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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돈키호테 발레 공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3. 4. 18.

돈키호테 발레 공연을 아들이랑 같이 갔다.

아빠는 출장 중이라서 함께 못했지만.

울 아들 공연 중에 졸거나 아니면 자거나...

너무 지루하다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우려였다.

7시부터 9시 45분까지의 공연을 우리 아들은 정말 집중해서

너무너무 잘 봤다는 거.

재밌었고 좋았다고.

또 보고 싶다는 아들.

그 말에 신이난 엄마는 벌써 다음에는 어떤 공연을 볼까 신난다.

공연이 7시라서 5시 30분에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우리 아들 치킨 라면은 20여분 기다리니 나왔는데

내가 주문한 돈가스덮밥이 50분이 지나도 안 나온다

우리 이제 오페라 하우스로 출발해야 하는데....

아마도 잊었나 보다.

그래서 아가씨 불러서 우리 가야 하니 그냥 빨리 포장해 달라고 해서

들고 왔다. 

너무 미안해하면서 주는데... 어쩌겠나. 

저녁 시간이라 좀 바빴는지 잊은 것을.... 그러려니 해야지.

그러다 보니 예상보다 좀 늦게 출발을 했고,

아니나 다를까 주차하기 쉽지 않아 하겸이랑 외삼촌을 미리

오페라 하우스 앞에 내려주면서 안에서 기다리라 하고 

나 혼자 오페라 하우스 뒤쪽 호텔 주차장에 주차하고 뛰었다.

오랜만에 하이힐 신고 뛰려니 아고.... 힘들어라.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서니...

아~~ 맞다. 이랬었지...

너무 오랜만에 왔다.

오페라 하우스에. 

저 발코니를 예약하고 싶었는데...

4월 스프링 페스티벌 공연이라서 10월 말인데 이미 예약이 다 되었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위층 우리 자리가 좋단다.

자기는 아래보다 다 보이는 여기가 더 좋다는 아들.

땡큐~~~~ 아들. 

아들이 갑자기 묻는다.

"엄마, 저 큰 등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아들. 우리 그런 상상은 하지 말자. 너무 무섭다.

근데 안 떨어지게 튼튼하게 했겠지. "

난 너무 예쁘다. 어쩜 저리 아름다울 까.... 하고 있는데

우리 아들은 저렇게 큰 게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니 

아들은 확실히 다르다.

공연 시작 전에 외삼촌이 사진 찍어 주셨다.

멋진 1부 공연이 끝나고.

우리 아들이 이렇게 집중해서 볼 줄이야....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고 쉬는 시간.

오케스트라도 보면서 울 아들 신기해하고.

발레리노가 너무너무 잘했다.

일본 발레리노인데 어쩜 저리 잘하는지.

불안하지 않고 안정감 있게 잘해서 보는 내내 감탄 감탄.

여자 발레리나 중에 한국 분이 있었는데 어찌나 멋지게 잘하는지.

끝나고 너무 멋진 공연이었다고 인사드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겸이는 가지고 간 망원경으로 한 번씩 보면서 처음 간 발레 공연을

끝까지 재밌게 즐겼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드레스랑 턱시도, 양복 갖춰 입고 오시는 

헝가리 분들.

양복을 입어야 한다고 하니 우리 아들 왜 꼭 입어야 하느냐고 묻고.

예의니까 입어야 해.

불편하다 해서 와이셔츠 단추하나는 풀어주고.

시선 가는 곳마다 멋진 드레스 입고 오신 분들이 보이고

특히나 체격이 좀 있으신 분들이 당당하게 오프숄더 드레스 입고

계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우리나라처럼 날씬한 아가씨들이나 입어야 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서.

오페라 늦을 까 뛰어 올 때 저곳에 하얀 멋진 백마가 있었는데

그 백마를 타고 돈키호테가 무대 위에 등장을 했었다.

당나귀와 함께.

우리 아들은 발레공연에 진짜 멋진 백마와 귀여운 당나귀가

나오자 그것도 신기하고.

공연 보기 전날 엄마랑 유튜브로 돈키호테 발레를 봤었는데 

그 부분이 돈키호테의 꿈 부분이었다.

"엄마, 옷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 춤이 약간 달라"

한다.

에미보다 똑똑한 울 아들. 

"엄마 다음에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 보자"

엄마의 미션이 생겼다.

정말 열리자마자 매진이 되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 표를 구해야 하는.

인형극과 연극으로는 몇 번 봤지만 이제 오페라 하우스에서 하는

발레로 보고 싶다 하니 큰 누나보고 무조건 예약해야 한다고 말을 해야겠다.