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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지금처럼 그렇게 자라면 된단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8. 30.

우리 아들의 베스트 프렌드인 하람이의 생일이었다.

원래는 키즈카페에서 하려고 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계획이 바뀌었단다.

그래서 아쿠아 월드 호텔에서 숙박하면서 생일로 놀고 저녁 식사를 하는 걸로.

그래서 친구들을 다 초대하는 그런 파티가 아니고 가족이 함께

호캉스를 하면서 아빠랑 함께 하는 시간으로.

우린 토요일에만 갔다.

나중에 집에 올 때 우리도 호텔에서 자자고 하는 우리 아들의 서운한 얼굴에

진작 하루 숙박을 예약할 것을 후회가 되었지만 이미 시간은 지났고,

주일 예배가 있어 우린 아쉬운 인사를 하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왔다.

울 아들 다음 자기 생일 파티는 키즈 카페에서 하고 싶단다.

엄마는 땡큐입니다. ^ ^

몇 년 만에 오는 아쿠아 월드인지....

두 딸들 중학생 때 오고 안 왔었다.

딸들은 조금 크더니 수영장을 안 오고 싶어 했고 자연스럽게 오지 않았는데

울 아들이랑 다시 오다니 감회가 새로운 아쿠아 월드다.

그 전에도 야외는 나가지 않고 실내에서만 놀았었다.

변한 게 하나도 없다. 

두 딸들 대신 이젠 우리 아들이랑 왔네.

튜브 타고 내려오는 미끄럼은 키가 130cm가 넘어야 하는데...

하람이는 130이 살짝 넘어서 가능한데 하겸이는 살짝 모자라서...

그냥 둘이 미끄럼이랑 파도 풀에서 지치지 않고 놀았다.

우리 아들 제주도에 가서도 바닷물에 몸 담그지도 못하고 왔는데

여기서 신나게 노네.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정말 지치지 않고 노는 울 아들.

울 아들의 참 좋은 친구.

헝가리에서 함께 하는 동안 이렇게 좋은 추억 많이 만들면서 자라고,

때가 되어 하람이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많이 서운하겠지만

계속 연락하면서 서로 오가며 만나면 되겠지.

지금 현재 이런 시간이 허락됨이 얼마나 감사한지.

 

아, 달라진 게 있다.

두 딸들이랑 왔을 때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지금은 계속해서 게임 진행을 한다.

댄스타임, 공던지기 게임, 줄다리기, 비치볼 놀이....

댄스 타임에 두 아이들은 헝가리 아이들처럼

같이 춤추지 않고 그저 구경만 하네.

이때까지만 해도 하겸이가 재미있어하며 웃고 있었다.

그러다 저 안쪽으로 밀려들어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어????

 

처음에는 생각보다 재밌어하는 거 같아서 안심을 했었는데....

하필 공던지기 게임을 하는 중에 비치볼 안에 들어가서 물에 떠다니니 

사내 녀석들이 게임에 방해가 되니까

하겸이 비치볼을 주먹으로 때리고 안쪽으로 밀었다.

하겸이는 안쪽으로 가는 게 무서워서 자꾸만 바깥쪽으로 나오려고 하고

큰 사내 녀석들은 게임하느라 안쪽으로 밀고.

결국 너무 겁에 질린 하겸이는 울면서 밖을 향해 열심히 비치볼

안에서 기면서 나오고.

사진 찍다 너무 놀래서 뛰어 들어가 비치볼 잡아 끌어내니

엉엉엉~~~ 거의 공포 수준으로 운다.

하람이 아버님 도움으로 밖으로 끌어내서 비치볼 밖으로 나온 우리 아들.

"엄마, 난 영원히 못 나오는 줄 알았어. 너무 무서웠어.

자꾸 내 비치볼을 주먹으로 치고 안으로 밀고 난 안으로 가는 거

무서운데 자꾸만 안으로 밀고, 난 영원히 못 나오는 줄 알았어"

무서웠구나... 내 새끼.

밖에서 하겸이 비치볼을 두드리고 밀고하니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자기 맘처럼

갈 수 없다는 생각에 갑자기 무서워지고 

엄마한테서 멀어지니 공포스러웠나 보다. 

안고 달랜 뒤에 

"하겸아, 엄마가 보고 있었어. 엄마는 하겸이 한테 눈을 안 떼거든.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엄마가 물속에 들어가서 하겸이 데리고 나오지.

그리고 저 누나가 8분이 되면 더 놀고 싶어요, 안 나갈래요~~ 해도

비치볼 끌고 나와서 지퍼 열고 다른 아이를 또 비치볼 안에 넣어 주거든.

절대로 비치볼 안에서 못 나오는 일은 없어."

그래도 무서웠던 우리 아들은

밤에도  그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이야기를 한다.

다시는 비치볼 안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그럼, 괜찮아, 우리 다시는 비치볼 들어가지 말자~~ 

하겸이가 무섭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해도 되는 거야."

 

7시에 저녁 식사 예약을 했다고 해서

하람이 호텔 방에 가서 씻고 옷 갈아 입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두 아가들 맛있게 저녁 먹고 식당 옆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데

거기서 또 땀나게 9시까지 놀았다.

다 씻겼는데 땀이.....

다행히 키즈카페가 9시에 문을 닫아서 우린 인사드리고 집으로 왔다.

하람이도 지호도 호텔에서 자는데 우리만 집에 간다고 실망한 울 아들.

다음에는 우리도 호텔에 미리 예약하자고,

가을 방학에 하람이랑 같이 비엔나 수족관이랑 놀이동산에 갈 때

같이 호텔 예약하자고 약속을 했다.

 

하람아, 생일 축하해.

귀하고 귀한 하나님 딸.

우리 하겸이의 좋은 친구가 되어줘서 너무 고마워.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하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