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헝가리 의대에 합격을 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학업을 해야 하니 필수가 학생 거주증을 받아야 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서류 접수하라 했더니만,
카톡이 왔다.
아직 생일이 안 지나서 미성년자라서 법적 보호자가 동행해야 한단다.
그래서 가기로 했는데....
가기로 한 금요일 아침 7시 40분에 전화가 왔다. 조카한테서.
"고모, 오늘 안 되겠어요. 사람이 역대급으로 많아요.
건물 밖을 돌아서 끝이 없어요."
놀란 조카의 말에 이민국 가는 걸 취소하고,
이번 주 화요일 새벽 예배 끝나자마자 집에서 출발을 했다.
아니다.
이민국에 갈 준비를 하고 새벽예배드리다가 기도할 때 출발을 했다.
운전하며 기도하면서 갔다.
6시 30분에 이민국에 도착을 했는데....
헐~~~~
내 앞으로 대충 50명은 서 있다.
버스 정류장까지 줄이.....
새벽 6시 30분인데, 도대체 몇 시에 와서 줄을 선 것인지.
게다가 아침 온도는 8도로 춥다.
겨울 파카 입고 오기를 잘 했지.
저 건물 안으로만 들어가면 손은 안 시려울 텐데....
아침 8시가 되어야 업무 시작이다.
그래도 8시 전에 문을 열고 들여보내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되는데.
이분, 너무 재밌다.
출근하던 직원이 버스 정류장 쪽으로 서 있던 줄을
출근하는 분들에게 불편을 준다고
반대편으로 옮겨서 줄을 서라고 해서 옮겨서 서 있었는데...
이 분이 절대 안 된단다.
주차장 쪽 문이 열려야 하니 다시 버스 정류장 쪽으로 줄을 옮기라고 화를 내신다.
그러더니 큰 쓰레기통 2개를 밀고 나와서는 사람들을 헤지고 저렇게 놓고는
또 화를 내신다.
빨리 줄을 옮기라고.
그래서 우린 다시 반대편으로 옮겨서 줄을 섰다.
나 포함 몇 사람이 헝가리 말로 직원이 안된다고 했다고 말을 해도 막무가내다.
그렇게 줄을 섰더니만 이번에는
아까 출근하던 여 직원이 다시 나와서는 왜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섰느냐며
또 화를 내고 다시 주차장 쪽으로 줄을 옮기란다.
이미 줄은 끝이 없는데....
외국인 학생 도와주러 오신 헝가리 분이 설명을 했지만 어이없어하면서
왜 자기 말을 안 듣고 청소하시는 분 말을 듣느냐며 화를 내신다.
졸지에 줄 서있던 우리만 우왕좌왕.
다시 직원 말대로 쓰레기통 쪽으로 줄을 서고.
6시 30분에 온 나는 그래도 50여 명 뒤지만 내 뒤로는 건물을 돌아 끝이 안 보인다.
내 앞의 중동에서 온 학생은 키가 아주 컸는데 끝이 안 보이는 줄을 보고 놀란 표정이다.
무슨 공부를 하느냐고 물으니 "물리치료" 공부를 하러 왔단다.
이곳은 노동비자가 아니라 학생비자를 받는 곳이라서 줄 서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다 학생들이다.
드디어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7시 40분에.
건물 안으로 들어오니 그제야 안심이 되고
이젠 몇 번째인지가 궁금해지고.
번호를 받으면서 물어보니 한 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하신다.
1시간? 그 정도면 엄청 양호하다.
난 2시간 이상을 생각했었으니까.
번호표 뽑고 조카에게 전화를 했다.
이제 준비해서 이민국으로 택시 타고 오라고.
그리고 정말 9시 20분쯤 우리 순서가 되었고,
조카가 미리 웹사이트에 서류를 올렸기에 쉽게 끝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모든게 느리고 느린 곳이다.
천천히 느리게 침묵속에서 ....
정말 이민국에 오면 긴장이 되고 손을 모아쥐고 겸손하게 만든다.
수수료도 웹사이트를 통해서 내라고 한다.
돈 내려고 카드 손에 꼭 쥐고 기다렸는데.
10시에 이민국 건물 밖으로 나왔다.
진짜 양호하다. 이 정도면.
새벽 6시 30분에 줄 서기를 정말 잘 했다.
나 스스로 칭찬해~~ 하면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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