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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오랜 인연, 귀한 만남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8. 28.

남편이 1992년 헝가리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의 이야기를 하면 

꼭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남편의 헝가리 정착기에 너무나 중요한 인물.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사람.

남편이 처음 헝가리 공항에 도착을 했을 때 그분의 고모가 전화를 했고

공항으로 남편을 마중나왔고,

잠시 그분 집에 머물렀다고 했다.

또 낯선 헝가리 생활을 시작할 때 함께 했던 동생 같은 분.

 

그분이 헝가리에 와서 사업을 시작했고,

어머님이 오셔서 함께 머물고 계셨다.

지난주 헝가리 건국기념일 연휴에 우리 집에서 식사를 했다.

처음에는 남편이 식당을 예약할 까.... 했는데

그냥 집에서 바비큐로 하자고 했다.

그래야 하겸이도 편하고 시간 여유를 가지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손님이 오시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남편 보고 음식이

나가지도 않았지만 사진 좀 찍어 달라 했다.

 

이르드에 살 때,

그때도 사업을 준비하시면서 우리 집에 오시고 

같이 독일 레고랜드에도 갔었는데....

그때 사업이 말도 안되게 접게 되었던 사연도 처음 들었다.

사람을 잘 만나야 하는데....참 안타까웠다.

 

옛날 이야기하면서 참 시간이 이리 지났다고.

성준씨 어머님은 30여 년 전의 남편을 기억하시고

지금 남편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라고,

아직도 헝가리에 사업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반갑고 놀랍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30년 전 청년이 배낭 하나 매고 헝가리에 와서 

아들 집에 잠시 머물렀을 때야 30년은 헝가리에서 살 거라고

누가 생각을 했겠나.

게다가 결혼하고 두 딸이 다 대학에 다니고,

반백이 된 신랑을 보시더니 감회가 새롭다며 해 떨어지고도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울 신랑 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는지 취했다.

다음날 나한테 한 소리 들었다.

아니 손님 초대해서 주인장이 취하면 어떻게 해?

 

생각해 보면 남편이 30년 전 배낭 하나 달랑 매고 헝가리에 와서 

헝가리 말 배우고 사업자금도 없이 시작한 헝가리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겠지.......

 

참, 사람은 착하게 죄짓지 말고 살아야 한다.

이렇게 언제 어디서 어떤 사람을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내 차를 바꿨다.

사실 남편 차가 더 시급한데 

타던 내 차가 떨리는 것이 신경 쓰여 힘들다 하니

남편이 전문가랑 함께 가서 차를 살펴보고 3년 된 차로 바꿔줬다.

"이 차 2년 정도만 타고 그다음에는 새 차로 사줄게" 하네.

 

기억하고 있어야지. 새 차로 사준다 했으니.

내가 일하는 사람도 아니고 이 정도도 그저 감사하지.

하겸이 등하교시키고 시장 보는 일이 전부인데.

울 신랑 마누라 새 차 닦고 닦고 또 닦아 주고.

가죽 시트면 좋겠다고 했었다.

타던 차에 하겸이가 간식 먹다 흘린 얼룩이 너무 지저분해서...

그랬더니 정말 가죽 시트로 해줬다.

오~~~ 이거 편하다.

시선을 옆으로 돌리지 않아도 되니까.

바로 눈앞에 속도랑 네비가 보이네.

울 아들은 엄마 차 위로 하늘이 보이는 것이 제일 좋단다.

무엇보다 차 안이 환해서 좋다고. 

음.... 저러고만 다니고 절대 열지는 않을 거다.

난 바람 불어서 머리카락 헝클어지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리. 

전에 타던 차도 떨림만 없으면 더 타도 되는데 바꾸니 더 좋다.

앞으로 2년만 타면 새 차로 바꿔준다 하니. 

울 신랑 사업이 잘 돼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