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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겸이의 성장일기

하겸아, 예배 시간은 하나님께 복종하는 시간이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2. 10. 18.

지난주 토요일 오후,

교육관에서 새 가정 환영식이 있었다.

내가 한인교회를 20여 년을 다녔지만 6년을 떠나 있었고,

2022년 5월에 다시 한인교회로 돌아갔을 때는 

목사님도 바뀌고, 교인들도 많이 바뀌고.

다시 교육도 받고, 새가정 환영식도 하고.

그런데 우리 아들,

하준이랑 윤우랑 동오, 정빈이는 밖에서 노는데 왜 자기는 

안에 엄마랑 있어야 하느냐면서 심통이 났다.

계속 징징징 울고, 짜증내고, 화내고, 다 안 한다고...

정말 찌질함의 극치를 2시간 30분 동안 다 보여 준 우리 아들.

 

그런데 난 이 모습이 가슴 아렸다.

 

2주 전, 주일학교에서,

아직 두 돌이 채 안된 은O는 엄마 껌딱지다.

엄마에게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은O.

오빠 민O도 그렇다.

두 녀석이 엄마한테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어렸을 적 우리 두 딸들을 보는 듯 싶어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져요. 말 한 적이 있다. 어쩜 그리 두 딸들 어릴 때랑 똑같은지.

엄마는 너무 힘들고, 오빠가 화장실을 가야 해서 아주 잠시

은O를 다은 선생님이 안았는데 그 사이에 또 어찌나 우는지.

엄마가 5분여 만에 돌아오니 눈은 웃고 엄마가 반가워서 두 팔을 벌리고

다리는 동동동. 그런데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뚝뚝뚝 떨어지고.

우리 모두 그 모습에 웃었다. 사랑스런 은O

그런데 그 모습을 보다가...

 

우리 아들은 저 시간이 없었구나...

우리 아들은 엄마에게 매달려서 어리광 부리고 떼 부리고

절대 안 떨어지겠다고  은O처럼 껌딱지처럼 붙어 있어야 하는

그런 시간이 없었다.

태어나서부터 낯선 손길들이 계속 바뀌면서 우리 아들을 돌봐 주었고,

그 낯선 손길들 속에서 긴장하고 눈치 보며 자랐을 우리 아들.

 

지금 그 시간을 채우고 있다.

 

시작은 정말 친구들하고 밖에서 놀고 싶었었다.

그런데 엄마가 안된다고 하자 몇 번을 더 조르고.

그래도 안 되다고 하자 그때부터는 놀고 싶은 마음은 사라졌고

무조건 엄마가 안 된다고 한 그것에 맘이 상해서는 꼭 엄마한테

"그래"라는 말을 듣기 위해 떼를 쓰기 시작했다.

 

"엄마 안 사랑해"

"엄마는 하겸이 사랑해"

"이제 엄마 아들 안 할거야"

"알았어, 아빠 아들해. 그래도 엄마 아들이야"

"아니야, 엄마 아들 안하고 아빠 아들만 할 거야"

"그래도 사랑해. 우리 아들"

"엄마가 나가서 놀라고 안해서 서운했어?"

"응"

"엄마가 안된다고 하면 엄마가 하겸이를 사랑 안하는 거 같아?"

"응. 엄마가 사랑 안 하니까 그러지"

"엄마가 하겸이를 사랑해서 안되는 거는 절대 안 되는 거야"

 

그렇게 2시간 30분을 지내고 집으로 왔다.

나도 지치고 우리 아들도 지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우리 아들 엄마한테 온 힘을 다해  떼쓰고 울고 했으니

얼마나 피곤했겠나...

저러고 잤다. 집에 가는 길에.

집에 와서 하는 말,

"엄마, 미안해. 엄마 미안해요. 잘 못 했어요."

한다.

그리고 내가 귤을 까려고 하자 

"엄마 귤 냄새 못 맡잖아. 귤 못 까잖아."

하더니 귤을 까서 나에게 준다.

이쁜 내 새끼.

 

하겸아,

예배시간은 하나님께 복종하는 시간이야.

놀고 싶은 거, 장난치고 싶은 거, 까불고 싶은 거 

다 참고 복종하는 시간이야.

엄마가 하겸이 하고 싶은 거 다 해주지?

"응"

근데 엄마가 안 돼. 하는 건 정말 안 되는 거야.

그건 안 되는 거야.

알았지?

"네"

예배는 하나님께 복종하는 시간이라는 걸 잊으면 안돼.

엄마가 다른 건 몰라도 예배시간에 대해서는 절대로 하겸이가

놀고 싶고 장난하고 하게 허락할 수가 없어.

 

우리 아들 이해했을 까?

하나님 앞에서 복종과 순종 훈련이 안되면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할 수가 없다.

우린 무조건적으로 순종을 할 때만 놀라운 은혜의 경험을 하고

하나님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아들은 그렇게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놀라운 멋진 경험을 하는

삶을 살아야 하니까.

 

* 그 날 저녁에,

울 아들 오늘 찌질했습니다. 특히 게임에서 졌다고 울 때는.

했더니 웃는다.

자기도 안다는 뜻이다.

그러더니 하는 말,

"그 던지는거, 그거 재미없었어"

한다.

"윷놀이?"

"응, 그거 재미없었어"

"윷놀이 재밌는데. 엄마가 알려 줄께"

그리고 윷놀이 유튜브 찾아서 게임하는 거 보여주고,

규칙 알려주고. 

재밌단다.

큰 누나 오면 하고 싶단다.

게임에서 졌다고 우는 건 정말 넘 찌질했어.

"져서 속상해" 라고 말한 건 솔직해서 좋았어.

그래도 우는 건 아니었어.

하니까 웃는 울 아들.

그것도 져서 운게 아니다.

엄마가 자기말 안 들어 주는 서운함에, 꼭 자기말을 들어 주게

하고 싶은 안달함에 눈물이 난 것이다.

앞으로 몇 번 이런 일이 있겠지.

그래도 멋진 내 새끼는 이렇게 "엄마, 미안해" 하면서

하나 하나 배우면서 잘 자랄 것이다.

엄마, 아빠, 누나들이 기도하고 사랑 가득 부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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