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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작은 딸이랑 데이트 그리고 엄마랑 사진을 찍었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8. 18.

여름에 한국에 잠시 들어간다고 연락을 하니 작은 딸이 같이 갈 곳을 

적어서 보내주었었다.

그런데 여름에 덥기도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다니는 것이 쉽지 않았고

시간도 별로 없어서 작은 딸은 집에서 하겸이랑 보내는 시간이 많았었다.

금요일,

오전에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작은 딸을 만나러 갔다. 학교로.

 

1. 친할머니 인사드리러

울 아들이 짜장면 먹고 싶단 말에 어머님이랑 간 중국집.

나름 유명하단다. 20여분 기다렸다가 들어 가서 울 아들 짜장면 맛나게 먹고

할머니가 아이스크림 고르라고 하니 신나서 메로나, 스쿠르바...골라서 신난 울 아들.

헝가리에 도착하고 큰 누나랑 이야기 하던 하겸이 왈.

누나, 한국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더라. 헝가리 아이스크림보다 몇배 몇배 진짜 맛있어.

한국에서 떠날 때 "엄마, 메로나 가져가면 안돼?" 묻던 아들.

한국 식품점이나 중국 마켓에 아이스 박스 들고 출동해야 겠다.

많이 사다 냉동고에 저장하고

먹고 싶을 때 마다 먹을 수 있게.

할머니께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인사드리고

 

2.누나 학교로 출발.

하겸아, 작은 누나 학교야. 누나가 여기서 공부하거든.

하겸이 손을 잡고 딸을 만나기로 한 중앙 도서관으로 가는데 하겸이가 

"엄마, 저 독수리는 뭐야?"

누나 학교는 독수리래. 하겸이 반은 뭐였지?
코알라. 

그 전에 어니끄 반은 제비였지? 하겸이는 제비반, 코알라 반.

하빈이 누나학교는 독수리래.

말하고 나니 표현이 좀 재밌다.

하겸이랑 작은 누나 학교도 가고 같이 광장시장으로 가는데

하빈이가 살던 오피스텔을 알려 준다.

아~~~~ 저기구나.... 궁금했었다.

우리 딸이 공부하고 혼자 지내던 오피스텔.

이젠 더 이상 살지는 않지만 저곳에서 우리 딸이 지냈구나...

그냥 맘이 뭉클하고 혼자 지냈을 녀석 생각에

딸은 괜찮은데 에미는 맘이 저렸다.

 

3. 광장시장

광장시장에 갔다. 작은 딸이랑 하겸이랑.

울 아들은 꼭 사고 싶다는 브롤스타즈 딱지를 사고 싶은 간절함에.

나는 그냥 시장 구경이 좋아서.

어쩌다 한국에 오면 남대문, 동대문을 꼭 가곤 했었는데 

올 해는 가지 못했다. 대신 하빈이랑 광장 시장을 갔는데....

코로나 때문인가? TV에서 보던 광장 시장하고는 너무나 달랐다.

그냥 썰렁함..... 물어보니 새벽에는 사람이 많단다.

역시 재래시장에 있는 장난감 가게에 있었다. 브롤스타즈 딱지가.

울 아들 자기 용돈으로 딱지도 사고 팽이도 2개나 사고. 그러고도 돈이 남았다. ㅎㅎ

평소 낯선 사람에게 말하는게 힘든 아들이 가게 아줌마에게 얼마냐고 가격도 물어보고

신기했다.

한 20여년 만인가 보다. 육회를 먹은 것이.

이게 광장시장에서 유명한가보다.

어찌나 부드러운지 산 낙지만 씹히고 육회는 부드러워서 씹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울 아들, 밥 말아서 한 그릇 뚝딱 먹고 바로 팽이부터 뜯어서 만든다.

이 분 순대가 유명한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가고 있었다.

맛이 어떤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나도 줄을 서서 포장해 달라고 했다.

아저씨가 기다리는데 맛 보라며 순대를 조금 썰어 주셨다.

가게도 아니고 길 한 복판에 쪼그리고 앉아서 순대 먹는 엄마를

보는 울 아들. 먹어 보라 하니 싫다고 도리도리.

집에 와서 먹는데 다른 순대랑은 다르긴 했다.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서 파신다고 했는데 괜찮았다.

그저 신난 우리 아들.

 에미는 어릴 적 종이 딱지 인줄 알았는데 열었더니 아니었다.

음.... 이게 딱지구나....

너무 다르네. 나 어릴 적 딱지랑.

