸드폰 속 내 얼굴만 보면서 누르고 있으니. 

세상에~~~ 식당, 카페마다 사람이 꽉 차서 자리가 없다.

구경하면서 사진만 찍고 이곳에 자리 잡았다.

이곳 수플레 팬케이크가 유명하다고.

화장실 입구가 책꽂이네. 저걸 어떻게 열지?

옆으로 밀수도 없고.. 가만히 지켜보니 그냥 문처럼 잡아당기면 되는구나...

한옥의 서까래, 대들보... 그냥 그대로 다 보이네.

요런 거는 헝가리에서 너무 자주 보았던 소품들이구나.

요것이 그 유명한 팬케이크.

30여분을 기다려야 하고 가격도... 헐~~~

부드럽고 맛있었다. 

 

가장 맛있는 건 우리들의 이야기들이었다.

함께한 시간만큼 부드럽고 달콤하고 유쾌한 수다.

시간은 왜 그리 빨리 가는지.

내년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2. 궁산에서 빅토리아님이랑

내가 머물고 있는 친정집 바로 위가 궁산이다.

언젠가 장애인 시설 이요인들과 궁산 산책을 했었는데

빅토리아님이 궁산에 산책을 하신다는 걸 블로그에서 보고 

함께 궁산에서 만났다. 

한 달여 친정집에 있으면서 한 번도 올라가지 않았던 궁산인데...

날이 너무 더워서 덥다는 핑계로.

올라가는 길이 이렇게 예뻤나?

코로나로 놀이터랑 운동시설은 사용을 못하게 저리 묶어 놨다.

꽃이랑 나무 이름표가 있어 산책하면서 읽으니 좋다.

아는 게 소나무요 철쭉, 진달래 이 정도인 나라서.

이 팔각정에서 빅토리아님을 만났다.

더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지만 여기서도 한강이 보인다.

곧 딸이 있는 미국에 가서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고 오실 거라는 빅토리아님.

다음 블로그가 바뀌고 또 여러 가지 일로 블로그 포스팅을 못하셨지만

건강하셔서 감사하고 미국에 다녀오시고 만약 내가 내년에 들어오면

그때는 자주 궁산 산책을 빅토리아님과 하고 싶다.

 

3. 김포 롯데몰에서 하겸이랑 함께한 만남.

요즘 식당, 카페 다 4인 모임만 가능해서 가족과 함께 만나기가 너무 어렵다.

하겸이랑 같이 만나려고 롯데 몰로 장소를 정했는데 문제는 5명이라는 거다.

부득이 3명, 2명 나눠서 따로 식사를 하고 울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실내 놀이터에서 아들은

놀고 커피숖으로 갔다.

 

약속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을 했다.

울 아들이 받은 용돈으로 장난감을 사려고.

그런데 장난감 가게 앞에 떠~~ 억 하니 울 아들이 그리도 궁금해하던 

포켓몬 자판기가 있다.

너무 궁금했던 울 아들 드디어 자판기에서 직접 포켓몬 카드를 샀다.

꽤 큰 장난감 가게인데 하겸이가 사고 싶은 장난감이 없어서 고민했는데

마침 발견한 포켓몬 카드를 보관할 수 있는 폴더.

엄청 행복한 울 아들.

 

 

실내 놀이터에서 3시간을 넘게 땀 엄청 흘리며 신나게 노는 아들.

함께 만난 집사님 가족 먼저 가시고 난 30여분 더 기다렸다가

아들 데리고 나오는데  바로 앞에 또 게임하는 것들이.....

울 아들 발걸음이 안 떨어진다.

 

딱 하나만 해보기로 하고 낚시 게임을 했다.

옆에서는 하겸이 보다 작은 꼬마가 열심히 물고기를 잡는데

처음 해보는 낚시 게임.

그러고 보니 시선 닿는 곳마다 아이들을 유혹하는 게임기가 엄청 많다.

우리 아들 이러니 한국으로 이사 오자는 말이 나오지.

너무 놀아 지친 아드님은 시동 걸고 주차장 빠져나오니 벌써 잠드셨다.

 

만약 내년이나 내 후년에 오면 우리 아들 엄청 커서 그때는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려나.

그때는 엄마랑 같이 모임도 나갈 수 있으려나? 책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