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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드디어 2학년 시작이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9. 5.

9월 2일 우리 하겸이가 2학년이 되어 개학하는 날.

전날 가방에 하나하나 다 이름 써서 넣어 주고 설명해 주고,

그런데 아침에 정신 없는 에미가 그만 빈 물병을 보내고 말았다.

그것도 집에 와서 청소하다가 생각이 나서 어찌나 미안하던지.

이런 정신머리하고는...

실내 체육관에서 체육 할 때 신을 운동화는 바닥이 하얀색이어야 한다고.

실외 체육시간에 신을 운동화.

2학년인데 벌써 하이라이트랑 볼펜을 4가지 색으로 준비를 하란다.

30cm 자는 딱딱한 것으로 준비하고 가위는 끝이 둥근 것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1학년 때는 색연필만 준비하라고 했는데

2학년은 사인펜도 준비를 하란다.

공책은 어떤 거라는 말이 없어서 3가지로 준비를 했다.

알파벳용, 그냥 줄 있는 거, 그리고 줄이 없이 하얀 공책. 

그리고 폴더 3개.

1학년 때 사용하던 물병을 학교에 놓고 왔다가 잃어버려서 새로 샀다.

더 큰 걸로.

그런데 이 물병에 이름 써서 가방에 넣어 두고

아침에 물을 안 넣고 그냥 빈 물병을 보냈다.

하루 종일 목말랐었다고 울 아들 오후에

엄마 얼굴 보자마자 말을 하네. 

첫날이라서 주차할 공간이 없어서 학교 밖에 주차하고 오니 사람이.... 많다...

개학 전 날 밤에 메일로 담임 선생님 이름만 왔었다.

산드라.... 궁금해서 학교 앨범을 찾아보니 1학년 츄니반 담임 선생님이시다.

츄니 엄마 말로는 좋은 선생님이라고 하셨는데. 

24명이구나....

울 아들이랑 친한 친구가... 마크 하나네.

나머지는 다 츄니 반이고 울 아들은 마크하고만 같은 반이구나.

새로 친구를 사귀어야겠네.

벤체, 빅터, 츄니, 까로이, .... 다 츄니 반이라서.

울 아들 많이 서운한 얼굴이다.

세상에....

양쪽에서 동시에 두 반의 학생 이름을 부르는 것을 모르고

츄니반 이름 부르는 곳에 서 있다가 

울 아들의 산드라 반 이름 부르는 것을 놓치고 말았다.

우리 아들이 알파벳으로 제일 처음이었는데.

2학년 산드라 반 종이 앞에 서 있었어야 했는데,

1학년 때처럼 한 반 한 반 다 이름 부르는 줄 알고 츄니반

다음에 부르려나 하고 한 참 서 있었더니 

도서관 할아버지 선생님이 오셔서 벌써 하겸이 반인 산드라 반은

다 들어갔다면서 하겸이를 데리고 들어 가시네.

첫날인데....

선생님 얼굴도 못 보고....

긴장한 우리 아들 라이브러리 할아버지 선생님 손잡고 늦게 들어갔다.

이런...에미가....정신머리가 이래서 어쩌나.

어제 하은이가 같이 학교에 갈까? 하고 물었을 때 그러자고,

집에 와서 자라고 할 것을.

 

사실 전 날 임플란트 수술을 하고 밤새 진통제 먹고 버티다가

아침에 얼굴이 퉁퉁 붓고 아리고 정신 하나도 없어서

계속 실수 연발이다.

우리 아들 2학년 첫날 엄마 때문에 혼자 늦게 교실로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어찌나 미안하고 미안하던지.

 

오후에,

엄마 얼굴 보고 밝게 웃는 아들.

산드라 선생님은 어때? 재밌어?

좋아, 재밌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고 그래.

친구들은?

마크랑 놀았고, 내 짝 필통이 나랑 똑같더라. 신기하지?

재밌었다니 다행이다. 내 새끼.

둘 째날,

일찍 가자고 했는데 8시 거의 다 되어서 도착을 했다.

씩씩하게 들어가는 내 새끼 뒷모습이 어찌나 안쓰러운지.

하루 종일 재밌게 놀고 기죽지 말고 긴장하지 말고.....

스낵도 무조건 아들이 좋아하는 초코 도넛이랑 빼빼로

(아예 박스로 샀다. 당분간 계속 넣어 주려고)를 넣어 줬다. 

물병에 물도 가득 채워서.

오후에 엄마 만난 우리 아들 하는 말,

"엄마, 친구들이 내 간식을 제일 좋아하더라?"

"그래? 매일매일 엄마가 빼빼로랑 고래밥이랑 넣어 줄게"

 

큰 누나가 울 아들이 좋아할 과자랑 한국 아이스크림을 많이 샀다.

한국에서 제일 맛있다며 먹은 메로나, 스크류바, 수박바.....

한 번씩 이렇게 아이스 박스 가지고 가서 많이 사다가

냉동고에 넣어두고 줘야겠다.

중국분이 하는 가게인데 한국식 핫도그랑 떡볶이, 불고기 덮밥을 하는 가게.

주방이 보이는데 한국 간장, 물엿....신기하다. 

떡볶이는 맛이 그냥저냥....

핫도그는 그래도 제법 한국 핫도그 맛인데 안에 있는

소시지가 한국 소세지가 아니라서 

소시지 맛이 좀 .... 헝가리 소세지 맛이다.

그래도 아빠 드실 핫도그도 포장하고.

큰 누나 친구 줄 핫도그도 포장하고.

토요일 아침,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하고 며칠 전부터 먹고 싶다는 만두를 만들었다.

만들면서 바로 쪄서 울 아들 만두 먹이고,

앞으로 먹고 싶다 할 때마다 바로바로 쪄 줄 수 있게 냉동하고.

 

정신없이 만두 만들어 냉동하고 

영화관으로 고~~고~~~

큰 누나가 우리 하겸이 응원하고 격려해 준다고 예약한 영화 "LUCA"

울 아들의 제일 친한 친구 하람이랑 같이 가서 본 영화.

내용도 좋고 재밌다며 영화 보는 동안 까르르르 까르르르 웃고.

헝가리어로 봤는데 영어나 프랑스어로 나오면 다운 받아서 보여줘야겠다.

일주일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다음 주부터 정말 2학년 수업 시작이네, 우리 아들.

솔페이지랑 첼로도 시작하고.

아직 시간이 안 정해져서 수영이랑 오후 방과 후 활동을 정할 수가 없다.

빨리 등록을 해야 하는데.....

아들,

2학년 열심히 재밌게 잘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