 

 

장난감 사고 남은 돈으로 누나랑 게임도 하고

그렇게 하고 싶어 하던 인형 뽑기도 했다.

인형 뽑기는 3번 하면서 3천 원을 넣었는데 너무 허무하게 끝이 났다.

직접 해보더니 이건 아니구나 깨달은 울 아들, 그만 하겠다고.

장난감 가게에서 누나가 사달라는 작은 돼지 인형을

단호하게 "싫어" 거절한 울 아들.

게임까지 다 하고 남은 잔돈에서 천원을 작은 누나한테 준다.

아까 싫다며 거절한 돼지 인형 가격이 천 원이었는데 다 놀고

남은 돈을 보니 좀 미안했나? 

작은 딸 천원 주는 동생한테 천 원을 받으면서

"아까 돼지 인형을 사줬어야지, 천원을 지금 주면 뭐하냐?"

말은 그러면서도 천원을 받는 울 작은 딸.

그러더니 하는 말이 "어제 5만 원 줬으니까" 한다.

맞다, 전날 저녁에 자기가 받은 용돈에서

작은 누나가 "누나 한 장만 줘" 하니까 

한참 고민하더니 5만원 한 장을 줬었다.

울 아들 누나한테 5만 원도 주고 돼지 인형 안 사준다 했더니

다시 천원도 주고.

착하네. 

 

4. 작은 딸이랑 데이트

토요일 오전에 한국에서 사용하던 핸드폰 번호를 해지하러 갔다가

작은 딸이랑 둘이서만 점심 먹고 예쁜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데이트했다.

벌써 대학 졸업반인데...

그동안 한 번도 못 들어와서 우리 딸 대학 생활 궁금해도 전화나 카톡으로 보내준

사진으로만 봤었다.

어느새 졸업반이네.

코로나만 아니면 매년 집에 왔다 갈 텐데...

 

5. 친정엄마랑 사진 촬영

언니의 제안으로 이제 식구가 다 모이기는 힘드니

대충 모일 때 마다 가족 사진을 찍기로 했다.

할머니랑 손주들만 함께 사진을 찍었다.

제일 키큰 큰 조카랑 제일 등치 큰 울 큰 딸이 빠졌다.

애들도 매년 쑥쑥 자라니 이렇게 사진을 남기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6. 집에 갈 시간.

큰 녀석이 먹고 싶다는 가래떡을 친정엄마가 방앗간에서 맞췄다.

절편도.... 큰 녀석 줄 생각에 많이 가져오고 싶었지만 짐 무게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울 큰 딸이 먹을 만큼은 가방 여기저기 쑤셔 넣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주일학교가 너무 재밌었던 울 아들.

지난 중에 소망 씨앗을 심었다.

건강하게 잘 자라라~~~~

처음에 메추리알이 어쩜 저리 예쁘게 껍질을 벗겼는지 참 얌전하게도 했다.

그리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마트에 가니 세상에~~~

껍질 벗긴 메추리알이 있었다.

어찌나 예쁜지.

메추리알 껍질 벗길 때면 성질 죽이면서 하느라 한숨이 나오고 흰자가 

뜯기면 노른자가 부서지거나 빠져서 지저분한데.

정말 예쁘게 껍질 벗겨서 팔고 있었다.

부러워라~~~~ 

 

 

16일 새벽 3시 30분.

알람도 안 울렸는데 엄마가 먼저 일어나시고.

냉동고에 얼린 음식들 꺼내서 아이스박스에 담고...

그렇게 짐을 다 정리해서 쌌다.

새벽부터 잠도 못 자고 공항에 데려다준 언니랑 형부.

미안해서... 고맙고...

 

한국에 갈 때는 이코노미 좌석이었는데,

헝가리로 돌아올 때는 하겸이랑 편하게 오라고 비즈니스로 표를 샀다.

처음 타본 비즈니스 좌석. 울 아들 덕에 에미가 편하게 왔다.

좌석이 눕혀지고 길어지니 잘 때 정말 편했다,

한번 비즈니스 타 보니 다음에도 비즈니스로 오가고 싶어 지더라는. 

의자를 눕히면 다리가 저기까지 닿는다.

어찌나 편하던지.

음료수를 유리컵에 주네...

입 까다로운 울 아들.

먹고 싶은 음식이 없단다.

내가 봐도 그렇긴 하네.

누울 수 있어 너무 좋았던 비즈니스 좌석.

음식은 접시랑 유리컵에 주니 기분이 좋아지고. 

새벽부터 일어나 정신없이 비행기 탔더니 하겸이도 나도 바로 잠이 들었다.

아들, 우리 집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